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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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새 길
1
한 길은 눈을 떠야 보이고
한 길은 눈을 감아야 보인다.
한 길은
고개를 넘어 학교로 가는 길이고
한 길은
시간과 공간을 지나 영원으로 가는 길이다.
한 길은
매일 밤 지친 몸으로 넘는
익숙한 길이고
한 길은
번뜩이는 순간에 넘는
언제나 낮선 길이다.
한 길은
생각으로 가득한
천태 만상이 되는 길이고
한 길은
텅 비어 있지만 가득한
있는 그대로 충만한
아주 오래된 길이다.
한 길은
기억이라는 것을 가지고
갔던 길을 따라 되돌아오지만
한 길은
깨달음을 통해
되 돌아 올 필요가 없는 길이다.
2
한 사랑은
멀리서 말없이 마주 선 채로
머리 속을 헤집고 나와
가슴을 태운다.
그 사랑은
눈이 열린 그 곳,
풀어 젖힌 가슴 위로
내미는 투박한 손 길로 온다.
그 사랑은
가리고 고르며 두리번거리고
불 꽃같은 정념으로
허공으로 흩어져서
기억할 수 없을
소리를
IP *.46.177.78
1
한 길은 눈을 떠야 보이고
한 길은 눈을 감아야 보인다.
한 길은
고개를 넘어 학교로 가는 길이고
한 길은
시간과 공간을 지나 영원으로 가는 길이다.
한 길은
매일 밤 지친 몸으로 넘는
익숙한 길이고
한 길은
번뜩이는 순간에 넘는
언제나 낮선 길이다.
한 길은
생각으로 가득한
천태 만상이 되는 길이고
한 길은
텅 비어 있지만 가득한
있는 그대로 충만한
아주 오래된 길이다.
한 길은
기억이라는 것을 가지고
갔던 길을 따라 되돌아오지만
한 길은
깨달음을 통해
되 돌아 올 필요가 없는 길이다.
2
한 사랑은
멀리서 말없이 마주 선 채로
머리 속을 헤집고 나와
가슴을 태운다.
그 사랑은
눈이 열린 그 곳,
풀어 젖힌 가슴 위로
내미는 투박한 손 길로 온다.
그 사랑은
가리고 고르며 두리번거리고
불 꽃같은 정념으로
허공으로 흩어져서
기억할 수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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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또 산비둘기 한 놈이 유리창을 처박고 박이 터져 죽고 말았다.
아차 하고 마지막 순간에 알아 챈 놈은 브레이크를 밟고 끼끼긱
부딪혀 잠시 졸도한 후, 비틀비틀 다시 날아가 좀 무뎌진 머리로 그럭저럭 살아간다. 죽을 뻔 했지만 죽진 않았지. 그러나 이 놈은 끝까지 그것이 반사된 세상인지 모르고 전 속력으로 쳐 받아 죽어 버렸어.
내가 이 놈을 발견한 것은 사망 시간이 꽤 지나서 였던 모양이다. 어떤 다른 놈이 와서 죽은 산비둘기의 배를 갈라 쪼아 먹다 놓아 두었더구나. 사방에 흩어진 깃털과 함께 놈을 담아 치우다 문득 이 작은 깃털로 그 긴 추운 겨울을 난 후 이 고운 봄에 죽어 아깝다 여겼다.
죽음은 누군가의 삶의 먹이구나. 그러나 식인의 풍습은 사라졌으니 그대 죽어도 당장 쓸 곳이 없을 것이다. 아직 살아서 다른 삶을 죽여 먹고 삶으로 갚아야 할 것이다.
조심하거라. 침대에 누워 꼼짝 못할 때 봄비 내리면 젠장 아무데도 못가고 처량하지 않더냐. 꽃이 고운데 비가 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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