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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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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1일 04시 27분 등록

평소처럼 자주 가는 정치컬럼 사이트에서 또 다른 형태의 '창조적 부적응자'들의 글을 열심히 눈팅하고 있다가 오랜 지기인 데미트리오와 예정에도 없던 채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흔치 않게 인정하는, 아니 거의 유일무이하게 천재적 재능을 타고났다고 인정하는 이 친구는 오늘도 저를 놀래켰습니다. 메타포의 위력을 유감없이 느끼게 해준 이 친구의 실제 경험담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그룹차원의 결정으로 노골적이고 원칙없는 구조조정이 한창인 회사에 다니고 있던 후배사원이 이 친구에게 하소연을 했답니다. 입사동기중에 이미 퇴사를 한 친구들을 만났는데 아주 심하게 자기 회사를 욕하더랍니다. 많이 속상했는데 내부에 남아 있는 주변직원들 역시 90% 이상이 그에 동조하고 있어서 더 괴롭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거죠.

나름 조직의 생리에 대해서는 유수한 경험을 쌓은 백전노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산전수전 정도는 체험했던 이 친구는 그 후배사원에게 이런 조언을 해주었답니다.


넌 그냥 축구선수다.
팀이 드럽다고 플레이를 포기하면 넌 앞으로의 기회도 없다.

넌 축구만 잘하면 되고
안그런것 같지만 다들 보고 있기 때문에

네가 축구를 잘한다는 사실만 확인되면
네 앞날은 창창하다.
다른팀 감독들이 너를 가만 놔두지 않을거다.

그러니 니 플레이에 집중해라.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정말 명쾌한 조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구본형 선생님께서 여러번의 글과 강연으로 강조하셨던 핵심이 이렇게 쉽게 표현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또 한번 감탄했죠. (참고로 이 친구는 구선생님을 전혀 모릅니다..^^)

저 역시 조직생활을 할 때 겪어봤던 상황인데 친구의 말처럼 슬기롭게 행동하지 못했고 환경을 탓하고 오너를 탓하고 때를 만나지 못함을 탓했었지요. 그 댓가는 그 이후 몇 년간을 조직생활을 더 했지만 변한게 없는 제 자신의 모습을 넋놓고 지켜봐야 하는 것으로 돌아오더군요.

우리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요인은 아무리 원망해도 우리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는 것, 그럴바에는 가장 확실한 투자처인 '자신'에게 하루에 단 한시간이라도 투자를 하는게 현명하다는 진실을 이제서야 다시 실감합니다.

혹시나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에 대해서 이런 느낌을 가진 분들이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데미트리오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한번쯤 가슴에 담아 보심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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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명식
2007.07.01 09:13:23 *.55.214.10
정말 가슴에 꽂히는 말이네요. 저도 회사에 관한 무수한 생각의 방황을 겪었는데 지금은 친구분의 말처럼 유능한 선수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그 자체가 더 나은 나를 위한 것이니까요.
새롭게 시작되는 7월의 첫날에 좋은 글을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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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7.01 15:24:49 *.70.72.121
너무 재밌다, 위의 그림.
제법 오래 전부터 봐왔지만 기찬님 당신의 그 웃음 좋아요. 내 생각엔 그 웃음과 여유, 거기에서 힘이 나올법하다고 느끼는데... 내가 발견한 님의 최대 강점이야요. 한 번 고려해 보삼. ㅋㅋㅋ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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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7.07.01 16:26:02 *.67.52.199
마음에 확실히 와 닿습니다. 정말 옳으신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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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
2007.07.03 00:13:12 *.232.94.183
'팀이 드럽다고 포기하면.. ' 하하..진짜 확.. 꽂히는걸요.
내 플레이에 집중해라.. 하반기 나의 좌우명으로 삼아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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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7.03 01:13:04 *.48.41.28
만화 정말 봐도봐도 웃기네요.
기찬님의 탁월한 안목. 앞으로도 저런 걸루다가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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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찬
2007.07.03 01:17:34 *.140.145.80
제 블로그에서 이 글을 읽으신 어떤 분이 이런 댓글을 달아 놓으셨더군요. '같은편 선수가 태클을 건다면? 감독이 절대 공격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면?' 순간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답글을 달았죠.

그럴때 같이 태클걸거나 무작정 감독의 말만 듣는다면 현명하지 못하겠죠. 태클거는 같은편 선수와 아랑곳 없이 자기 길을 간다면 그 선수가 먼저 아웃되거나 제명되지 않을까요?

감독이 나름대로 작전에 의해 내린 지시라거나 상황적으로 수비에 집중해야 할 상황인지를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겠죠.. 그런 연후에 누가 봐도 명백한 직무유기를 지시하거나 자신이 거의 골을 넣을 수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라는 식의 지시라면 열번의 한두번쯤(아주 중요한 상황)은 의도적 항명도 할 필요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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