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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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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2일 15시 58분 등록

'기술이란 무엇입니까? '
'자신의 몸을 다양하고 섬세하게 다룰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전략이란 무엇입니까?'
'상대와 상황에 따라 가장 적절하게 대처하는 기술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럼 전술은 무엇입니까?'
' 어떤 순간에 필요한 최적의 하나를 아는 것이다.
전술은 판단이며 선택인 동시에 결정이며 행동이다.
그것은 한 순간에 동시에 이루어진다.'

'그 하나 속에는 개인의 모든 역사와 미래가 있다. '


1

이 그림은 자연의 미시적인 물리적 현상들이 거시적인 집합체로서의
질서정연한 움직임을 이루는 법칙들에 관한 전문서적 ‘시너제틱스’의
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그림이다.
처음 이 그림을 보았을 때 ‘이 그림이 왜 여기에 있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지?’ 하고 의아해 했다. 그러나 그림을 볼 때마다 처음과는
달리, 보면 볼수록 현상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요소들의 속성과 그 것
들의 관계를 한 눈에 알게 하는 ‘탁월한 상징’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 형이상학적 이미지를 주는 그림은 부분과 전체의 개념과 속성과
관계의 의미를 시사하고 있다. 물리자연의 세계에 있어서 부분과 전체의
관련성은 보다 더 역동적이다. 이 그림은 확실히 전체가 일차적이며 일단
전체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이해하고 나면 최소한의 부분들의 속성과
상호작용의 관계를 알 수 있다

환원론적인 고전물리학에서는 부분의 성질과 형태가 전체의 그것을
결정하는 반면 상대론적인 양자물리학에서 부분의 형태를 좌우하는 것은
전체다.

*** 시너제틱스(Synergetics)

시너제틱스는 물리학, 공학, 화학, 생물학, 생태학 등의 분야에서 비평형
상변이나 미시적인 차원의 부분들이 거시적 차원에서 집합적 구조를
형성하는 것과 같은 어떤 자연물리적인 시스템에 공통된 작용원리와
효율적인 접근방법을 연구하는 분야로 독일의 물리학자 하켄(Haken)에
의해 창시되었다. 비평형 상변이란 예를 들자면, 물에 열을 가해도 액체
상태로 있다가 어느 순간에 갑자기 기체로 변화하는 현상과 같은 것이며
미시적인 차원의 부분들이 거시적 차원의 집합적 구조 형성한다는 것의
예를 들자면, 사람은 팔의 근육 한 가닥은 움직일 수 없지만 팔을 펴거나
구부리는 것과 같은 수많은 근섬유를 군으로 하여 일관되게 움직일 수 있는
기능같은 것이다.


2

처음 위 그림을 보게 되면 과일, 곡식, 채소와 꽃들의 종합으로 보지
않는다. 그런 부분들의 속성과는 다른 전체로서의 형상 즉 인디언 추장을
얼굴을 먼저 보게 된다.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과일과 곡식들이
보이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하나 는 우리가 항상 전체를 먼저 보게 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속성과 역할은 동시에 존재하고 전혀 다른 기능이라는 것이다.

전체란 단순히 부분들의 집합 (이것을 가산적 총화라고 말한다.)이 아니다.
그것은 전체에 의해서 규정지어지는, 즉 부분들의 관계와 질서에 의해서
결정되어진 역할들의 총합으로서 형이상학적 전체이다.
속성(독립된 부분의 개별적 기능)과 역할(전체로서의 부분의 역할)은
동시에 존재하지만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둘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상보적으로 존재한다

예를 들어 그림의 코에 해당하는 배(pear 서양 배는 이렇게 생겼다) 는
배의 맛과는 전혀 상관 없지만 그 크기나 모양은 전체로서의 역할에 영향을
미친다. 거꾸로 놓이거나 너무 크거나 작거나 혹은 상해서 문드러졌다면
역할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또 그 속성 때문에 눈이나 눈썹의 역할을 할
수는 없다.

