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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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인용했던 '글쓰기 전략'의 저자 김동렬님의 글을 읽다가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있어 올려 봅니다. (생텍쥐뻬리의 어린 왕자 중에서 빛나는 한 대목을 인용했다고 합니다. 부분 발췌-일부 원문과 다름)
우리는 여우의 입장이 되기도 하고 어린왕자의 입장에 서기도 하기에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 한번쯤 마음속에 새겨둘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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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가 나타난 것은 바로 그때였다.
“안녕.”
“너는 누구지?”
어린 왕자가 말했다.
“난 여우야.”
여우가 말했다.
“이리 와서 나와 함께 놀아.”
어린 왕자가 제의했다.
“난 너와 함께 놀 수 없어. 나는 길들여져 있지 않으니까.”
여우가 말했다.
“아, 미안해. 그런데 ‘길들인다’는 게 뭐지?”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건 ‘관계를 만든다’는 뜻이야.”
여우가 말했다.
“넌 아직 나에겐 수많은 다른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소년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난 너를 필요로 하지 않아. 마찬가지로 나 역시 너에겐 수많은 다른 여우와 똑같은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그래서 관계맺기에 성공한다면, 나는 너에겐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내 생활은 환히 밝아질 거야. 다른 모든 발걸음 소리와 구별되는 너만의 발걸음 소리를 알아채게 되겠지. 저기 밀밭이 보이지? 밀밭은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어. 그런데 너는 금빛 머리칼을 가졌어. 만약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밀밭은 나에게 너를 생각나게 할 거야. 저 밀밭은 너의 머리칼과 같은 금빛 밀밭이니까. 나는 밀밭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소리를 사랑하게 될 거야.”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어린 왕자가 물었다.
“참을성이 있어야 해.”
여우가 대답했다.
“우선 내게서 좀 떨어져서 풀숲에 앉아 있어. 난 너를 곁눈질해 볼 거야. 넌 아무 말도 하지 말아. 말은 오해의 근원이니까. 날마다 넌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앉을 수 있게 될 거야.”
다음날 다시 어린 왕자는 그리로 갔다.
“언제나 같은 시각에 오는 게 더 좋을 거야.”
여우가 말했다.
“이를테면,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갈수록 난 점점 더 행복해지겠지. 네 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알게 되겠지! 아무 때나 오면 몇 시에 마음을 곱게 단장을 해야 하는지 모르잖아. 의식(儀式)이 필요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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