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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15일 22시 45분 등록
어제는 누군가와 심한 언쟁을 벌이고,
기분이 좋지 않아 술을 먹었는데,
술기운인지 억울함인지 집에 도착하여 아내 앞에서 울컥 눈물을 쏟았습니다.
제 눈에서 그렇게 많은 눈물이 나올 줄 몰랐습니다.

다음날 창피한 느낌도 잠시,
정말 어느 정도는 후련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카타르시스인가요? 정말 신기했습니다.

아내가 내 편이 되어 그를 욕해준 것도 놀랍고, 감사합니다.
저는 과거에 그렇게 하지 못했던거 같아요.

저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도 똑같이 생각하고
저는 한방 날라오겠다고 느낄 만큼 위협을 받았는데,
그도 내가 기분 나쁘게 대한 답니다. 평행선.

머리로는 우리 둘다 서로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가슴으로는 그것이 안되는 거지요.
정답은 안보입니다.

사실 오늘 이곳에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싸움의 내용이 아니라,
아내 앞에 울고 나서의 놀라운 체험입니다.
출근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관계의 회복을 위해서라면, 그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나 정말 그런 사람아니라고, 믿어달라고.
체면, 자존심 이런거 아무것도 아닌것 같습니다.
아내, 가족, 어린 아들... 이들을 생각하니 못할게 없습니다.

또다시 눈물이 나려합니다. 정말로.
그렇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다시 깨달았습니다.
제가 원래 눈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억울할 때... 와락 많이 쏟았던 것 같습니다.
예전의 나를 다시 찾은 것 같아 좋기도 합니다.

기분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IP *.183.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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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1.16 01:01:01 *.70.72.121
다행이고 잘하셨네요. 좋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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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2008.01.16 14:48:39 *.123.215.74
써니님은 여전히 부지런하시고, 왕성하시네요.
아내가 무릎 꿇지 말랍니다. 엉뚱하게 다른이에게 떠벌일 수도 있답니다. 맞는 말 같습니다. 제 의도는 대다수 인간은 화해를 하지만, 속으론 여전히 앙금이 남죠. 겉으론 서로 이해한다고 하지만 속으론 여전히 아니죠. 일단 제가 옳지 않았다거나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안하다는 뜻은 진심으로 전하고 싶은데, 그 사람 가슴에 와닿지 않을 거 같아서 뭔가 특별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 건데, 제 뜻대로만 되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어제는 그 사람과 친한 다른 분들통해 제 마음을 전달하였고, 오늘 그 사람과 한잔하기로 했습니다. 셋이서. 서로의 입장을 좀더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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