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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23일 09시 23분 등록


겨울이 빨리 오려나.

추우려나 보다. 이 겨울은

병일까?

게으름만은 아닌 성 싶네.


11월 초부터 계속 진통제를 먹고 있다.

문제는 통증이 계속 되고 있다는 것

에라잇

감기 몸살 약을 한움큼씩 먹어대고 있다.


그런데도 낫질 않는다.

커피와 감기약에 약한 나는

숨을 가쁘게 헐떡인다.

코는 맹맹하고 가슴은 답답하고 가래가 들끓어 캑캑 거리며


계속해서 비음과 코맹맹이 소리

자고 일어난 듯한 음성

약을 먹고 나면 댓 시간 쌩쌩했다가

금새 병든 닭처럼 퍼드덕거린다.


요 며칠 찬바람이 무엇 보다 싫었다.

꼼짝 않고 방구석에만 처박혀 있어도 금새 기온의 변화와 기압의 고저를 느끼곤 한다.

우선 먼저 머리가 띵하며 목구멍이 싸해지는 것이다.

온몸이 으슬으슬 춥고 떨리면서


지지난 주에는 연말도 가까워지고 해서

게다가 사부님께서 생각지도 않은 휴강을 주셔서

기념차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 보내온 검진을 받았다.

자궁암, 유방암, 위암에 대한 검진은 무료로 받을 수 있는 나이


다른 검사는 또 미뤘다.

돈도 쬐금은 아깝고

우선 덜 급한 것도 같고

알아봤자 좋을 것도 없을 성 싶어서 이래저래 외면해 버린다.


그것도 서둘러 갔던 이유는

꿈 벗 행사에 가서 2박 3일 동안 무려 9알의 타이레놀과 2병의 까스활명수와 생약 성분의 소화제(변비약으로도 볼 수 있음)를 마구 먹어댔다.

우선 몸에 피가 통하지 않는 것 같은 통증과 그로인해 속까지 더부룩하고 숨이 차오르면서 헐떡거렸기 때문에, 미처 약을 준비해 가지 않은 관계로 진행본부 측에서 상비약으로 준비한 구급약품을 통째로 집어다가 주워 삼켰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씩씩 거리는 숨소리만 내었지 잠은 두어 시간 남짓 자고야 말았다.


온 몸이 춥고 떨리면서 무엇보다 숨이 찼다.

맞아,

그때도 머리가 아팠다.

그래서 왼쪽 머리를 누르며 옆으로 눕고는 하며 뒤척였었다.


그런 통에 밖에서 모닥불 가에 모여 나누는 이야기를 대강 다 들을 수 있었다.

13기 꿈 벗 세명신세웅님의 노고지리의 찻잔은 내가 좋아하는 노래다. 그 음성은 사실 잠결에 사부님이신가 하며 깨어났다.

노고지리의 찻잔을 불러대는 쌍둥이 총각들이 내 친구네 집 맞은편에 살고 있었고,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면 곧잘 따라 불렀던 기억이 난다. 아마 고3 때 쯤? ㅋㅋ

그 날 나는 몸의 상태를 견디지 못해 사부님의 노래를 듣지 못하고 들어가 잠을 청했었다.


그러므로 그 날 무슨 노래를 부르셨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요즘에는 좀 다양해 지셨기에 <떠나가는 배>가 아닌, 신 메뉴의 등장에 내심 궁금해 하던 참인데 말이다.

판이 무르익을 무렵 초아선생님께서 부르신 <어느 소녀에게 바치는 사랑 All for the love of a girl>은 초아선생님과 연배가 비슷한 큰 오라버니께서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 전축에 자주 틀던 노래이다. 연거푸 2번째 곡 <뱃노래>는 여럿이 따라하며 흥을 돋우기에 좋았다.

단단히 준비해오신 모양이다. 추억의 그 소녀는 누구실까?


의사는 말했다.

지난번에 찍은 유방암 검진 사진을 보며 자꾸만 고개를 갸웃 거리신다.

하여간 정밀 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더 커져가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다며 초음파를 찍겠냐고 해서 알았다고 하고 미루고 와버렸다.

자궁암 검진은 아직은 괜찮으나 다른? 치료는 받으란다.


