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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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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16일 19시 48분 등록
2월 어느날.
사장님:부서장들이 수고 많이 하는데 오늘 식사 함께 하지?
부서장들:우와~
사장님의 배려하에 식사를 하러간 장소는 서초동 00일식집. 정통 일식집이어서 내심 모두가 기대를 하였었는데 기다렸던 음식들은 조그만 종지속에 담겨진 말그대로 간에 기별도 안가는 감질맛 나는 음식들뿐. 코스 요리니까 조금더 기다리면 더좋은 음식이 나오겠지 라고 기대 하였으나 말그대로 그것은 생각뿐. 세상에 비싸기만 하고 제대로 식사도 하지못해 결국은 일식집을 나와서도 양이 차질않아 우리는 결국 한식집으로 2차를 갔던 웃지못할 일이 있었었다.
구본형 선생님의 ‘코리아니티’라는 책에서 지적을 하였듯이 일본의 대표되는 음식이 스시와 초밥 이라면 우리나라는 찌개와 비빔밥 나아가 부대찌개로 대표될 것이다. 규격화된 그릇 안에서 개인이 조금씩 덜어 먹는 일본식이 아닌, 함께 모여 서로의 아밀라아제(?)를 섞어가며 나누어 먹는 공동체의 관계문화인 것이다. 이를 보고 외국 사람들은 불결 하다고 표현을 하지만 이것이 바로 우리 문화의 발전 모뎀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화가 형성된 것이 우리의 예전 삶의 가난속에서 시작 되었다면 아이러니일까?
모두가 공감하는 어렸을적 시기. 추운 겨울에도 펌프로 물을 길어 커다란 솥에 물을 데우고 손을 호호거리며 서열순으로 세수를 부리나케 했던 기억. 새벽녘 연탄재를 갈기위해 졸린 눈을 비벼가며 일어나고 쓰레기차를 기다리기도 하고 하루는 연탄가스에 실려 혼절했던 기억. 전화를 걸기위해 종종걸음 달려 나가 공중전화 박스 앞에서 한참을 기다린 끝에 빨간 수화기를 들고 전화를 했던 기억 등. 생각해 보면 오래되지 않았는데도 우리의 생활은 엄청나게 변화 되었다.
그런 와중에 대가족이 함께 모여 찌게와 여러 음식을 비벼서 먹게되고 남는 음식들이 아까워 한꺼번에 끎여 먹게되는 부대찌개들이 탄생되게 되었다. 섞음의 문화. 섞는다는 것은 서로의 본질과 본질이 만나 통합하고 어우러져 시너지를 낸다는 것을 말한다. 나아가 그 시너지는 예상하지 못했던 더큰 결과를 파생 시키기도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서로의 상생을 누릴 수 있었고 생존할 수 있었다.
얼마전 출장길 KTX에서 나오는 배경음악을 들으면서도 이 섞음의 문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비틀스의 음악을 국악식으로 퓨전하여 만들어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그 참신함에서.

예전에 읽었었던 도서중 마커스 버킹엄. 도널드 클리프턴이 지은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이란 책이 있다. 자신만의 강점을 찾고 그것을 운영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 이었는데 기억나는 문구중에 하나가 ‘자기 계발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집중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스스로를 차별화시키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책의 지적이 아니어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런 섞음의 장점을 차별화되게 필연적으로 키워 나간것 같다. 그 또다른 예제가 빨리의 문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나자신도 놀라는 것이 자고 일어나면 건물이 세워지고 도로가 놓여지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물론 삼풍 백화점과 성수대교가 무너지는 등 폐단도 없질 않았지만 이정도로 우리나라가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던 점은 이 빨리의 문화덕택일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런 문화가 이룩된 배경에는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그 연유를 발견할 수 있을것 같다. 말그대로 우리나라는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수많은 외침을 당하였다. 그 외침속에서 우리 선조들이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폐허가된 상황을 하루빨리 회복하는 길이었으리라. 그리고 그 상황을 계속 마음에 담아두는 이상 그 절망을 이겨나가기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민족은 빨리란 문화도 있지만 빨리 잊어 버린다는 장점아닌 장점도 있다. 무너진 숭례문을 시민들이 벌써 잊어 버렸다는 자조석인 탄식의 소리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이 우리의 또다른 장점일 수 있으리라. 무너진 것은 무너진대로 다시 세우면 되는 것이고 더본질적인 본인의 일상사로 돌아가야 하기에.

섞음과 빨리의 문화를 살펴보는 가운데 나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고, 나아가 나의 강점들도 돌아볼 수 있었다. 거기에 발전적인 자신의 개발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할수도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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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3.16 20:37:14 *.36.210.80
복원이야 되겠지요. 문제는 600년이라는 시간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자각까지도 너무 쉽게 잊어버린다는 게 더 문제겠지요. 하지만 이미 업지러진 물이니 더 힘찬 노력으로 모두가 애를 써야하겠지요. 우리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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