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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3일 07시 23분 등록


친구가 보내준 메일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네요.
글쓴이의 이름도 본명이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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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본 어느 초상집의 일...

글 쓴 이 : 하리


얼마 전, 내가 자주가는 동호회의 회원 한 분이 모친상을 당했습니다.
오프라인 모임엔 자주 안 나가지만 조문이라면 상황이 다릅니다.
면식있는 회원에게 연락하고 장례식장 앞에서 회원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영안실을 찾다가 상당히 난처한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근데 산꼭대기님 원래 이름이 뭐야?"
"........?"

그렇습니다.
달랑 닉네임만 알고 있는데 막상 영안실은 실명으로 표시되어 있어
초상집을 찾지 못하는 일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전화를 해서야 이름을 알게 되었고 빈소를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조금은 따로 걷어서 봉투에 담았는데...
안내를 맡은 청년이 방명록에 이름을 적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너댓명이 와서 머뭇거리다 그냥 가면 더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펜을 들어 이름을 적으려다 보니 본명으로 쓰면
상주인 회윈이 나중에 어떻게 알겠습니까?
늘부르던 호칭으로 적어야 누가 다녀갔는지 알겠지요...
그래서, 자신있게 닉네임으로 썼습니다.
'감자양'
뒤에있는 회원도 내 의도를 파악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곤 자신의 닉네임을 썼습니다.
'아무개'
이회원의 닉네임은 아무개입니다.
데스크에서 안내를 하던 젊은 청년이 난감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다른회원도 닉네임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회원의 닉네임은 거북이 왕자였습니다.
안내를 하던 청년은 이제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는 민망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방명록에 이름을 적는 우리 일행도 민망하기는 마찬가였습니다.
얼른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아직 이름을 적지 못한, 뒤에 있는 회원분을 다그쳐, 빨리 쓰라했더니 이 회원은 계속

머뭇거리고 있었습니다.
이 회원의 닉네임은 "에헤라디야"였습니다.
빨리 쓰라고 다그쳤지만 차마 펜을 들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아. 빨리 쓰고 갑시다. 쪽팔려 죽겠어요."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에헤라디야"라고 쓰겠습니까?
그래도 얼른 가자니까...
결국 에헤라디야 회원님은 다른 회원들보다 작은 글씨로 조그맣게 '에헤라디야' 라고 썼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마지막 남은 회원이 자리를 박차고 영안실을 뛰쳐나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얼른 자리를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모두 큰 소리로 그를 불렀습니다.
"저승사자님 어디 가세요?"
"..............."
주변이 썰렁해졌습니다.
결국 우리 일행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장례식장을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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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2007.06.03 11:26:56 *.254.31.119
^*^ 그런 일이 저도 있습니다.
동호회에서 사랑의기원 닉을 사용했는데...
쓸까말까? 고민하다 그냥 기원이라고 적었더니 웃음만 남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은 그냥기원이라합니다.

산꼭대기님 글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은총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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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7.06.03 22:57:14 *.131.127.94
인터넷 카페 ooo 동호인 일동

이름은 나중에 물어봐도 되지 않을까?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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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혼
2007.06.04 12:59:28 *.180.50.104
장례식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나 보기전에 마음정리를 하게 됩니다. 그게 예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지요.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는 알수 없지만 말이죠.

그런데 이 글을 읽다가 그만 푸하 침을 튀며 웃고 말았습니다.
중학교때 하이텔,나우누리같은 파란화면 pc통신에 빠져살던 때로
돌아가 그 때 생각에 웃음을 참지 못한것 같습니다.

푸른늑대...

저는 그 때 늑대였지요.
^^

ps. 글 너무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쵝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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