한때 같이 살던 사람이 술을 너무나 좋아해서 내가 먹으면 그만큼 줄어들 거라는 생각에 홀짝홀짝 뺏어먹던 술이 주량이 제법 되었었다. 10년 전에

그러다 한동안 안마시던 술을 요즘에는 제법 마시는 편이라 위내시경을 해 보았다.

약간의 염증 기운이 있으나 괜찮다고 한다.

일단 약식 검진은 이것으로 끝.


문제는 내가 몸살 같은 이런 증상을 20여 일이 넘게 앓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한 일주일가량 약을 먹으면 대강 나았다.

비록 한 달에 보름에서 20일은 맑음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나, 때로는 보름가량은 흐림이기는 하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늙으려나?

유난히 찬바람이 시리게 느껴지는 이유가 무얼까?

좌측 편두통이 너무나 심해서 목덜미까지 뻗뻗하고 팔이 저리기도 하며 때때로 등줄기를 타고 내려가기도 한다.

물론 나는 허리도 별로 좋지는 않다.


아니,

허리보다 좌골신경이 안 좋다.

이건 순전히 자세 탓 일 것이다.

일터에 의한 직업병 ㅎㅎ


웃음이 난다.

아직도 나는 일을 하고 있고,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가 보다.

정말 그럴까?

정말 그렇다.


외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은

현실 불만족이라기보다는

더 나은 꿈과 실현, 성취를 맛보고 싶은 것뿐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이 땅에 숨 쉬고 살았던 흔적

나쁘지 않게

기억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막연히

아쉬움이 많은 내 인생 앞에서

무언가

이루어 보고픈 소망 하나 있는 것일까?


솔직히

마음이 조금 아프다.

내 앞가림도 잘 못하고 살면서

딴에 나이 먹었다고 설친 일이 있다.


물론

관심이고 사랑이고 연민이지만

나는 때때로 넘침이 흠이다.

주제 파악도 못하고서


오늘

집안 일 하나를 대강 마무리 했다.

나머지는 내 역할이 아니지만

만에 하나라도 빈틈없이 최선의 결과가 나타나 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면서 할 수 있는 일이고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며

내 살아 있음의 증거가 아니겠는가.


나는

내가 아는

그래도 좀 친하다고 하는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하며 살고 싶다.


때때로

오해도 사고 빈축도 만들지만

그래도

취지가 밝음이기를 바란다.


허나

나의 미흡함을 안다.

이제라도

차분해 질 일이다. (미심쩍어서 웃음이 난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사람아, 사랑아

그대들께서 나를 받아주시라.


내 나의 사랑은

모양이 아니고

서투름이란 걸

이해해 주기를 당부한다.


왜냐하면

나야말로

그대들이 없으면

외롭고 초라하고 별 볼일이 없는 사람이 아니던가.


그러니

목매임을 받아주고

푼수 끼를 미화시켜

우리 같이 살아가자.


죽을 때가 되어 마음이 변해서 하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설령 그렇다고 하여도

그대들의 품이

설마 서푼짜리 옹졸한 내 심장만 할 것인가.


어쨌거나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니(오늘 만난 은행 직원이 우리에게 한 말)

더러 사는 일이 웃기는 짜장에 맛대가리 없는 짬뽕 국물이더라도

허허 웃으면서 살고지고 살고지고


지끈 거리던 두통도 어느새 잊고

콕콕 쑤셔대던 허리도 펴고

낙엽과 한숨과 눈물과 또 속절없는 덧없음이 남루하게 가슴을 저미더라도

사랑아, 사람아, 우리 같이 살고지고 살고지고


내일은 더 나아질 거라 믿고 또 의지하면서

부족한 오늘을 설거지하고 박박 문질러서

쨍! 하고 해뜰 날

마중 나가자. 너와 나 우리 함께!


