-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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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된지 5개월이 되어 간다.
누가 그런다.
"이번에는 오래 다니네? "
그렇다. '오래(?)다닌 편'이지.
그런데 더 오래다닐 수 있을 것 같다.
잠깐 변명을 하자면 자발적으로 회사를 옮긴 경우도 많지만 社측의 매너 없는 행동으로 인해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도 많다. 물론 그 경우도 나의 책임이 전무하지는 않겠지만 조직의 일방적인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해본 사람들은 대략 무슨 얘기인지 이해하리라 믿는다. 무례한 조직 앞에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나마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노동법이라는 것도 때로는 없는 것보다 나은 정도일 뿐이다.
여하튼 비교적 오래 근무하긴 했나보다.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일터에 대한 글을 하나 쓰기도 하니 말이다.
이곳에서 나는 '신과장'으로 불린다.
PM(프로젝트 매니저)께서 프로젝트 시작시에 나이든 사람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연령벌로 '과장', '대리' 등으로 부르도록 정책을 세웠고 구성원들이 그것을잘 따라주는 바람에 내게 붙여진 직함이다. 당연히 업무 능력과는 별개의 호칭이다. 실제로 나보다 직급이 낮은 '김대리'나 '최대리'가 나보다 경력도 많고 실력도 좋다.
늦은 나이에 전산 분야에 뛰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이 분야에서 전문가 대접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매번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될 때마다 똑같은 긴장을 느끼곤 한다.
나이에 비해 적은 경력 기간, 그리고 그에 대한 사연.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일을 해야할 때마다 그런 것들을 일일이 설명해야하는 상황이 은근히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적당히 둘러대지도 못하고 어쩌다가 자신들의 경력 얘기를 할 때에는 그냥 과묵한 사람, 조용한 사람으로 지내는 것이 마음 편하다.
때로 '그들' 속에서 나는 '이방인'이 되곤 한다. 나 스스로 '전문가'라는 이름이 내게 과분한 명품옷처럼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다. '그들'간의 대화 중 나오는 전문용어의 뜻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곤 한다. 다행스럽다면 그런 나의 모습을 그냥 무덤덤히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 굳이 아는 척 하려 애쓰지 않고 모른다고 티내지도 않고 나는 아직 멀었다고 책망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매일 적지 않은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을 하며 보내다보니 나같이 그닥 사교적이지 못한 사람도 그들과 함께 웃고 떠들기 시작이다. 그러면서 누구나 알고 있는 시살을 새삼 깨닫느다.
일터에서도 일이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 일터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고 그렇기에 사람 냄새가 나야 작지만 사는 재미를 느끼며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IP *.142.163.4
누가 그런다.
"이번에는 오래 다니네? "
그렇다. '오래(?)다닌 편'이지.
그런데 더 오래다닐 수 있을 것 같다.
잠깐 변명을 하자면 자발적으로 회사를 옮긴 경우도 많지만 社측의 매너 없는 행동으로 인해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도 많다. 물론 그 경우도 나의 책임이 전무하지는 않겠지만 조직의 일방적인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해본 사람들은 대략 무슨 얘기인지 이해하리라 믿는다. 무례한 조직 앞에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나마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노동법이라는 것도 때로는 없는 것보다 나은 정도일 뿐이다.
여하튼 비교적 오래 근무하긴 했나보다.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일터에 대한 글을 하나 쓰기도 하니 말이다.
이곳에서 나는 '신과장'으로 불린다.
PM(프로젝트 매니저)께서 프로젝트 시작시에 나이든 사람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연령벌로 '과장', '대리' 등으로 부르도록 정책을 세웠고 구성원들이 그것을잘 따라주는 바람에 내게 붙여진 직함이다. 당연히 업무 능력과는 별개의 호칭이다. 실제로 나보다 직급이 낮은 '김대리'나 '최대리'가 나보다 경력도 많고 실력도 좋다.
늦은 나이에 전산 분야에 뛰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이 분야에서 전문가 대접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매번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될 때마다 똑같은 긴장을 느끼곤 한다.
나이에 비해 적은 경력 기간, 그리고 그에 대한 사연.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일을 해야할 때마다 그런 것들을 일일이 설명해야하는 상황이 은근히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적당히 둘러대지도 못하고 어쩌다가 자신들의 경력 얘기를 할 때에는 그냥 과묵한 사람, 조용한 사람으로 지내는 것이 마음 편하다.
때로 '그들' 속에서 나는 '이방인'이 되곤 한다. 나 스스로 '전문가'라는 이름이 내게 과분한 명품옷처럼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다. '그들'간의 대화 중 나오는 전문용어의 뜻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곤 한다. 다행스럽다면 그런 나의 모습을 그냥 무덤덤히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 굳이 아는 척 하려 애쓰지 않고 모른다고 티내지도 않고 나는 아직 멀었다고 책망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매일 적지 않은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을 하며 보내다보니 나같이 그닥 사교적이지 못한 사람도 그들과 함께 웃고 떠들기 시작이다. 그러면서 누구나 알고 있는 시살을 새삼 깨닫느다.
일터에서도 일이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 일터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고 그렇기에 사람 냄새가 나야 작지만 사는 재미를 느끼며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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