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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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진 꿈 이야기 하나.
민속 씨름이 한참 인기를 끌던 때에 이준희라는 씨름 선수가 있었다. 이만기, 이봉걸, 강호동 등이 훨씬 유명한 편에 속함에도 특별히 이준희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거론하는 것은 씨름 대회에서 우승 후 그가 보인 모습 때문이다. 다른 선수들은 우승할 경우 온 천하를 다 얻은 듯한 힘찬 세레모니로 자신의 승리를 자축 했는데 그 선수는 우승이 확정 된 순간에도 그냥 덤덤한 표정을 이어 나갔다. 나름대로 그 사람의 심리가 이해는 되면서도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조금 재미 없는 장면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심리를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것은 나도 그 사람처럼 즐거운 경험을 해도 그리 내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2001년경부터 이 곳 변경연 사이트에 들어 오기 시작했던 것 같다.
진정성이 깃든 글, 사람을 사람으로 대해주는 글들을 보며 많은 위안을 받았던 기억이다. 자연히 그 공간에 애정이 깃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에 어느 순간 사이트 디자인이 현재의 분위기로 확 바뀌었다. 당시 나도 웹 분야로 전직을 했던 시기였기에 사이트를 새로이 제작해 준 사람이 내심 부러웠다. 구선생님과 그렇게 인연을 맺을 수 있다니….
사이트에 대한 애정이었는지 아니면 질투심의 발로였는지는 몰라도 종종 선생님께 사이트에 대한 개선점을 메일로 제안 드리기도 했다. 그때마다 감사하다는 답변을 받곤 했지만 정작 내가 제안 드린 대로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아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자신의 마음을 진실되게 표현한 진솔한 글들은 계속해서 올라왔다. 이 아름답고 편안한 공간을 내 손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서 선생님과 인연을 맺고 그 분의 좋은 말씀 직접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그러고 보니 ‘선생님과 어떤 식으로든 인연을 맺는 것’, 그리고 ‘변경연 사이트를 직접 관리하는 것’ 두 가지를 소망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보니 두 가지 모두 이루어져 있다.
이래저래 2004년의 몽골 여행은 내게 커다란 사건일 수밖에 없다. 그 여행이 계기가 되어 나의 소망 두 가지를 한꺼번에 이루었고 더불어 애초에 기대도 않았던 일들이 계속 벌어졌으니 말이다. 선생님께서 가끔 언급하시는 대로 여행 기간 중 말을 거의 하지 않은 두 명 중 한 명이었건만 여행 몇 개월 뒤에 댓글 기능을 추가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그 일을 계기로 결국 시스템 전체를 관리하게 되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웃긴 것은 지금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이런 얘기를 자랑 삼아 한 적이 없고 나만을 위한 공간에도 이런 류의 글을 남겨 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 어머님 표현대로라면 ‘참 재미다리 없는 놈’인 것이다. 좋게 표현하면 차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스스로 보기에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소망한 것을 이룬 그 순간을 왜 그리 무덤덤하게 지나가는 것일까.
그럴 때 샴페인 한번 터뜨려 보는 것.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좋은 상황에 있는 와중에도 안 좋은 일이 생길 것을 경계하는 심리일까. 물론 소망하는 바를 하나 이룬다고 해서 천지를 다 얻는 것도 아니고 삶에서 내가 수행해야 할 과제가 모두 마무리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 점을 감안해 봐도 매사에 스스로에게 인색한 편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른 사람들에게 떠벌리고 다닐 필요까지는 없을지라도 스스로에게 아무런 말 한 마디, 글 하나 남기지 않은 것은 지금 생각해 보니 좀 너무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사이트 관리자가 된 이후, 책임감도 더욱 막중해지고 종종 번거로운 일이 생겨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일을 수행하면서 얻은 것은 그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 곳을 찾는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신뢰. 내가 이 일을 맡으면서 얻은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얘기를 많이 했지만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문제를 떠올리니 또 살짝 움츠러 들려 한다. 오늘은 여기서 끝내야겠다. 해야 할 일은 여력이 될 때 또 할 것이다. 가끔은 내 능력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을 것이고 지금도 그런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 곳을 찾는 여러분들과 선생님께 그저 살짝 양해를 구할 뿐이다.