IP *.70.7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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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7.11.23 00:34:32 *.128.229.81
써니야, 아프지 마라. 네가 챙기고 안아줘야할 사람들 많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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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11.23 07:56:32 *.72.153.12
써니언니, 과일이랑 고기 많이 먹고 힘내. 아프지말라구.
(종윤아, 얼른 써니언니 힘내게 고기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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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촌
2007.11.23 08:22:22 *.14.28.134
어제의 태양은 땅으로 내려와 숨고, 오늘 다시 하늘로 떠오릅니다. 따뜻한 녹차 많이 드시고 국선도를 해 보세요.항상 목도리를 하시고.... 위로와 격려를 담아....술 자주 드시지 말고...인터넷 많이 하시지 말고...쉬세요.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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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바다
2007.11.23 08:40:42 *.246.146.170
의사들이 가장 치료하기 힘들어 하는 사람은 의사라데요.
아는 게 많아서 오히려 겁을 낸다나요.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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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2007.11.23 09:16:24 *.231.50.64
그래.. 언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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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보이
2007.11.23 09:51:43 *.133.238.5
내가 써니님 글 본 것중에 젤로 허심탄회한 글...
몸이 아프면 껍질이 한꺼풀 더 벗겨지나보다...

근데...
"본격적으로" 늙으려나...?
이 구절에서 살짝 짜증났음...^^;;;;;;;;;;;

왜나면, 나도 요즘 부쩍 그런 생각에 시달리고 있는데...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셔서...ㅋㅋㅋㅋㅋㅋ

써니님,
아프지 마시고,
오늘처럼 지나치게(?) 솔직하지 않아도 좋으니,
언제나처럼 약간은 까칠하지만, 씩씩한 모습 원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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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보이
2007.11.23 09:53:30 *.133.238.5
글고보니, 팬도 많으셔~~ㅋㅋ
글 올린지 30분만에 댓글이 6개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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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2007.11.23 11:34:07 *.248.16.2
얼른 회복하시길 바래요. 건강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요즘들어 더 드네요.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고, 저도 한동안 앓고 났더니 아플 때와 안 아플 때 기분이 정말 다르더라구요. 써니님, 주말에 푹 쉬시고 얼른 회복하셔서 화이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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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곤
2007.11.23 11:38:54 *.233.240.194
북한산 우중산행할 때 짐도 제대로 못들고 얼마 오르지 않아 헥헥대던 누나가 생각나오. 이번 금산 꿈벗 모임 때도 약을 엄청 먹어대면서 끝까지 자리를 함께 하려고 하던 누나의 모습이 선하오. 안쓰럽고 마음이 아팠소. 누나, 몸 좀 신경쓰소. 누나한테 늘 말한 것처럼 오기는 한계가 있다우. 누나 몸은 홀몸(?)이 아니오.

뭐 말하슈, 내 맛난 것 기꺼이 사드리고, 노고지리의 찻잔 기타치며 불러드리다. 가슴에 훈훈한 군불을 때주고 싶소.

누나, 차분하지 않아도 되고, 지치지 않은 오버를 계속 보여줄 방도나 찾아보시오. 서투르고 모나고 에둘러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게 인생아니겠소. 인간관계에 정답이 어디 있소? 그저 따뜻하게 가슴을 열고 이해하면서 세월을 쌓아가는게 그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것을. 누나, 기운내~ 화이팅~ 빠샤~ 앗싸~ 꿍따리샤바라~ 달리다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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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2007.11.23 12:57:38 *.248.64.239
써니님 마음 나누기 잘 받았습니다.
마음도 잘 다독여야하지만 몸도 잘 돌봐야겠습니다.
훈훈한 아름다움 가득한 삶에 반했습니다.
아플만큼 아팠으니 이젠 건강한 예전의 모습으로 빨리 돌아오소서 소장님 말씀데로 써니님께서 돌봐줘야할 저같이 불쌍한 영혼들이 많이있잖아요. 그많은 아픔을 가지고서도 환한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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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1.23 13:42:44 *.75.15.205
사부님, 늘 그런 걸요, 뭘. 너무 심려를 끼쳐드리나 봐요. 죄송합니다.

정화야, 내가 향산의 고기를 못 얻어먹어서 그런 것 눈치 챘냐? ㅋㅋ

유촌님, 자꾸만 탈렌트 유인촌님이 생각나요. ㅎㅎ 호가 멋져서 더 호감 사시겠어요. 살림살이 솜씨가 여간 아니셔요. 글 보며 배울께요.

