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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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는 숲에 푹 빠져 살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서울에서 숲 스승을 만나 공부하는 일과 사람 만나는 일, 몇 가지 계획을 구체화하는 일을 빼면 대부분 행복숲의 식생을 살피는 일에 에너지를 모으고 있지요.
해발 350미터에서 450미터 정도를 연하는 행복숲에서 땅거미 내리는 때를 보내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강렬한 햇빛을 피해 숲을 서성일 때 살짝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스쳐가는 숲의 향기가 얼마나 이 놈 마음을 사로잡는지 모릅니다. 진작 이 즐거움을 알았더라면 암자를 떠도는 중이 되지 않았을까...후후.
지난 주 어둡기 전 숲을 내려오다가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사진 몇 장을 찍었는데 위의 사진은 그때 담아온 사진입니다. 민들레의 씨앗이지요. 앞의 씨앗은 이제 건조를 마치고 길떠나기 위해 바람을 기다리는 모습이고 뒤로 아웃 포커싱된 씨앗은 이미 많은 홑씨들이 길을 떠난 모습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민들레는 국화과에 속하고 봄철 들판이나 길 가에서 흔하게 만나게 되는 풀입니다. 어린 잎은 나물로 먹기도 하고 꽃대와 뿌리는 해열과 이뇨, 강장, 기관지나 인후염 등을 다스리기 위해 약용할 수 있는 들풀이라 하지요.
민들레는 그 무성한 번식능력으로도 유명합니다. 공처럼 둥근 모양은 수십 수백의 홑씨들이 모여 형성된 것이니 꽃대 하나에 아주 많은 종자를 담고 있는 모습입니다. 번식의 가능성을 애초 결실 때부터 높이기 위한 것이지요. 뿌리의 번식력도 대단합니다. 뿌리를 믹서로 갈아 묻어놓아도 무수히 살아나더라 하니 대단하지요. 저 홑씨는 바람을 타고 40Km를 넘게 날아가기도 한다는 군요.
민들레를 바라보다가 문득 구본형 선생님이 꼭 민들레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 기름진 조직(숲)으로부터 벗어나 박토의 길가에 뿌리를 내리고 꽃대 하나 힘차게 밀어올려 노오란 꽃 평화롭고 예쁘고 소박하게 피워낸 모습. 가냘픈듯 보이지만 쉬이 꺾이지 않을 줄기 하나, 그 위에 수백의 씨앗을 만들고 씨앗 스스로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퍼져 새 민들레 영토를 만들기를 염원하는 결실의 모습 까지...
구본형 선생님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새 봄이 왔을 때 저 씨앗들이 저마다의 꽃으로 아름답게 피어나는 것이 엄마 민들레의 꿈이듯 당신을 스승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삶을 꽃 피우고 또하나의 새로운 엄마 민들레가 되는 것, 그리하여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지는 것이 선생님의 꿈이시겠지요.
민들레를 닮은 분을 스승으로 모신 인연이 참 소중하고 행복합니다.
숲이 어두워지고 더러 적막하여 외로운 시간이 오면 '그대들이 나의 꿈'이라 말씀하시는 민들레를 닮은 선생님이 사무치게 보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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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주역의 괘상에 "풍산점(風山漸)이라는 괘가 있습니다.
민들래 씨앗이 하늘을 날아 올라 어디에 자리 할 것인가를 찾으면서 바람을 타고 나르는 형상을 노래 한 구절입니다.
백오(白烏)는 이미 행복숲에 자리 하였습니다. 민들래 씨앗이 바람에 실려서 하늘에 있을 때는 그의 자리는 하늘이 정해 주지만 자리를 잡으면 스스로 끈질긴 생명력으로 지역을 개척합니다.
"鴻漸于陸 其羽 可用爲儀 吉"
< 큰 기러기가 뭍으로 날아 올라 그의 날개를 펴니 그모습이 가히 웅장하다. 날아라 날아라 크게 성공 할 것이다.>
하얀 까마귀여!
그댄 정영 현실 도피가 아닌 자기사상의 실현자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나누어주고 전달할 것입니다.
민들래 씨앗이 하늘을 날아 올라 어디에 자리 할 것인가를 찾으면서 바람을 타고 나르는 형상을 노래 한 구절입니다.
백오(白烏)는 이미 행복숲에 자리 하였습니다. 민들래 씨앗이 바람에 실려서 하늘에 있을 때는 그의 자리는 하늘이 정해 주지만 자리를 잡으면 스스로 끈질긴 생명력으로 지역을 개척합니다.
"鴻漸于陸 其羽 可用爲儀 吉"
< 큰 기러기가 뭍으로 날아 올라 그의 날개를 펴니 그모습이 가히 웅장하다. 날아라 날아라 크게 성공 할 것이다.>
하얀 까마귀여!
그댄 정영 현실 도피가 아닌 자기사상의 실현자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나누어주고 전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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