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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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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8일 11시 03분 등록
어렵다
힘들다
요사이 내 심정이 그렇다

아무것에도 마음이 가 닿지 않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벌써 근 한달째 그런 것 같다

그러면서 마음도 편하지 않다.
내내
내가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지금 읽어야 할 책은 얼마나 많으며
할 일은 또 얼마나 많은지
수업 준비도 해야하고
내년 계획도 짜야하고
운동도 해야하고
아이도 돌봐야 하고
집안 살림살이도 좀더 돌봐야 하는데
.....
이런 것들을 걱정하느라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서
쉬는 것도 아닌 상태에 있다.

다 내려 놓고 한번 푹 편안해 져 볼까
하다가
내가 지금 그럴 형편이 아니지
싶다가
스스로를 책망하고 있는 상태...

어떤 전기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게 쉽지 않다.
길고 심한 슬럼프 속에 빠져들었다.

누가 나한테 싸움 좀 걸어주지
그래서 이 에너지 바닥 상태에서 좀
깨워주지
아~ 여기가 바닥이겠지
했는데
아래로 아래도 내려 앉아가는 내가 보인다.
올라가야지 올라가야지 하는데
계속 허우적 대고 있는 중이다.
날마다 글을 쓰자
날마다 읽자
날마다 날마다

갑자기 그 날마다가 아주 겁나졌다.
날마다 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나를 괴롭히는 것도 겁난다.

다이어트를 하다가
아! 내가 평생 이만큼씩만 이렇게 맛없는 것들만
날마다 날마다 먹어야 하나
싶을때가 있다.
현미잡곡밥을 꼭꼭 씹어 한숟가락만 먹어도
영혼까지 충만해지는 것 같을 때도 있었지만
어느순간 달콤하고 기름진 것들에 영혼을 팔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늘 똑 같은 짧은 단발머리를
지루하고 지루해 하다가
몇 년만에 파마를 하고
우스광스러운 짧은 파마머리를 보면서 잠깐 그 어색함을 즐기다가
그것도 순간의 일!

낯선 것들을 만나고 싶다.
낯선 거리
낯선 사람들
낯선 일상을 만나고 싶다.

아!
재미없다
IP *.230.19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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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보이
2007.10.09 10:00:49 *.143.152.79
하~~ 저도 요즘 딱 그런데요...

그래서 저는 오래 쉬었던 공연이라도 한번 하려고 계획중입니다만...
저에게 노래하는 것은 낯선 것이 주는 설레임이나 흥분과는 좀 다르지만,
언제나, 변함없이... 저를 설레이게 하는 것 중의 하나이거든요...

그리고 아직은 "낯선" 사람들(변경연 써포터즈 함성)앞에서 노래할 것을 생각하면 더 설레이고 적당한 긴장감이 생기는 걸 보면,
적어도 공연 준비하고 끝날때까지는 많이 행복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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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
2007.10.09 10:50:00 *.255.159.247
이번주 토요일에 포항에서 열리는 모임 -영남권모임-에도 가고 싶은데 여건이 안 되는군요..닉네임도 근사한 할리보이님, 공연도 아주 멋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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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10.09 11:51:41 *.209.102.210
'아래층 술집' 건을 별도로 하고, 위 글만을 놓고 본다면,
낯선 것을 만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 것같아요.

하나는,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는 법'을 익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작든 크든, 천천히든 빨리든
정말 낯선 것을 익숙한 것들 틈에 끼어넣는 거지요.

기질과 상황에 따라 방법을 택할 일이지만,

요즘 내 경험에 의하면,
후자를 훈련하고 성공함으로써
전자도 가능하더라는 것.

그러니 파마도 좋고, 다소 과감한 패션도 좋고
만족할만한 '작은 시도'를 발견하는 것이 첩경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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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
2007.10.10 13:20:55 *.255.150.204
내개 너무나 낯선것들... 날라리
나는 날라리가 되어보고 싶다... 그래서 날라리 같은 연애를 해보고 싶다... 나는 너무 쓸데없이 너무 진지하고 너무 날라리스럽지 않다..
가을이라 .. 가을이긴 한가보다 ...자꾸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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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10.10 14:35:07 *.209.102.210
하하, 나경씨. 너무 귀여워요.
미혹됨이 없어서 '불혹'이 아니라
미혹됨이 많으니, 스스로 경계하라는 뜻에서
'불혹'이라면서요?

