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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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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 수 0
2007년 11월 26일 07시 56분 등록
그리 짧지 않은 세월이 흘러갑니다.
나라는 사람이 태어나서 그냥 저냥 잘 자라오다
한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고 투닥거리고
옥신각신, 알콩달콩 살아 온지가 10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근 10여일을 두통과 메스꺼움이 내곁을 떠나지
않고 머무릅니다.
울 엄마 생각이 났어요.
마흔 여섯...
뇌종양으로 3년을 고생하시다 떠나신 나이입니다.
엄마와 기질적으로나 성격 외모가 많이 닮은 나는
겁이 덜컥 납니다.
그리고 밤마다 생각합니다.

'내가 만약 엄마를 닮았다면 내게 남은 시간이
고작 7년 남짓....'

남들이 친정엄마와 아이를 안고 가는 가는 걸 보면
샘이 나서 막 째려 보았습니다.
엄마 환갑이라고 가족 파티를 한다고 하면
그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엄마와 함께 쇼핑하며 엄마 옷 한벌 사드리는 것이
제 작은 꿈이었습니다.

이젠 우리 아이들이 자라
고사리 손으로 설겆이를 돕고
어느새 큰 딸은 여드름이 이마에 송송 맺혔습니다.

이렇게 계속 되는 두통에
우리 아이들 생각이 엄마생각보다 더 납니다.

딸이 둘...
내가 받은 서러움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선
적어도 30년은 더 살아야 합니다.

엄마가 되고 깨달았습니다.
울엄마는 우릴 두고 어떻게 눈을 감으셨을까?
생각만 해도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아프고 보니


더 그립습니다.

IP *.233.240.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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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1.26 08:06:36 *.70.72.121
30 년이 뭐에요. 아직 한껏 더 사셔야죠.
동물이 제 나이를 살다가 죽는 것이 자기 성장의 5배, 그래서 인간은 125살까지는 넉근히 살아야 하고 살 수 있대요. 그 생물적 한계를 당연히 극복하는 것이 오늘날의 과학이고 의학이네요. 멀지 않은 것 같아요. 다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가 늘 관건이겠지요.

내가 보살피지 못한 그 어미의 속까지 그대는 잘 나누어 주세요. 그래서 당신 삶이 이쁘고 돋보이고 좋은 거잖아요. 그래야 나도 당신들과 더불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을 거잖아요. 서로 나누고 도우며 협동하는 가운데 삶을 음미하고 깨우치게 될테니까요. 돌아가신 어머님의 몫까지 두 배로 세 배로 건강히 지켜주세요. 당신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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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장
2007.11.27 02:17:04 *.180.230.203
`계속되는 두통과 메스꺼움' 이라는 표현을 보니 건강이 좋지 않으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병원을 한 번 찾아 보심이 좋을 듯 하네요.

써니님께서 벌써, 건강한 자신감을 그리움님에게 나누어 드렸네요.
용기를 잃지 마시고 정면 승리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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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2007.11.29 04:48:29 *.70.72.121
여자, 아내, 엄마, 그리고 딸...
대게 조물주가 참 신기하게 만들어 놓은 이 법칙? 안에서 우리가 살아요.
늘 다람지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에서 과연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가꾸고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항상 의문이 들어요. 남들은 잘만 하는 것 같은데...

여자면서 아내이면서 엄마이고 딸이지만,
여자는
아내는
엄마는
그리고 딸은 정작 어디에서 가장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꽃피우고 싶은 걸까요. 또한 어느 곳에 있는 걸까요.

당신을 이뻐하고 당신을 만나 이야기하며 당신을 꺼내세요.
숨죽은 내가 없는지,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 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그러자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겠는지...

오늘 아침 당신과 함께
당신을 응원하는 것이 내 삶이라는 것을 공감하며
우리 그렇게 시작해요.

좋은 날들 위해서 함께 지켜가는 그런 벗이 되자고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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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2007.11.29 15:59:30 *.233.240.194
한의원 가서 침 맞고 약 받아 오고,
뒷목과 어깨, 등이 뭉쳐서 혈액 순환이 안돼 그런것 같다며
뜨거운 샤워 물로 계속 맛사지 하라 해서 며칠 그렇게 했더니
한결 나아졌어요.
어제부터는 메슥거림도 없어지고요.

조금만 신경을 쓰면 다시 골이 띵한게 아무래도 스트레스성 맞는거 같아요.

엄마랑 저는 달랐으면 좋겠어요. 전 남들만큼만 살다 가고 싶어요.ㅎㅎ

써니언니, 함장님, 그리고 다시 써니언니님 (?)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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