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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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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6일 02시 14분 등록
아주 먼 옛날, 인류는 해가 뜨고, 지는 것으로 시간을 느꼈다. 매일 해가 뜨면 일어나 사냥을 하고, 농사를 짓고, 섹스를 하다 어둠이 깔리면 어김없이 잠을 청했을 것이다. 말이 생긴 후 한참이나 지나서 글과 그림으로 하루를 기록해 나가기 시작한다. 역사란 결국 기록한 사람의 것이란 무시무시한 생각이 든다. ‘행복을 찾아서’란 인류의 공동화두는 기록한 어느 호모사피엔스가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도 영원한 화두라 공감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시간에 숫자를 매기기 시작했다. 처음엔 일초의 개념은 없었을 것 터다. 하루를 툭툭 잘라 아침, 점심, 저녁, 밤으로 대충 나누고, 그 한 잠을 하루라 하고 서른 잠을 모아 한 달이라 하는 것 아닐까.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없는 나라 사람들은 일년을 어떻게 느낄까? 사계절이 있는 우리야 네 계절을 묶어 일년이라 하면 쉽지만, 일년 내내 해가 쨍쨍인 아프리카나 사막의 사람들은 일년을 과연 어떻게 느낄까? 달력 빼곡히 적힌 숫자들의 의미가 갑자기 퇴색되어 간다. 틱톡틱톡하며 전진하는 듯 느껴지던 시계 초침 소리가 마치 메트로놈 같다. 시간은 해를 툭툭 나누다 짹각 짹각 일초로 나누어 놓은 인류의 심리 같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발전시켜야만 한다.’는 유전자의 본능인 것 같다. 소위 물질문명이 발달한 사회에 사는 사람들 일수록 손목에 시계를 달고 늦었다며 분주히 뛰어 다니지 않은가. 낮에 해가 쨍쨍인 어느 곳의 사람들은 일단 그 시간엔 자고 본단다. 경찰서건 식당이건 할 것 없이 온 나라 사람들 모두 문을 닫고 잠을 청한다. 그 곳의 도둑님들은 낮에 활동을 하시겠군.

기네스 기록 세계 최고의 자동차 판매왕의 책 제목처럼 ‘최고의 하루’가 되도록 살아야 할 것 같은 맘이 초조함으로 나를 밀어낸다. 나도 그처럼 하루를 최고로 열심히 살면 행복할까? 대 선배의 충고를 가슴 깊이 새기며 하루 하루가 최고가 되도록 살면서 ‘왜 나는 조 지라드처럼 안되는 걸까?’ 고민하다 또 다른 자기 계발서를 탐독하고 ‘아! 시간테크가 부족했군.’이라며 다시금 신선한 자극에 전율도 할 것이다. 그러다 문득 ‘왜 내가 이 시간에 여기서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걸까?’란 생각에 옴짝달싹 못하게 되기도 한다. 남들의 바쁜 걸음이 순간 빠른 파노라마로 지나가고 나만 붙박이가 되어 있다. 더 이상 어떠한 말도 글도 들어오지 않는다.

‘당신의 하루는 어느 누군가 간절히 소망한 마지막 일 수 있다.’나도 너무나 간절히 소망한다. 이 하루가 나를 세상 밖으로 나가 최고의 하루로 살고 싶다고 힘껏 소리 칠 수 있는 하루가 되기를……내 안의 붙박이에서 세상 밖으로 나를 탈출시키고 싶은 간절한 하루라고……또 해가 뜨고 있다. 최선의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 메트로놈의 틱톡은 아직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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