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정화
- 조회 수 1778
- 댓글 수 3
- 추천 수 0
배가 고팠다. 저녁 먹을 시간이다.
속이 탄다. 허억.
옷을 챙겨입고 집을 나선다. 진눈개비가 내린다.
시장통을 지나 꽃집엘 간다. 가는 길목에 보는 순대 떡볶이 튀김은 안중에 없다. 내 배고픔은 먹을 것으로 채워지는 게 아니다.
눈이 오는 저녁 해질 무렵. 이 시간에 원래 사람이 많던가?
꽃을 든 사람이 몇몇 보인다. 어딘가 학교의 졸업식이 있었나 보다.
뚜벅뚜벅 시장골목을 지나 꽃집에 다다라 유리창에 코를 박는다.
졸업시즌이라 꽃이 비쌀 것 같다. 주인에게 물으니 향이 좋은 꽃을 추천한다. 색깔이 예쁜 작은 카네이션 다발을 추천한다.
내 눈에는 온통 장미만 보인다.
'저기 저거 주세요.'
'피해라라고 일러줘도 그러네.'
그러게 꼭 이런 날 더 땡기더라.
집에 나 말고 살아있는 뭔가를 데려다 놓고 싶다.
장미의 가지를 정리해 주며 꽃집 주인은 말한다. 이 꽃 이름이 '텔미'예요.
누군가와 같이 밥을 먹고 싶다.
허억-. 여전히 눈은 내리고, 사람들은 저녁거리를 사서는 돌아간다.
깊게 숨을 쉰다.
장미가 내 깊은 숨을 먹어줄 것 같다.
.
.
.
.
엊그제 사다 꽂아둔 장미 꽃잎이 조금 벌어졌다.
장미는 내일 쯤이면 내게 말을 걸 것 같다.
IP *.180.46.15
속이 탄다. 허억.
옷을 챙겨입고 집을 나선다. 진눈개비가 내린다.
시장통을 지나 꽃집엘 간다. 가는 길목에 보는 순대 떡볶이 튀김은 안중에 없다. 내 배고픔은 먹을 것으로 채워지는 게 아니다.
눈이 오는 저녁 해질 무렵. 이 시간에 원래 사람이 많던가?
꽃을 든 사람이 몇몇 보인다. 어딘가 학교의 졸업식이 있었나 보다.
뚜벅뚜벅 시장골목을 지나 꽃집에 다다라 유리창에 코를 박는다.
졸업시즌이라 꽃이 비쌀 것 같다. 주인에게 물으니 향이 좋은 꽃을 추천한다. 색깔이 예쁜 작은 카네이션 다발을 추천한다.
내 눈에는 온통 장미만 보인다.
'저기 저거 주세요.'
'피해라라고 일러줘도 그러네.'
그러게 꼭 이런 날 더 땡기더라.
집에 나 말고 살아있는 뭔가를 데려다 놓고 싶다.
장미의 가지를 정리해 주며 꽃집 주인은 말한다. 이 꽃 이름이 '텔미'예요.
누군가와 같이 밥을 먹고 싶다.
허억-. 여전히 눈은 내리고, 사람들은 저녁거리를 사서는 돌아간다.
깊게 숨을 쉰다.
장미가 내 깊은 숨을 먹어줄 것 같다.
.
.
.
.
엊그제 사다 꽂아둔 장미 꽃잎이 조금 벌어졌다.
장미는 내일 쯤이면 내게 말을 걸 것 같다.
댓글
3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99 | 나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 김이미나 | 2010.02.13 | 2065 |
1998 | 매일쓰기8 경쟁력(동기부여) | 인희 | 2010.07.22 | 2065 |
1997 | 영화 유통에 대한 단상 [1] | 강현 | 2013.10.02 | 2066 |
1996 | [58] 사랑앓이 [17] | 써니 | 2007.11.23 | 2067 |
1995 | 여행과 시 - 몽골 이야기 | 구본형 | 2004.08.03 | 2068 |
1994 | [8기 연구원지원] 1주차칼럼 – 나에게 역사란 무엇인가 | 펄펄 | 2012.02.19 | 2068 |
1993 | 명량해전처럼 준비해 승리하고픈 분 없나요? [8] | 희망빛인희 | 2013.11.19 | 2068 |
1992 | 그 남자 간스끄 - 몽골 로맨스 [1] | 구본형 | 2004.08.03 | 2069 |
1991 | 사랑이란 이름의 책 (노년) [6] | 김용빈 | 2008.03.24 | 2069 |
1990 | [영원의 시 한편] 가을 | 정야 | 2014.10.23 | 2069 |
1989 | OFF수업 7월, 나를 만들어 온 경험들(수정본) [7] | 윤인희 | 2010.07.13 | 2071 |
1988 | 첫번째로 화해를 하였는데요... [2] | 김신웅 | 2011.11.23 | 2072 |
1987 | -->[re]견우와 직녀 [4] | 용성이 | 2003.08.08 | 2073 |
1986 | 유기적관계의행복이 넝쿨째 만들어지는 과정 [1] | 사랑의기원Report6 | 2005.02.13 | 2074 |
1985 | 4박5일의 44번국도를 따라 도보여행 | 길(道)의기원 | 2005.08.07 | 2074 |
1984 | 딸기밭 사진편지 55 / 청첩장 [1] | 지금 | 2010.07.16 | 2074 |
1983 | [8기예비_학이시습]나는 누구인가? [4] | 학이시습 | 2012.02.27 | 2075 |
1982 | [8기 예비 연구원] 시집의 서문 (서른 세개의 열쇠) -장재용- [3] | 장재용 | 2012.03.12 | 2075 |
1981 | [버스안 시 한편] 치자꽃 설화 | 정야 | 2014.09.02 | 2075 |
1980 | [66] 허접스런 미물들의 아우성 [9] | 써니 | 2008.01.22 | 20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