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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1일 02시 06분 등록


초록,초록,초록


봄이 불러낸 온갖 빛깔들이 여름으로 향해 자라나는 요즘,

세상은 연두,연두,연두,

초록,초록,초록입니다



윤섭이랑 이렇게 달콤한 주말을 보내고 이제 또 한주를 시작해야지요



오늘, 신랑은 나를 위해 점심을 만들고,

청소를 하고 내가 돌려놓은 세탁기안에서

빨래를 털어내어 널어주고, 간단한 장를 보고, 내가 이 글을 쓸 수 있게

우는 아기 달래서 기저귀 갈아주네요.

서로 바깥공기 쐬러 간송미술관에 갔다가

그 앞 성북초등학교 운동장 한바퀴 휘 돌아온

오후 급히 만든 카레를 먹고 윤섭이 목욕을 시키고....


정선의 그림들위로 책을 읽다가 한적하게 쉬며 담뱃대물고
모란화분을 바라보는 꼬장해 보이는 선비그림위로

이년전 한 그림이 지나갑니다

問詩東行 시를 찾으러 동쪽으로 가다...라는

제목의 그림이었는데 어떤 선비가 말을 타고
소동이 말궁둥이 뒤에서
쫓아가는 작은 그림이었어요.

이층 전시실에 떼죽나무 향기로 채워진 그 오월의 나와
아줌마가 되어 아가를 안고 전시실을 도는 나와의 간격에
혼자 뻘쭘합니다.

윗글을 쓰고서..

우는 아가 젖물리고 재우느라 한시간이 훅~

이제 월요일이네요.



잠드는 아가를 품에 안고서

윤섭아, 부탁해 다음 한주도

우리 윤섭이는 엄마가 셋

출근후 아침부터 한시쯤까지 돌봐주러 오시는 마리아언니

한시경부터 퇴근할때까지 놀아주시는 딸셋집 보경언니

퇴근할 때부터 밤과 새벽시간에 함께 해주는 나

그래, 우리 윤섭이라고 불러야 한다

엄마만이 아가를 키우지 못할바에는

우리 아가로 크거라



엄마도 배우고 있어.

엄마혼자서 아가를 키울 수 없고

어린이가 되서도

소년이 될 때도

청년기를 맞을 때도



너는 나 이외의 많은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자라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배운다



나도 너처럼

혼신을 다해서

젖을 찾고, 빠는 너를 느끼면서

나도 하루를 대하는 태도

꿈을 찾아가는 태도가

너를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토요일 경복궁에서 첫 출사를 나간 아빠 사진보면서

저 낯선 여자

온통 아줌마라고 말해주는 그 모든 것이

낯설지만, 그옆에 네가 있어서

저게 나구나 싶다



힘을 내자

토요일날 본 무지개처럼

반가운 그 모든 얼굴들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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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주
2007.05.21 08:19:08 *.238.57.8
좋고 좋고 좋으네요.
이즈음이면 왠지 길상사 그 동네에 마음이 머물러요.
어제 제가 발동을 걸었으면 만날 수 있었을텐데......

윤섭이 한 번 안아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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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7.05.21 11:34:51 *.218.203.226
누나, 예전에 저희 어머니께서 쓰신 형의 육아일기를 계속 가지고 있었더랬어요. 일기를 펼쳐들때마다 엄마의 진한 살냄새가 나는 듯 했는데.. 누나 글이 또 생각나게 하네요.
윤섭아 꿈섭아 넌 참 좋겠다.
여유를 아는 아빠와, 시를 아는 엄마를 만났으니.
무럭무럭 커서 꿈을 이루는 사람이 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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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07.05.21 11:51:51 *.128.30.57
참 예뻐요 그 가족.
만나서 기뻤어요.

그리고 그날 본 무지개 정말 예뻤죠!!
윤섭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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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5.23 06:41:49 *.72.153.12
잘 지내시죠? 세상이 온통 봄입니다.

윤섭이 만나면 안아보고 싶어서 안달하는 이모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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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2007.05.23 12:33:30 *.254.127.22
하하하
나두 우리윤섭이라 불러도 되겠지요?
우린 이미 태어나기전부터 알고있는 사이였는데....
어쩌면 바이칼의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참 멋쟁이로 키울거야 엄마 아빠가
나도 기대할께요 윤섭이의 멋지고 아름다운 미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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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2007.05.23 13:18:47 *.45.98.41
행복의 향기가 넘치네요. 아가도 너무 예쁘고 참 멋진 엄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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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뎀뵤
2007.05.25 10:42:20 *.151.244.28
눈은 선하디 선한 선이 언니를 닮았고,
입은 먹을복 많은(!) 재동오빠를 닮았네.
보러간다 보러간다 백번 말로만 하고.
한번도 걸음 못한거 반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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