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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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 난 조그만 창문사이로 옆 집 감나무가 보인다.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가 가을 햇살을 받아 탐스럽게 빛나는 모습은 매일 보고 또 봐도 탄성을 자아낸다.
지난 주였던가.
아내가 갑자기 흥분하며 나를 부르기에 가보니 그 감나무에 직박구리가 날아와 감을 먹고 있었다.
휴일 오전 무렵이라 잠도 덜 깼고 창문에는 방충망이 달려 있기에 카메라를 집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사진이 잘 나오던 말던 일단 찍어봐야겠다 싶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직박구리는 사라져 버렸다.
잠시 뒤에 직박구리가 먹던 자리에 참새가 날아와서 직박구리가 먹다 남은 감을 마저 먹기 시작했다. 꿩대신 닭이었지만 참새라도 찍어 보기로 했다.
아무 것도 남기지 않은 것보다는 나았지만 더 멋진 장면을 놓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더 강하게 남는다.
사진을 찍을 때에도 그 순간은 영원하지 않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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