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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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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2일 23시 12분 등록
그러니까 그 사람은 자기 천복을 한 번도 좇아보지 못하고 산 셈입니다. 천복같은 것과는 상관없이 성공을 거두는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성공으로 사는 삶이 어떤 삶일까 한번 생각해보세요. 평생 하고 싶은 일은 하나도 못 해보고 사는 그 따분한 인생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나는 학생들에게 늘, 너희 육신과 영혼이 가자는 대로 가거라, 이런 소리를 합니다. 일단 이런 느낌이 생기면 이 느낌에 머무는 겁니다. 그러면 어느 누구도 우리 삶을 방해하지 못합니다. (222 p) 신화의 힘 (조셉 캠벨)

과연 나의 천복은 무엇일까? 내가 좋아 하는 일일까? 아니면 내가 잘하는 일일까? 그도저도 아니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좀 더 잘 할 수 있도록 하여 더 좋아하게 되면 그게 천복이 되는 것일까? 옛 성현들은 40을 불혹의 나이라고 했건만 30대의 마지막을 살아가는 지금도 천복이 무엇인지도 찾지 못한 나라는 존재는 참으로 불행하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건 40이 불혹이 나이였을 시대는 아마도 평균수명이 50에도 못미쳤을 때였으리라 짐작된다. 앞으로 살아야 할 날을 10년도 남겨놓지 못했는데 무슨 인생의 미혹함이 있으리요!)

하루하루를 쳇바퀴 돌듯 살다가 어느덧 40의 문턱앞에 서있는 지금도 그러한 의문은 하루도 뇌리를 떠나지 않고, 이렇게 살다가는 정말 나중에 죽음을 앞두고도 내가 하고싶은 대로 살지 못한 내자신을 뼈아프게 원망하게 되리라 생각하면 두렵기까지 하다.

그런 두려움 때문에 지난해를 마감하며 나를 위한 마스터스케줄을 짜게 되었다.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2-3년 기간 정도의 마스터스케줄을 짜고 그에 맞춰 업무를 진행했었는데, 그런 프로젝트 보다 몇십배 혹은 몇백배는 중요한 내인생에는 정작 마스터스케줄이 없다는 것이 최근의 깨달음이었다.

그과정에서 내 인생에 있었던 여러가지를 떠올렸다. 내가 진정으로 좋아했던 것이 무엇인지, 나를 흥분케 했던 것이 어떤 일이었는지...완성이 되지는 않았지만 대략적인 목표와 스케줄을 정하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고 이를 천복으로 삼아 평생 먹고살 거리로 만드는 게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사람의 행동과 사고를 결정하는 근본적인 動因은 '두려움'과 '욕망'이라고 한다. 이렇게 남이 정해준 대로 살다가는 내인생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나의 욕망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고자 목표를 정하고 스케줄을 짰지만 결국은 또 그 두려움이 앞을 가로막는다. 혹시 내가 너무 성급한 건 아닌지, 지금까지 내가 이루어 놓은 것도 무시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욕망을 좇다가 하루아침에 다 허물어 지는 건 아닌지...

이건 꼭 가진게 많아서 혁명을 두려워하는 자본가와 같은 꼴이다. 실상은 가진 것이라고 해봐야 몇 달을 버틸 수 있는 양식과 명함에 찍혀 있는 직함이 전부이면서 말이다. 조셉 캡벨의 말대로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 어쩌면 영웅의 기질이나 자격 같은 것이 우리에게도 있을지 모른다. 문제는 영웅은 난세에 나타나는 법! 우리의 영웅적인 기질을 찾으려면 혹독한 상황으로 우리 자신을 던져넣을 필요가 있다는 저자의 말에 100% 공감한다. 다만, 현재의 안락하고 편안한 안식처를 집어던져 버리고 나를 삭막한 광야로 내모는게 두려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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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3.03 02:57:41 *.70.72.121
뭐 그렇게까지 해야만 하겠어요. 지금도 천복 중일 테죠. 하지만 더 나아가는 것이 쉽지 않고 그 욕망이 있다면 훈련을 좀 해가는 것이 좋겠죠. 지금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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