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d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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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초록,초록
봄이 불러낸 온갖 빛깔들이 여름으로 향해 자라나는 요즘,
세상은 연두,연두,연두,
초록,초록,초록입니다
윤섭이랑 이렇게 달콤한 주말을 보내고 이제 또 한주를 시작해야지요
오늘, 신랑은 나를 위해 점심을 만들고,
청소를 하고 내가 돌려놓은 세탁기안에서
빨래를 털어내어 널어주고, 간단한 장를 보고, 내가 이 글을 쓸 수 있게
우는 아기 달래서 기저귀 갈아주네요.
서로 바깥공기 쐬러 간송미술관에 갔다가
그 앞 성북초등학교 운동장 한바퀴 휘 돌아온
오후 급히 만든 카레를 먹고 윤섭이 목욕을 시키고....
정선의 그림들위로 책을 읽다가 한적하게 쉬며 담뱃대물고
모란화분을 바라보는 꼬장해 보이는 선비그림위로
이년전 한 그림이 지나갑니다
問詩東行 시를 찾으러 동쪽으로 가다...라는
제목의 그림이었는데 어떤 선비가 말을 타고
소동이 말궁둥이 뒤에서
쫓아가는 작은 그림이었어요.
이층 전시실에 떼죽나무 향기로 채워진 그 오월의 나와
아줌마가 되어 아가를 안고 전시실을 도는 나와의 간격에
혼자 뻘쭘합니다.
윗글을 쓰고서..
우는 아가 젖물리고 재우느라 한시간이 훅~
이제 월요일이네요.
잠드는 아가를 품에 안고서
윤섭아, 부탁해 다음 한주도
우리 윤섭이는 엄마가 셋
출근후 아침부터 한시쯤까지 돌봐주러 오시는 마리아언니
한시경부터 퇴근할때까지 놀아주시는 딸셋집 보경언니
퇴근할 때부터 밤과 새벽시간에 함께 해주는 나
그래, 우리 윤섭이라고 불러야 한다
엄마만이 아가를 키우지 못할바에는
우리 아가로 크거라
엄마도 배우고 있어.
엄마혼자서 아가를 키울 수 없고
어린이가 되서도
소년이 될 때도
청년기를 맞을 때도
너는 나 이외의 많은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자라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배운다
나도 너처럼
혼신을 다해서
젖을 찾고, 빠는 너를 느끼면서
나도 하루를 대하는 태도
꿈을 찾아가는 태도가
너를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토요일 경복궁에서 첫 출사를 나간 아빠 사진보면서
저 낯선 여자
온통 아줌마라고 말해주는 그 모든 것이
낯설지만, 그옆에 네가 있어서
저게 나구나 싶다
힘을 내자
토요일날 본 무지개처럼
반가운 그 모든 얼굴들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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