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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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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5일 11시 43분 등록
오래된 새 길

1

한 길은 눈을 떠야 보이고
한 길은 눈을 감아야 보인다.

한 길은
고개를 넘어 학교로 가는 길이고
한 길은
시간과 공간을 지나 영원으로 가는 길이다.

한 길은
매일 밤 지친 몸으로 넘는
익숙한 길이고

한 길은
번뜩이는 순간에 넘는
언제나 낮선 길이다.

한 길은
생각으로 가득한
천태 만상이 되는 길이고

한 길은
텅 비어 있지만 가득한
있는 그대로 충만한
아주 오래된 길이다.

한 길은
기억이라는 것을 가지고
갔던 길을 따라 되돌아오지만

한 길은
깨달음을 통해
되 돌아 올 필요가 없는 길이다.

2

한 사랑은
멀리서 말없이 마주 선 채로
머리 속을 헤집고 나와
가슴을 태운다.

그 사랑은
눈이 열린 그 곳,
풀어 젖힌 가슴 위로
내미는 투박한 손 길로 온다.

그 사랑은
가리고 고르며 두리번거리고

불 꽃같은 정념으로

허공으로 흩어져서
기억할 수 없을
소리를
IP *.46.17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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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8.04.05 13:51:25 *.254.14.234
많이 안 다치셨는지요?
아직 한창 때니 괜찮지만<!>
골병도 자꾸 들면 안 좋을걸요.^^

댓글 한 줄 달기도 어려울 만큼 고차원적인
성렬님 글 읽을 때마다
"사람이란 정말 변하지 않는 존재구나~~" 싶었는데

오늘은 그 한결같음이 믿음직스럽네요.^^

언제나 한결같은 성렬님,
한결같이 좋은 봄날 맞이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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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4.05 22:25:48 *.131.127.68

한 선생님..

정강이 조금 까진 거,
제가 타고 다니는 차 한테 많이 미안하지요
녀석도 나 만큼이나 수술을 많이 한지라...

그래도 지하고 궁합이 잘 맞습니다.

그렇구요...

건강하시고 벗꽃 구경 댕겨오셔야 봄이 깊어지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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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장
2008.04.06 07:43:16 *.229.145.41
저런, 큰일 날 뻔 하셨습니다.
봄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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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4.06 14:15:56 *.131.127.83

함장님~

저승길이 좀 멀군요...
아적,, 때가 아닌가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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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4.06 22:25:25 *.36.210.80
윗 글이 어려버서 그냥 나가뻔질려고 했는디 차마 문디같이 덧글을 아니 달 수 없네.

몸까정 아프면 안 섧디요?
할 일도 많은 양반이 시시하게 골병들면 어디 쓰갔디요. 고물로라도 안 받아 주면 어쩔라고 그라시오.
빗길에 공연히 속도 내지 마시고 성질나부랑이 죽이듯 두 눈 확실하게 부릅뜨고 언제나 부드럽게 땅바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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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4.06 22:46:30 *.131.127.83

^^ 알았다. 문딩아... ^^

쌩쌩하니, 살아서 꿈 벗 전체 모임때.. 보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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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8.04.07 06:07:20 *.72.153.12
휴~ 다행입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제대로 된 길로 잡아 돌아오셨네요. 다행입니다.

잠 부족한 거 어떻게 보충해야 할지... 우선은 고기로라도 보충해 보세요.
잘 놀고 잘 쉬다가 너무 열심히 사는 백산님 보면 잠이 벌떡 깨집니다. 잠 좀 잘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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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4.09 01:17:17 *.131.127.68

정화!

요즘.. 아주... 헤메고 있제.....

어느 분한테 위안 받을려고 메일을 보냈제..

지가 ... 죽을 맛입니다. 죽을 지경입니다.

답장이 왔는데...

김생~, 죽을 맛이어도 안되고 죽을 지경이어도 안됩니다.
즉어야 됩니다. 죽으십시요~

크아~

진짜.. 죽을뻔 했제...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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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8.04.09 17:11:25 *.128.229.202

또 산비둘기 한 놈이 유리창을 처박고 박이 터져 죽고 말았다.
아차 하고 마지막 순간에 알아 챈 놈은 브레이크를 밟고 끼끼긱
부딪혀 잠시 졸도한 후, 비틀비틀 다시 날아가 좀 무뎌진 머리로 그럭저럭 살아간다. 죽을 뻔 했지만 죽진 않았지. 그러나 이 놈은 끝까지 그것이 반사된 세상인지 모르고 전 속력으로 쳐 받아 죽어 버렸어.

내가 이 놈을 발견한 것은 사망 시간이 꽤 지나서 였던 모양이다. 어떤 다른 놈이 와서 죽은 산비둘기의 배를 갈라 쪼아 먹다 놓아 두었더구나. 사방에 흩어진 깃털과 함께 놈을 담아 치우다 문득 이 작은 깃털로 그 긴 추운 겨울을 난 후 이 고운 봄에 죽어 아깝다 여겼다.

죽음은 누군가의 삶의 먹이구나. 그러나 식인의 풍습은 사라졌으니 그대 죽어도 당장 쓸 곳이 없을 것이다. 아직 살아서 다른 삶을 죽여 먹고 삶으로 갚아야 할 것이다.

조심하거라. 침대에 누워 꼼짝 못할 때 봄비 내리면 젠장 아무데도 못가고 처량하지 않더냐. 꽃이 고운데 비가 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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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4.09 23:42:15 *.131.127.118

스승님!

***

벚 꽃들이 비내리는 거리 위로

겉옷을 내려놓습니다.


머리 속은 담배 연기로

자욱하기만 합니다.


포도주 한 모금에 온 몸이 축 늘어져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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