3. 은유적으로

만약에 전체가 하나의 조직이라고 한다면
하위 구성원인 사원이나 관리자의 역할은 개인의 능력과 무관하게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저 단순히 전문성이나 TO (table of organization
; 인원편성표)에 따라 분배한다.
학력, 자격증, 성격성향, 적성 면접과 같은 관찰을 통해서 역할을
결정하기도 하지만 초기에는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역할을 정해
놓고 대략으로 사람을 뽑아 분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초기에는 개인의 성격성향이나 능력보다는 다른 부서나 다른
역할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
그러다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개인의 역할은 재구성된다.
조직속에서의 역할의 기능과 그 역할로서의 속성 즉 전문적인 기능이
구체화되면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평가하게 된다.그리고 그에 따라
역할의 조정이나 재구성을 하게 된다. 부서간의 이동이나 승진쯤에
해당한다고나 해야 할까? 아니면 해직.?!

그런 의미에서 그가 어떤 성향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역할에 따른 관계에 얼마나 충실했는가도 중요하다.
평가는 개인보다는 조직의 필요성을 기준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4.

만약 전체를 개별적 관점에서 본다면,
하나의 주어진 과제나 당면한 상황들은 그에 따른 자신의 대처행동을
요구한다. 그러한 대처행동은 자기가 소유한 여러 가지 기능들을 적절하게
목적이나 목표(전체)에 따라 분배하고 그에 따른 역할로서의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아마, 학문적 개념으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절차지식(procedural knowledge)쯤에 해당할 것이다.
예를 든다면 주어진 업무에서 마감 시간 안에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완성하는 것이다. 그것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일에 대한 자신의 능력을 필요에 따라 효율적으로 적절하게 배분하여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대처능력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직원들은 자기가 만족할 수 없어서 마감시간을 넘기거나 완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과제가 요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기 보다는
과제에 요구되는 능력의 정도를 적절하게 판단하고 조절하는 데 실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상당히 많은 사람이 무능한 사람으로 전락하는 이유는 이에 기인한다.


5.

나아가 개별적인 능력(속성)과 전체에 따른 관계(역할)는 상호보완적이다.
능력이 부족하다면 전체로서 자신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제거될 수 있고
자신의 위치나 분수를 착각하면 인간관계나 업무수행에 있어서 혼란과
갈등이 야기되고 문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능력의 개발노력은 관계를
개선해 줄 수도 있고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능력을 개선
할 수도 있다.

삶이란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관계와 능력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 균형이 적절할 때 우리의 삶의 의미와 가치는 더 명확해질 것이고
정체성은 강화될 것이다.

6.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고객에게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시술서비스를
팔고있다. 사람이 상품인 우리의 고객서비스는 시술능력, 접객서비스,
그리고 사후 관리능력의 균형 잡힌 전체성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것의 긍정적인 결과로서 고객 만족은 재구매를 위한 재방문으로
증명되어 진다.
고객서비스는 전체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할에 따라
자신들의 기능을 성실하게 수행할 때 균형 잡히고 긍정적으로 성취되어질
수 있다.
자기정체성(배)에 의해 형성되는 삶에 대한 개인의 태도와 소속된 조직의
사회정체성(코)에 의해 형성되는 직업으로서 일에 대한 역할 수행의 태도는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만큼 균형 잡혀 있는가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 조직의 시스템은 역할들의 관계와 질서를 규정지어주고
가치공유는 구성원의 개별적인 속성에 전체적 이미지를 불어넣어 주는 것과
같다.

조직에 있어서 인력의 이탈과 분쟁의 원인은
임금수준, 근무시간, 구성원간의 갈등, 비전의 상실과 같은 것으로
구체화되지만 그것은 지극히 피상적인 것이다.
더 본질적인 원인은 삶과 일에 대한 태도의 공통분모인 가치와 의미의
균형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IP *.131.1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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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2.01 18:46:21 *.70.72.121
거기 너무 비싸요.ㅋ

부분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혀부분인 데 딸기였군요.

그림을 보자마자 정화 생각이 났다죠. 이미지에서... 많은 상상력과 독특함 때문인가?

