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이한숙
  • 조회 수 1966
  • 댓글 수 3
  • 추천 수 0
2008년 3월 10일 04시 24분 등록
“내 학문은 이 책에서 시작해 이 책으로 끝날 것이다”

마침내 삼국유사 긴 레이스를 끝냈습니다.
두터운 책을 내려 놓으며 숨을 한 번 깊게 쉽니다.
즐거운 레이스였습니다.
내 옆에는 훌륭한 안내자, 고운기가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레이스는 즐거웠고,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이 생겼습니다.
‘내 학문은 이 책에서 시작해 이 책으로 끝날 것이다’
그는 20년 동안 삼국유사와만 달렸습니다.
그가 없는 삼국유사 레이스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저는 중간에 포기했을 것입니다.
그와 달리며 그가 이룬 아름다운 업적을 생각하였습니다.
한 사람이 자기 천복을 찾아 살 때,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주는 울림은 매우 큰 것입니다.
그의 얼굴에 줄리아 카메론이 겹쳐쳤습니다.

줄리아 카메론은 ‘아티스트 웨이’란 책을 통해 모닝페이지를 사람들에게 알린 작가입니다.
저는 오늘 아침 ‘아티스트 웨이’ 맨 앞장, 목차 바로 뒤의 글을 원서로 읽었습니다.
출간 10주년을 맞이하여 줄리아 카메론이 그간 걸어온 길을 회고하는 글입니다.
한국판(경당, 2007)에도 '10주년 기념 출판에 부쳐' 라는 제목으로 번역이 되어 있습니다.
약간 내용이 빠져 있지만 그 감동은 다르지 않습니다.
.
저는 작년 8월 말에 모닝페이지를 혼자 시작했습니다.
10월에는 몇몇 친구들과 연대해 함께 썼습니다.
지금은 다시 모닝페이지 2기를 조직해 쓰고 있습니다.
모닝페이지는 아침에 일어나 다른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의식 표면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따라 3페이지의 글을 손으로 써보는, 일종의 아침 명상입니다.
우리를 통해 밖으로 나오고 싶어하는 창조성을 꺼내주는 작업입니다.
노트와 연필만 있으면 누구든지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매우 간단한 툴입니다.
그러나 사람을 바꾸는 힘으로 치자면 그것은 결코 간단한 툴이 아닙니다.
카메론이 스스로 행하여 자신의 인생에 전환을 이룬 이 작은 하나의 방법이
자기 같은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그녀의 염원을 따라 전 세계에 퍼졌습니다.

고운기가 그랬던 것처럼, 카메론 역시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의 천복을 발견합니다.
그것은 28년 전 눈부신 오후 햇살 속에 뉴욕의 허드슨 강변을 거닐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녀는 모닝페이지의 영적인 매개(spiritual conduit)로 살아왔습니다.
우리 모두는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위대한 존재이며,
모닝페이지를 통해 위대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모닝페이지를 쓴다고, 그래서 창조성이 활짝 만개한다고
다 명성을 얻는 것은 아니지만 명예는 노력하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라고요.
Fame will come to some. Honor will visit all who work.

이 글을 읽고 저는 하루 종일 꿈을 꾸었습니다.
이 일에 소명을 느끼고 불꽃같은 에너지가 몰려오는 걸 보니
사람들을 돕는 일이 저의 전 존재를 통해 가장 보람있는 일이라는 걸
저 역시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그 동안 저는 모닝페이지를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들은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며, 주어진 삶을 좀 더 잘 살고 싶은 욕구가 간절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준비된 그들의 마음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그들 안에 이미 답은 다 있습니다.
모닝페이지를 쓰면서 그것을 함께 꺼내고,
부자유가 가득한 이 세상에서 시원한 생수 한 잔 마시듯
갈증을 덜며 그들이 한 걸음 한 걸음 자유를 향해 걸어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이 저에게도 구원이 될 것입니다.

카메론의 글에서 느끼는 감동은 그렇게 유명해진 이후에도 그녀가
자기의 명성에 흔들리지 않고 참으로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그녀의 그런 순수함은 모닝페이지를 통해 날마다 자기 마음의 거울을 닦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을 돕는다는 목표는 그다지 거창한 게 아니라고 믿습니다.
오늘 두 명의 인물이 분명히 제게 속삭입니다.
스스로 그 길을 잘 걸어가면, 다른 사람도 그 길을 잘 걸어오게 될 것이라고.
내가 먼저 열심히 걸어가는 것입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걸어가는 것입니다.
날마다 모닝페이지를 쓰는 것, 그것이 저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날마다 신선한 기운으로 내가 살아있지 않으면서 누군가를 돕는다는 건 위선인지 모릅니다.
IP *.51.218.156

프로필 이미지
써니
2008.03.10 09:41:16 *.70.72.121
<명예는 노력하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

저의 아버지께서는 당신께서는 명예로운 삶을 택하겠다고 우리들 앞에서 늘 말씀하시곤 하셨지요. 84의 전립선암투병 중이시지만 '탓'을 하지 않으시고 아쉬움도 별반 없이 그냥 받아들이시면서 일상에 최대한 참여하시지요.

노력하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명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프로필 이미지
오현정
2008.03.10 10:28:05 *.84.240.105
카메론의 글에서 느끼는 감동. "그렇게 유명해진 이후에도 그녀가
자기의 명성에 흔들리지 않고 참으로 자유롭다는 것"에 저도 마음이 머뭅니다.

시작할 때와 같은 열정과 순수함을 항상 지닐 수 있는 사람은 하루하루 인생을 성공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프로필 이미지
서지희
2008.03.10 12:31:06 *.38.102.209

님의 깨달음에 힘을 얻어 갑니다. 화이팅하세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