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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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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29일 14시 31분 등록
어제는 한달전부터 상담을 시작한 아리따운 여성고객과 그녀의 10대 풍광을 함께 그리기 위해 만났다. 우리는 그동안 지나온 그녀의 히스토리를 나누었고 재능해석을 통해 그녀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남들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타고난 재능이 무엇인지에 대해 탐색해 왔다. 그리고 그런 기질과 재능이 힘차게 뛰어놀 수 있는 진정한 장인 '하고싶은 일'의 윤곽을 잡아내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고객과의 만남을 통해서 새롭게 시도한 것 중에 하나는 매번 까페같은 곳에서만 상담하던 관행을 깨고 그녀의 자취방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원룸토킹을 했다는 것이다. 그건 또 다른 색다른 경험이었고 고객과 재능세공사간의 심리적 간격을 한 뼘쯤 더 좁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녀가 내놓은 점심밥상은 푸짐한 산해진미는 아니었지만 다양한 밑반찬과 따뜻한 미역국이 갖추어진 그 무엇보다 훌륭한 정성스럽게 준비된 성찬이었다.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하느라 밥알이 튈까봐 신경도 쓰이고 물리적인 상담시간은 약간 줄었지만 그날 우리는 조금 더 편안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었으니 무엇이 부족하랴.

그런데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정확히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는 몰랐지만 그녀와의 네번째 상담일정이 스케줄 문제로 몇번 지연되면서 그 불안감은 증폭되었다. 10대 풍광을 함께 그리기로 약속했던 어제의 만남은 그래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나름 궁리를 많이 했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미래지향' 재능을 십성공력으로 끌어올려 임하기로 굳게 다짐을 했다. 그녀에게 이성적으로 다가서기 보다는 그녀의 가슴속 깊은 곳에 열정을 불러 일으키리라 마음 먹었다.

그녀가 미리 고민해서 '전략' 재능이 드러나는 노트에 정리한 몇몇 풍광은 순식간에 내 시선을 끌었다. 나의 직관이 이끄는대로 필 꽂힌 풍광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는데.. 그녀가 전하는 풍광의 느낌은 내가 기대헀던 것과는 사뭇 거리가 있었다. 지극히 이성적인 관점에서 풍광을 설명해 나가는 그녀의 말을 잠깐 멈추게 하고 이런 제안을 했다. 우리는 미래로 날아가 이미 우리가 주쳤던 눈부시도록 가슴벅차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회고하는 것이고 나는 그런 당신을 인터뷰하로 온 사람이다. 당신은 기억력을 더듬어 나에게 최대한 그 순간을 생생하게 이야기 해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센스있는 그녀는 바로 내가 원하는 모드로 전환했고 목소리 톤과 얼굴의 미소에서 살짝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는 서서히 풍광이 주는 마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녀가 던져준 풍광의 파편같은 흔적을 토대로 나는 궁금한 것들을 묻기 시작했고 순간순간 미래지향 재능의 메카니즘의 작동에 의해서 솟아나는 섬광같은 상상력을 그녀에게 인풋으로 던져주었다. 그녀는 예외없이 그것들을 요리해서는 내가 던져준 재료이상의 그림들은 술술 마법처럼 풀어놓아서 나를 즐겁게 해주었다.

한참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미래의 풍광을 설계하기 보다는 창조하는 몰입을 경험했고 훨씬 더 릴렉스한 상태에서 마음껏 우리 가슴속에 있는 열정을 뛰어놀게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기분좋아 하는게 생생하게 전해졌고 나 역시 너무나 즐거웠다. 우리는 몇 가지의 굵직한 풍광속에서 '하고싶은 일'에 대한 영감을 건져내기도 했고 '노는듯 예술하듯 호흡하는 삶'이라는 그녀 삶의 모토를 현재까지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압축적인 문장도 끌어낼 수 있었다.

상담을 해보면 항상 느끼는거지만 고객과의 호흡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질 때의 쾌감은 내가 이 직업에서 얻는 최고의 즐거움 중 하나임을 다시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우리앞에 기다리고 있는 풍광을 미리 맛보는 일이 이렇게도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일인지 정말 몰랐었다.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고객의 기질과 성향에 따라서는 풍광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나누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동안 내가 만난 모든 고객을 포함해서 나를 성장시키고 깨달을 수 있도록 해준 그녀에게 감사한다. 적어도 그들을 더이상 자기답지 않은 세상으로 쉽게 돌려보내지 않으리라. 그들 스스로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그들이 꿈꾸는 생생한 미래의 그림을 창조하는데 재능세공사의 힘을 최선을 다해 녹여내리라. 그래서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가 함께 이야기했던 풍광속 한가운데서 그들에게 진심을 담은 축하의 박수와 함께 속깊은 포옹을 나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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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은
2008.03.31 14:02:07 *.143.170.4
수 많은 분들에게,,,,진정한 자기만의 재능을,,, 찾아드리시는 형님~~멋쨍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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