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정화
- 조회 수 2355
- 댓글 수 3
- 추천 수 0
배가 고팠다. 저녁 먹을 시간이다.
속이 탄다. 허억.
옷을 챙겨입고 집을 나선다. 진눈개비가 내린다.
시장통을 지나 꽃집엘 간다. 가는 길목에 보는 순대 떡볶이 튀김은 안중에 없다. 내 배고픔은 먹을 것으로 채워지는 게 아니다.
눈이 오는 저녁 해질 무렵. 이 시간에 원래 사람이 많던가?
꽃을 든 사람이 몇몇 보인다. 어딘가 학교의 졸업식이 있었나 보다.
뚜벅뚜벅 시장골목을 지나 꽃집에 다다라 유리창에 코를 박는다.
졸업시즌이라 꽃이 비쌀 것 같다. 주인에게 물으니 향이 좋은 꽃을 추천한다. 색깔이 예쁜 작은 카네이션 다발을 추천한다.
내 눈에는 온통 장미만 보인다.
'저기 저거 주세요.'
'피해라라고 일러줘도 그러네.'
그러게 꼭 이런 날 더 땡기더라.
집에 나 말고 살아있는 뭔가를 데려다 놓고 싶다.
장미의 가지를 정리해 주며 꽃집 주인은 말한다. 이 꽃 이름이 '텔미'예요.
누군가와 같이 밥을 먹고 싶다.
허억-. 여전히 눈은 내리고, 사람들은 저녁거리를 사서는 돌아간다.
깊게 숨을 쉰다.
장미가 내 깊은 숨을 먹어줄 것 같다.
.
.
.
.
엊그제 사다 꽂아둔 장미 꽃잎이 조금 벌어졌다.
장미는 내일 쯤이면 내게 말을 걸 것 같다.
IP *.180.46.15
속이 탄다. 허억.
옷을 챙겨입고 집을 나선다. 진눈개비가 내린다.
시장통을 지나 꽃집엘 간다. 가는 길목에 보는 순대 떡볶이 튀김은 안중에 없다. 내 배고픔은 먹을 것으로 채워지는 게 아니다.
눈이 오는 저녁 해질 무렵. 이 시간에 원래 사람이 많던가?
꽃을 든 사람이 몇몇 보인다. 어딘가 학교의 졸업식이 있었나 보다.
뚜벅뚜벅 시장골목을 지나 꽃집에 다다라 유리창에 코를 박는다.
졸업시즌이라 꽃이 비쌀 것 같다. 주인에게 물으니 향이 좋은 꽃을 추천한다. 색깔이 예쁜 작은 카네이션 다발을 추천한다.
내 눈에는 온통 장미만 보인다.
'저기 저거 주세요.'
'피해라라고 일러줘도 그러네.'
그러게 꼭 이런 날 더 땡기더라.
집에 나 말고 살아있는 뭔가를 데려다 놓고 싶다.
장미의 가지를 정리해 주며 꽃집 주인은 말한다. 이 꽃 이름이 '텔미'예요.
누군가와 같이 밥을 먹고 싶다.
허억-. 여전히 눈은 내리고, 사람들은 저녁거리를 사서는 돌아간다.
깊게 숨을 쉰다.
장미가 내 깊은 숨을 먹어줄 것 같다.
.
.
.
.
엊그제 사다 꽂아둔 장미 꽃잎이 조금 벌어졌다.
장미는 내일 쯤이면 내게 말을 걸 것 같다.
댓글
3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4109 | 인생을 조각하다. | 빈잔 | 2024.10.26 | 1092 |
| 4108 | 눈을 감으면 편하다. [1] | 빈잔 | 2024.10.21 | 1137 |
| 4107 | 노력하는 자체가 성공이다 | 빈잔 | 2024.11.14 | 1140 |
| 4106 | 얻는것과 잃어가는 것. | 빈잔 | 2024.11.09 | 1150 |
| 4105 | 돈 없이 오래 사는 것. 병가지고 오래 사는것. 외롭게 오래 사는 것. | 빈잔 | 2024.10.22 | 1206 |
| 4104 | 길어진 우리의 삶. | 빈잔 | 2024.08.13 | 1211 |
| 4103 | 늙음은 처음 경험하는거다. | 빈잔 | 2024.11.18 | 1260 |
| 4102 | 상선벌악(賞善罰惡) | 빈잔 | 2024.10.21 | 1286 |
| 4101 | 문화생활의 기본. [1] | 빈잔 | 2024.06.14 | 1329 |
| 4100 | 선배 노인. (선배 시민) | 빈잔 | 2024.07.17 | 1458 |
| 4099 | 꿈을 향해 간다. [2] | 빈잔 | 2024.06.25 | 1527 |
| 4098 | 신(新) 노년과 구(舊) 노년의 다름. | 빈잔 | 2023.03.30 | 1891 |
| 4097 | 가장 자유로운 시간. | 빈잔 | 2023.03.30 | 1897 |
| 4096 | 나이는 잘못이 없다. | 빈잔 | 2023.01.08 | 1933 |
| 4095 | 편안함의 유혹은 게으름. | 빈잔 | 2023.04.28 | 1942 |
| 4094 | 1 % [2] | 백산 | 2007.08.01 | 1947 |
| 4093 | 이런.. [1] | 김미영 | 2005.12.16 | 1951 |
| 4092 | 말리지 않은 책임에 대하여 [1] | 김나경 | 2007.03.24 | 1951 |
| 4091 | [71] 저절로 취해드는 불빛들 | 써니 | 2008.02.03 | 1952 |
| 4090 | 숙제 [3] | 자로 | 2006.09.08 | 195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