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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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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26일 23시 05분 등록
이 글을 읽으시는 분께 : 앞의 글을 먼저 읽어주세요, 그것의 후속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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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부터 외출 준비로 바쁜 작은 딸, 어제 그 옷이 아닌 다른 옷을 입고 있다.
‘왜 그 옷 안 입었니?’
‘언니가 벌써 입고 나갔어.’
‘언니 안 나갔는데.
‘방에 없던데, 그럼 언니는?’
‘엄마 방에서 자고 있는데.’
그래도 작은 딸은 어제의 원피스를 입지 않았다.
죽어도 오늘은 자기가 그 옷을 입겠다고,
자기도 한다면 하는 걸 보여주겠다고 큰 소릴 치더니만…
막상 닥치니 언니를 거스를 용기가 없는 것이다.
그 앤 늘 그런 식이다.
언니랑 싸우는 게 겁나서가 아니라(이미 덩치도 언니 만하고, 힘도 딸리지 않는다),
언니의 그 집요한 성격에 시달릴 게 무서워서다.
내가 어젯밤, 늦은 시간인데도 6층에서 굳이 옷을 찾아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런 작은 딸에게서 내 모습을 본다.
그래서 더 그 애에게로 팔이 굽는다.
그걸 언니 역시 느끼고 그 점을 억울해한다.

나가는 작은 딸을 위해 글 쓰다 말고 아침 준비를 한다.
잘 차려 준 음식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거의 먹지 않는 그 애에게 섭섭함을 드러낸다.
다시 와서 한 술 더 뜨는 작은 딸의 얼굴에 ‘음식 안 먹는 게 엄마가 해 준 요리를 무시해서가 아닌데’ 하는 표정과 입 맛 없는 아침에 음식을 강요하는 엄마에 대한 짜증이 섞여 있다.
그러나 엄마 역시 옷을 입어보는 데는 그토록 긴 시간을 쓰면서,
밥 먹을 시간은 없다고 하는 딸이 짜증나긴 마찬가지다.

아침 밥 잘해주고 영양가 있는 하루를 시작하려던 나의 계획은 그렇게 무너지고 말았다.

‘하루 잘 보내라고 문자라도 보내야지.’

아침 일찍 나간다던 첫째 딸은 아직 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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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9.26 13:56:09 *.75.15.205
Wow!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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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너머
2007.09.26 22:31:12 *.234.54.69
자식들에 관한건...자유와 방종과 배임과 구속등..잠깐이면 변하고 마는 내 생각들로 때로 그냥 변화 무쌍한대로 대하는것도 상책일 수 있다고 위로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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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7.09.27 19:16:28 *.46.151.24
^^
그만 해서 다행이군요...

분노는 눈을 멀게 하죠
저는 그럴땐 화장실부터 갑니다.
감정을 생각으로 바꾸기 위해서요...

정서지능이라는게 있는데요
1. 자신의 정서를 아는 것
2. 타인의 정서를 아는 것
3. 자신의 정서를 표현할 줄 아는 것
4. 자신의 정서를 관리할 줄 아는 거라고 그러더군요...

분노라는 감정은 의식상태에서
이 네가지가 하나도 핀트가 안 맞을 때
생기는 거 같아요...^^

마음 가라 앉으셨길...
분노보다 더 큰 감정은 사랑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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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숙
2007.12.24 15:15:56 *.18.196.62
감정을 생각으로 바꾼다. 좋은 표현입니다.
머리로는 그래야 한다고 다 알고 있지만 감정은 이미 머리를 누르고 제길을 달리죠. 네 맞아요, 의지를 동원해 화장실로 가야 합니다.
이성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화를 멈출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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