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동
- 조회 수 1824
- 댓글 수 1
- 추천 수 0

부엌에 난 조그만 창문사이로 옆 집 감나무가 보인다.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가 가을 햇살을 받아 탐스럽게 빛나는 모습은 매일 보고 또 봐도 탄성을 자아낸다.
지난 주였던가.
아내가 갑자기 흥분하며 나를 부르기에 가보니 그 감나무에 직박구리가 날아와 감을 먹고 있었다.
휴일 오전 무렵이라 잠도 덜 깼고 창문에는 방충망이 달려 있기에 카메라를 집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사진이 잘 나오던 말던 일단 찍어봐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직박구리는 사라져 버렸다.
잠시 뒤에 직박구리가 먹던 자리에 참새가 날아와서 직박구리가 먹다 남은 감을 마저 먹기 시작했다. 꿩대신 닭이었지만 참새라도 찍어 보기로 했다.
아무 것도 남기지 않은 것보다는 나았지만 더 멋진 장면을 놓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더 강하게 남는다.
사진을 찍을 때에도 그 순간은 영원하지 않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댓글
1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89 | [51] 거리의 열정 [6] | 써니 | 2007.10.22 | 1933 |
1888 | 10월 20일 몽정기 지리산 모임 [3] | 김주영 | 2007.10.21 | 2082 |
1887 | 우리안의 '순수한 감정' 5형제 [2] | 이기찬 | 2007.10.20 | 2033 |
» | 잠자리 들기 전.. 사진 정리하다가 [1] | 신재동 | 2007.10.20 | 1824 |
1885 | [50] 멀리 멀리 안녕~~~ [2] | 써니 | 2007.10.19 | 2023 |
1884 | 어느 방앗간을 갈까? [1] | 김나경 | 2007.10.19 | 2220 |
1883 | 누가 내 선물을 옮겨 놓았을까? [3] | 영도스 | 2007.10.18 | 2184 |
1882 | 진심을 건네본지가 언제였더라... [2] | 영도스 | 2007.10.17 | 2038 |
1881 | 친구 아버님의 장례식장에서 [6] | 홍승완 | 2007.10.17 | 2769 |
1880 | [49] 오천만 개의 단감 [2] | 써니 | 2007.10.16 | 2100 |
1879 | 그가 난간 위로 올라가는 이유 [2] | 김신웅 | 2007.10.14 | 2045 |
1878 | 개인적 감사표현 & 그리고 고민. | 김민성 | 2007.10.13 | 1831 |
1877 | 어느 오후 화장실에서 [2] | 香山 신종윤 | 2007.10.12 | 2220 |
1876 | 내 이름의 철학 [6] | 김귀자 | 2007.10.12 | 2231 |
1875 | 가장 사랑스러운 소녀들의 비밀 [5] | 김귀자 | 2007.10.12 | 2117 |
1874 | 어느 퇴근길 풍경 [11] | 香山 신종윤 | 2007.10.11 | 2166 |
1873 | 내가 빠져있었던 사람들.. 책들 [5] | 김나경 | 2007.10.10 | 2389 |
1872 | 나에게는 볼품없는 글을 쓸 권리가 있다 [3] | 김나경 | 2007.10.09 | 2083 |
1871 | "받아들이기"를 배우기 [5] | 나경 | 2007.10.09 | 2158 |
1870 | 낯선 것들을 만나고 싶다 [11] | 나경 | 2007.10.08 | 22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