누구나 겪었고, 겪는 일이니
자연스러운 일이구요.
할 수 있으면 뭐든지 해봐요.

연애는 꽤 비싼 것같던데 ^^
연애유사행위 중에서
땡기는 것으로 '질러' 봐요.

엘리스 D 도마 지음, '자기보살핌'이라는 책도 권하고 싶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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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보이
2007.10.10 17:44:34 *.143.152.79
저 역시 고딩이 시절 지향점은 "멋진 날라리"였습니다.
날라리이면서도 저 할일(공부) 다하는...
결국 인생 최초의 중요한 시험대인 대입 결과로 평가하자면,
이도 저도 아닌 "탱자" 비수무리하게 되었버렸지만...ㅋ

범생이 그룹에서 보기엔 어줍잖은 날라리,
날라리 그룹에서 보기엔 어줍잖은 범생이~~
양쪽 어디서도 정체성을 확보 못해 2% 부족한 '주변인'일 수 밖에 없었다는...

근데, 중요한 것은....
성인이 되어서도 그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고
비슷한 과정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ㅋㅋㅋ

어쩌면...
그 두가지를 동시에 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고 위안을 삼곤 하지만...

암튼...
어쩌겠어요... 그냥 맘 가는대로 살아야죠...^^;;;;;;;;;;;;;;;;;

근데...
연애 유사 행위.... 푸하하하하하~~~
완전 웃겨~~~~~ㅋㅋㅋ
어떤게 있는지 아시면 좀 갈쳐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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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10.10 23:52:14 *.209.102.210
거기에 대해서는 할리보이님이 선수급이실 것같은데요. ^^
애마와 밴드활동 만으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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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
2007.10.11 10:27:31 *.100.68.11
자주 하는 생각 - 댓글 읽기가 더 재밌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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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보이
2007.10.11 11:15:45 *.143.152.79
가끔 하는 생각 - 나도 영혼을 팔아버리고 싶을때가 있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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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0.11 14:28:08 *.75.15.205
이야기 구경하다가 시 하나 소개해 드리려고요.^^


새로 연애질이나 한번 시작해 볼까
대패질이 잘 될까
결이 잘 나갈까
시가 잘 나올까
그게 잘 들을까
약발이 잘 설까

지금 빈 뜨락에 꽃잎은 제혼자 지고
빈방에
거문고 한 채가 혼자서 걸려있네
그대 동하시거들랑 길 떠나 보시게나
이번엔 마름질 한번 제대로 해 보세나
입성 한 벌 진솔로 지어 보세나 - ' 연애질 ' 정진규(1939~)


연애질이라는 말이 왜 이리 정감이 가나. 유정하고 따스하다. 옛날의 그 구수하고 가슴에 쌩 감기는 그 말 연애질에는 지금도 어릴 적 입 안에 녹는 엿 냄내가 난다. 혼자 결려 있는 거문고여 가자 시인의 새 작심이 어디까지 가려는지 그 길 동행할 사람이 어디까지 줄을 잇게 될지 이 가을 그 줄 참 수상쩍고 예뻤겠다. 글쎄 그거? 그게 말이지 설령 몰라도 그저 단맛 도는 생각이지. < 신달자 . 시인>

신달자 시인의 해설을 읽다가 "글쎄 그거? 그게 말이지 설령 몰라도 그저 단맛 도는 생각이지." 부분에서는 사부님의 "뽕맛"을 생각나게 하는 구절이더이다.

할리보이님께서는 그 날 그 연주에서 어떻게 <**질> 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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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보이
2007.10.11 15:29:01 *.143.152.79
ㅋㅋ
암소리말고 친구분들 모시고 오시기나 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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