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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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년 정도 컴퓨터 강사 일을 한 적이 있다. 지나고 보니 그 때의 경험이 나를 제대로 알아가는 데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더불어 사람들의 고유한 재능과 기질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시간이기도 했다.
사회에 입문하여 직장 두 곳을 거치 보니 전공 관련 분야에서는 내가 커 나가기 힘들겠구나 싶었다. 물론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죄책감에 대한 핑계일 수도 있다. 어떤 이유이건 그 분야를 떠나고 싶었다. 좋게 말하면 과감한 결단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일종의 도피였는지도 모른다.
전직을 하려 하니 떠오르는 분야는 컴퓨터 관련 업종이었고, 당장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교육 쪽이었다. 그래서 가정 방문 교사로 활동하게 되었다. 가정에 직접 방문하여 일대일로 컴퓨터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주로 아이들이 대상이었고 간혹 성인들도 있었다.
그 일을 하면서 내가 가진 장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가급적 수강생의 특성을 존중해 주려고 애썼다. 예를 들어 아이가 차분하면 수업하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다.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대체로 그런 아이들은 교사의 말을 고분고분하게 잘 듣는 편이라 수업이 아주 용이하다. 그런 반면, 도무지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고 산만하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아이도 있었다. 컴퓨터만 켜면 자기는 게임 한다며 게임CD 가져와서 게임을 실행시키기도 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아이에게 큰 소리 치고 당장 그만두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가급적 이론을 설명하기 보다는 아이에게 내기를 하는 식으로 문제를 내고 스스로 풀게끔 하는 방법을 썼다. 그것이 100% 잘 적용된 것은 아니지만 강압적으로 아이를 다루는 것보다는 백 번 나았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아주 쉬운 것도 잘 따라 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었고 하나를 알려주면 나머지도 쉽게 응용하곤 하는 우수 학생도 있었다. 나는 학생들 수준에 맞춰 진도는 물론이고 단어 하나하나도 그 학생에 맞는 수준의 것을 골라 쓰려 애썼다. 그리고 종종 그러한 노력이 효과가 있음을 방증하는 반응도 감지되곤 했다.(그렇다고 크게 흥분하지는 않았지만서도…)
한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컴퓨터 선생님을 가장 좋다 한다고 했다. 아마 태권도며 미술이며 여러 가지를 배우며 다른 강사들과 비교를 했었나 보다. 또 나보다 한참 나이 많은 아줌마 수강생에게 수업과 관련하여 전할 얘기가 있어 전화를 했더니 딸이 받았다. 딸이 엄마를 바꿔주면서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내용이 수화기를 통해 들려 왔다.
‘누구야?’
‘엄마가 좋아하는 컴퓨터 선생님’
(직접 쓰려니 무지 낯 간지럽다)
정확하게 어떤 특성이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가르치는 데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은 확실해 보였다. Strength Finder 테스트를 통해 나온 결과를 빌어 풀어보면 ‘공감’ 능력과 ‘개인화’ 능력이 잘 활용되지 않았을까 싶다.
나이 드신 분들을 가르치면서는 사람들마다 지닌 재능과 기질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컴퓨터는 나이 든 사람보다 젊은 사람들이 잘 다루는 것으로 인식되고 실제로 그런 면이 많지만 강사 생활을 하면서 예외적인 경우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아주 나이 많으신 - 50세는 족히 넘어 보이시는 – 아주머니 한 분은 약간 성질까지 내가며 내가 다음에 설명하고자 하는 부분을 미리 질문 하시곤 했다. 그만큼 학습에 흥미가 있었고 궁금 하셨기에 참지 못하시고 질문을 했던 것이다. 그렇게 남들과 똑같이 시작했음에도 나이와 상관 없이 이미 알려 드린 부분을 잘 응용하는 분들이 계셨다. 그런 광경을 종종 목격하다보니 사람들의 기질이나 성향은 나이가 들어도 잘 변하지 않는구나 싶었다. 그런 일을 겪어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사람을 볼 때 일률적으로 재단하기보다는 그 사람 특성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춰 그 사람을 대해주는 편이다.