IP *.142.156.90
민속 씨름이 한참 인기를 끌던 때에 이준희라는 씨름 선수가 있었다. 이만기, 이봉걸, 강호동 등이 훨씬 유명한 편에 속함에도 특별히 이준희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거론하는 것은 씨름 대회에서 우승 후 그가 보인 모습 때문이다. 다른 선수들은 우승할 경우 온 천하를 다 얻은 듯한 힘찬 세레모니로 자신의 승리를 자축 했는데 그 선수는 우승이 확정 된 순간에도 그냥 덤덤한 표정을 이어 나갔다. 나름대로 그 사람의 심리가 이해는 되면서도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조금 재미 없는 장면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심리를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것은 나도 그 사람처럼 즐거운 경험을 해도 그리 내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2001년경부터 이 곳 변경연 사이트에 들어 오기 시작했던 것 같다.
진정성이 깃든 글, 사람을 사람으로 대해주는 글들을 보며 많은 위안을 받았던 기억이다. 자연히 그 공간에 애정이 깃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에 어느 순간 사이트 디자인이 현재의 분위기로 확 바뀌었다. 당시 나도 웹 분야로 전직을 했던 시기였기에 사이트를 새로이 제작해 준 사람이 내심 부러웠다. 구선생님과 그렇게 인연을 맺을 수 있다니….
사이트에 대한 애정이었는지 아니면 질투심의 발로였는지는 몰라도 종종 선생님께 사이트에 대한 개선점을 메일로 제안 드리기도 했다. 그때마다 감사하다는 답변을 받곤 했지만 정작 내가 제안 드린 대로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아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자신의 마음을 진실되게 표현한 진솔한 글들은 계속해서 올라왔다. 이 아름답고 편안한 공간을 내 손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서 선생님과 인연을 맺고 그 분의 좋은 말씀 직접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그러고 보니 ‘선생님과 어떤 식으로든 인연을 맺는 것’, 그리고 ‘변경연 사이트를 직접 관리하는 것’ 두 가지를 소망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보니 두 가지 모두 이루어져 있다.
이래저래 2004년의 몽골 여행은 내게 커다란 사건일 수밖에 없다. 그 여행이 계기가 되어 나의 소망 두 가지를 한꺼번에 이루었고 더불어 애초에 기대도 않았던 일들이 계속 벌어졌으니 말이다. 선생님께서 가끔 언급하시는 대로 여행 기간 중 말을 거의 하지 않은 두 명 중 한 명이었건만 여행 몇 개월 뒤에 댓글 기능을 추가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그 일을 계기로 결국 시스템 전체를 관리하게 되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웃긴 것은 지금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이런 얘기를 자랑 삼아 한 적이 없고 나만을 위한 공간에도 이런 류의 글을 남겨 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 어머님 표현대로라면 ‘참 재미다리 없는 놈’인 것이다. 좋게 표현하면 차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스스로 보기에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소망한 것을 이룬 그 순간을 왜 그리 무덤덤하게 지나가는 것일까.
그럴 때 샴페인 한번 터뜨려 보는 것.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좋은 상황에 있는 와중에도 안 좋은 일이 생길 것을 경계하는 심리일까. 물론 소망하는 바를 하나 이룬다고 해서 천지를 다 얻는 것도 아니고 삶에서 내가 수행해야 할 과제가 모두 마무리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 점을 감안해 봐도 매사에 스스로에게 인색한 편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른 사람들에게 떠벌리고 다닐 필요까지는 없을지라도 스스로에게 아무런 말 한 마디, 글 하나 남기지 않은 것은 지금 생각해 보니 좀 너무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사이트 관리자가 된 이후, 책임감도 더욱 막중해지고 종종 번거로운 일이 생겨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일을 수행하면서 얻은 것은 그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 곳을 찾는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신뢰. 내가 이 일을 맡으면서 얻은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얘기를 많이 했지만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문제를 떠올리니 또 살짝 움츠러 들려 한다. 오늘은 여기서 끝내야겠다. 해야 할 일은 여력이 될 때 또 할 것이다. 가끔은 내 능력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을 것이고 지금도 그런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 곳을 찾는 여러분들과 선생님께 그저 살짝 양해를 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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