날로 컴을 다루는 솜씨가 늘어가시는 군요. 그림이 있으니까 훨씬 좋고 이해가 빨리 되고.

장파의 동양과 서양 그리고 미학을 읽고 있는데 너무 어려워서 골이 지끈~ "과제에 요구되는 능력의 정도를 적절하게 판단하고 조절하는데 실패한 것" 인가 봅니다.^^

글이 날로 좋아지십니다. 역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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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명식
2007.12.02 11:05:12 *.55.214.10
어디선가 본 듯한 글인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최근에 읽은 [생각의 탄생]에서 나온 부분이군요. 정말로 좋은 책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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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7.12.02 15:54:27 *.131.127.35
제가 쓴 글을 보고 생각의 탄생을 떠 올리셨다니... 고맙습니다.
저한테도 spark of genius 있다는 말로 해석하겠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생각의 탄생’의 내용은 생각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아마도 ‘창작의 탄생’이나 ‘천재적 발상의 구체화’라는 말이 더 합당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창작의 전제는 상상이지만 이 둘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창작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운좋은 발견이 필요할지도 모르나, 이 발견을 온전히 현실화하는 것이 창작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은 반드시 구체적인 형태를 지녔다고 할 수 없으며 실체를 가진다고도 볼 수 없다. 하지만 창작은 실행과 분리해서는 생각 조차 할 수 없는 법, 고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창조적인 상상이다. 그것만이 우리를 관념의 단계에서 현실의 단계로 나아가게 해줄 것이기에.
-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음악의 시학) 중에서 -

저자가 스트라빈스키의 말을 인용해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책의 내용은 심리생물학적 기능 - 책에서 도구라고 말하는-을 통해서 구체화되어 실체를 만들어 내는 과정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많은 설명이나 역사적인 증거들은 저자가 생물학자이고 역사학자여서인지 그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용들은 인지 심리학적 관점에서 지각 기능에 관한 것입니다.... 뇌기능의 연합능력에 관한 지식을 알고 있으면 읽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그리고 형태심리학 (게슈탈트 심리학)에 관한 개념들을 알고 보시면 매뉴얼 현장 사례집 같은 느낌이 드는데 책 내용의 사례가 좀 구체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될 것 입니다.

저자가 생물학자여서인지는 몰라도 창조의 영역을 전통적인 사고(생각)의 영역인 언어적인 영역을 넘어서 더 포괄적인 감각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언어가 아닌 다른 감각들 즉 심리생물학적 기능들이 어떻게 사고에 영향을 미치고, 세계가 개인에게 구체화 또는 조직화되는가(창조) ..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죠..

대부분 사람들은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라고 하면 언어적으로 사고를 통해서 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발상 자체는 언어적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이 잘 증명해주고 있는 듯 합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살아가는 동안 대부분 언어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감각들을 언어로 전환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감정이나 감각 태도 같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서적인 차원의 문제에서는 적용이 잘 안 됩니다. 또 아주 짧은 시간에 발생하거나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잘 적용이 안됩니다. 생각할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에 대부분 우리는 다른 도구를 사용합니다 본능, 충동, 반사, 습관 같은 거 말입니다 대개는 ‘무의식적으로...’ ‘섬광처럼 스치듯이’ 라고 말하죠... 당연히 의식이 없으니 언어가 없겠죠.. -

말이 길어졌군요.

은유적인 표현은 추상적인 전술이나 전략을 설명할 때 아주 효과적입니다. 언어 자체로는 전달이 안되는 것을 언어적인 방법으로 전달할 수 있기때문입니다. 물론 상징적인 그림이나 도식을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이지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써니...

아름다움은 돈으로 환산되지 않소
그것은 가치로 환산되는 거 알지요?

창조의 이면에는 항상 기억이 있고 기억은 그 배경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 자세히 관찰하면... 알제... 그 사람의 생각의 전체성을...
골도 훈련이 많이 필요하거든... 지끈지끈 한거... 근육이 탱탱해지는거나 같제... 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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