IP *.142.149.203
사회에 입문하여 직장 두 곳을 거치 보니 전공 관련 분야에서는 내가 커 나가기 힘들겠구나 싶었다. 물론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죄책감에 대한 핑계일 수도 있다. 어떤 이유이건 그 분야를 떠나고 싶었다. 좋게 말하면 과감한 결단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일종의 도피였는지도 모른다.
전직을 하려 하니 떠오르는 분야는 컴퓨터 관련 업종이었고, 당장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교육 쪽이었다. 그래서 가정 방문 교사로 활동하게 되었다. 가정에 직접 방문하여 일대일로 컴퓨터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주로 아이들이 대상이었고 간혹 성인들도 있었다.
그 일을 하면서 내가 가진 장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가급적 수강생의 특성을 존중해 주려고 애썼다. 예를 들어 아이가 차분하면 수업하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다.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대체로 그런 아이들은 교사의 말을 고분고분하게 잘 듣는 편이라 수업이 아주 용이하다. 그런 반면, 도무지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고 산만하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아이도 있었다. 컴퓨터만 켜면 자기는 게임 한다며 게임CD 가져와서 게임을 실행시키기도 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아이에게 큰 소리 치고 당장 그만두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가급적 이론을 설명하기 보다는 아이에게 내기를 하는 식으로 문제를 내고 스스로 풀게끔 하는 방법을 썼다. 그것이 100% 잘 적용된 것은 아니지만 강압적으로 아이를 다루는 것보다는 백 번 나았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아주 쉬운 것도 잘 따라 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었고 하나를 알려주면 나머지도 쉽게 응용하곤 하는 우수 학생도 있었다. 나는 학생들 수준에 맞춰 진도는 물론이고 단어 하나하나도 그 학생에 맞는 수준의 것을 골라 쓰려 애썼다. 그리고 종종 그러한 노력이 효과가 있음을 방증하는 반응도 감지되곤 했다.(그렇다고 크게 흥분하지는 않았지만서도…)
한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컴퓨터 선생님을 가장 좋다 한다고 했다. 아마 태권도며 미술이며 여러 가지를 배우며 다른 강사들과 비교를 했었나 보다. 또 나보다 한참 나이 많은 아줌마 수강생에게 수업과 관련하여 전할 얘기가 있어 전화를 했더니 딸이 받았다. 딸이 엄마를 바꿔주면서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내용이 수화기를 통해 들려 왔다.
‘누구야?’
‘엄마가 좋아하는 컴퓨터 선생님’
(직접 쓰려니 무지 낯 간지럽다)
정확하게 어떤 특성이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가르치는 데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은 확실해 보였다. Strength Finder 테스트를 통해 나온 결과를 빌어 풀어보면 ‘공감’ 능력과 ‘개인화’ 능력이 잘 활용되지 않았을까 싶다.
나이 드신 분들을 가르치면서는 사람들마다 지닌 재능과 기질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컴퓨터는 나이 든 사람보다 젊은 사람들이 잘 다루는 것으로 인식되고 실제로 그런 면이 많지만 강사 생활을 하면서 예외적인 경우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아주 나이 많으신 - 50세는 족히 넘어 보이시는 – 아주머니 한 분은 약간 성질까지 내가며 내가 다음에 설명하고자 하는 부분을 미리 질문 하시곤 했다. 그만큼 학습에 흥미가 있었고 궁금 하셨기에 참지 못하시고 질문을 했던 것이다. 그렇게 남들과 똑같이 시작했음에도 나이와 상관 없이 이미 알려 드린 부분을 잘 응용하는 분들이 계셨다. 그런 광경을 종종 목격하다보니 사람들의 기질이나 성향은 나이가 들어도 잘 변하지 않는구나 싶었다. 그런 일을 겪어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사람을 볼 때 일률적으로 재단하기보다는 그 사람 특성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춰 그 사람을 대해주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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