국선도는 정말 배우고 싶어요. 언제 기회가 닿으면 생각해 봐야겠어요.
심신 수련과 체력을 동시에 강건하게 할 수 있다고 들었거든요.

파란바다님, 의사들이 꼭 암결려 죽곤 하더라고요. 우리 병원에서는 단박에 수술대에 눕힐 것 같아서 다른 병원에 가서 검진했다지 뭐에요. 원장님 아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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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2007.11.23 14:06:21 *.187.230.143
언니! 나도 언니의 넘치는 사랑 좀 받고 싶은데..
나한테까지 닿게 더 많이 좀 흘려 봐요 ㅋㅋ
미흡해도, 초라해도, 서툴러도 괜찮아요.
딴 사람들은 죽어라 노력해도 갖기 힘든
넘치는 관심과 사랑과 연민을 언닌 갖고 있잖아요.
다른 분들이 처방해준 대로 잘 따라하셔서
감기 뚝 떼 버리세요~ 그리고 사랑흘리기 얼렁 시작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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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2007.11.23 17:17:39 *.70.72.121
지혜야, 올 한 해는 너에게 참 의미 있는 소중한 해로 기억될 것 같아.

점점 숙녀가 되는 너를 보면서 당참보다 우아해지는 모습이 이쁘더구나. 그렇게 이쁜 줄 미처 몰랐네. 앞으로도 많이 기대할께. 너의 싱싱하고 짱짱한 꿈을 활짝 펴고 실컷 날아보기를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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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보이
2007.11.23 18:47:45 *.133.238.5
짐 들어와 추가 덧글보니, 덧글 숫자가 13...
13... 왠지 싫은 숫자..
아무 이유없이 걍 싫어서...
그거 없애려고 다시 덧글 한개 다는 이 괴팍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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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1.24 07:13:12 *.70.72.121
푸하하. 여튼...
그랬군요. 13개의 금요일 이었군요. 근데 13이 왜 싫어요?
무슨 뜻일까? 무언가를 찾고 있군요.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고 더디게 이루어질 때가 더러 있어요. 앙상하게 가지를 들어내는 나목의 허전함이 느껴지네요. 그렇게 찬바람 눈보라 이겨내고 난 후에,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파란 잎을 돋우며 또 한껏 흐드러질 가지들이잖아요.

삶이 만만치는 않지만 우리 같이 힙내고 열심히 노력해나가면서 더 나은 공연, 더 나은 글 쓰기 모두 함께 해 나가죠.

너무 폼 잡지 말고(?) 글 한번 올려주시죠. 아직도 욕심 많이 가지고 있나보다. 저처럼 푼수 한번 되보는 것 어떠세요? 벗들이 불쌍히 여겨 주거든요.

그래서 또 하루 살고, 새롭게 시작하고, 역시 우리라는 생각하며 "따로 또 같이" 함께 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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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보이
2007.11.25 14:21:21 *.133.238.5
폼 잡는게 아니고 글 재주가 없어요...ㅋㅋㅋ
여기 글 쓰시는 분들 , 늘 부럽습니다.
몸은 좀 좋아지셨는지...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세요...
조만간 뵈어야 할 텐데, 함성 모임 정모 공지가 없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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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보이
2007.11.25 19:08:51 *.133.238.5
쫌전에 위에 올린 댓글달고나서, 쫌 심심해서...
바람도 쐴겸 할리를 타고 나갔었습니다.

여행자님과 통화를 하고, 간만에 포근해진 날씨 덕에
아주 상쾌한 라이딩을 즐기며 신림동에 가서,
고시촌에서 방황(?)하고 계시던 여행자님 만나서 커피 한잔 나누고 왔습니다...^^;;;;

여행자님을 통해 단장님과 지혜님이 준비중이신 함성 정모 얘기도 전해들었습니다...

그래서, 일정이 맞는다면,
강의 끝나고 제가 뒷풀이 공연을 하는 건 어떨지...제안을 하였습니다...

써니뉨,
공연하게되면 이번엔 꼭 오셔서 박수 좀 쳐주시고...
김밥만 보내시지 마시고...ㅋㅋㅋㅋ
암튼, 일정이 맞으면 좋겠는데...ㅜ.ㅜ

아~~~ 노래하고 싶당...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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