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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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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11일 17시 20분 등록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읽고 저도 한편 신통력이 있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저의 어린 시절의 한토막 얘기를 갖고 저의 신화를 말해 볼가 합니다.

저는 생선장수의 아들이었습니다.같은 동네 푸즛간집 아들로 저와 동년배 아이와 한때는 일주일에 한두번씩이나 부지런히 싸우면서 한 일년은 넘게 보내었습니다. 그 때의 사정과 기분이 이미 50년이 지났는데도 저한테는 신화처럼 뚜렷하게 기억합니다. 저는 그때 그 싸움으로 해서 저의 인생살이의 얼개를 엮었다고 봅니다.왜그러냐구요. 잘들어 보세요.

상대아이는 저보다 아마 5cm는 크고 체격도 약간 커서 사실 저한테 힘에 부친 상대었습니다.국민학교 4-5학년때 인데 싸우면서 수월하게 싸움을 한 기억이 없고 처음 시작할 때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오늘은 어찌해야 이녀석을 골탕을 먹일가 하는 꾀를 행각하게 했고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깡다구로 끝까지 버티다가 이녀석이 지처 나가 떨어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다행이 이녀석은 코피가 잘나고 조금은 엄살을 자 피워 제가 힘이 좀 부치면 그만둘 핑게를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저보다 5살 많은 형님이 있어 이형과 형의 친구들이 재밋거리로 시작한 이싸움이 주로 씨름으로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주먹싸움과 손과 발로 하는 싸움이 된 것입니다.천만 다행인것은 서로 돌맹이나 다른 무기는 일체 사용하지 않고 그냥 맨몸으로만 하는 싸움인 것입니다.아직 완력이 있을 때가 아니어서 심한 부상은 입지 않은 것입니다.

한참 이친구와 싸울 때는 나중에는 누가 싸움을 붙이지 않아도 서로 눈만 마주치면 싸웠는데 그 때 제가 받은 정신적인 충격 때문에 그만 저의 마음에 크나큰 자국을 남긴 것입니다.
그러다다 저는 5학년때 대도시로 이사를 가게 되어 이싸움은 끝이 났습니다.
대도시에서 이싸움 하던 가락이 있어 싸워볼가 하기도 했더랍니다.이때 애들은 눈에 보이는 것은 돌이든 작은 칼을 들고 싸우는 것을 보고 질겁을 했습니다.저는 그전에는 소굽장난 같은 싸움을 한것입니다.

저는 이때의 싸움으로 저의 많은 부분의 얼개가 형성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당시의 그 싸움으로 저한테 남긴 흔적이 이렇게 무의식으로 쌓였다가 아래와 같은 얘기가 된 것입니다.

- 힘이 부친 일이라 해도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사람이 할 수 있고 한일이라면 나도 할 수있다.

-힘으로 안되면 꾀를 내고

-그래도 도저히 안되면 그 싸움을 피해서 이기고

-그래도 안되면 미룬다.

사람은 open book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말은 무의식으로 무장이 되어 있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 이것을 잘 활용하지 못하지만요. 물론 무의식은 좋게만 쓰인다는 것은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해롭기도 하지요.문제는 무의식이나 의식이나 인식이나 주인을 잘 만나야지요.

제가 이책을 읽으면서 뼈속깊이 스며드는 생각은 인간이면 누구나 신화에 참여할 수 있고 영웅이 될 수 있고 이미 영웅이 되어 있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아니 포기하고 있다고 봅니다.

저는 아직 꿈을 먹고 삽니다.
환갑이 넘은 사림이 무슨 꿈이냐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저의 이 머쓱한 꿈을 갖고 삽니다.

미국에 gone with the wind를 쓴 마가렛 밋첼이라는 여자 선생님이 있었습니다.이분은 10년동안 이책을 쓰고 49살이라는 나이에 갔습니다.저의 영웅은 이분입니다.저도 이분처럼 죽기전에 한 10년을 저의 신화를 책한권으로 엮어놓고 또다른 영웅이 되고 싶은 것입니다.

이제껏 열심히 살아오면서 이런 신화의 알맹이를 채우기 위해서 애를 썼는데 그것으로는 택도 없는 일이고 이 알맹이를 담는 그릇을 마련하고 포장도 사람들 눈에 잘 뜨이게 해야 되겠더라구요.

책한권 써서 영웅이 될려고 한다고 비웃을 사람이 있을런지모르겠습니다만 책도 책나름이고 그울림이 얼마나 절실하냐 사람들 한테 긴 세월동안 도저히 간과할 수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느냐가 문제지요.

저는 저의 어린 시절에 동네 아이와 싸우면서 만들어진 얼개로 어쭙잖은 이 꿈을 붙들고 삽니다. 이것이 말이 되냐구요. 말이 되도록 해야지요.이런 얘기를 하면서 조금은 위안이 되는 것이 안정효씨가 gone with the wind의 책제목이 낙제점이라는 것입니다.전문가의 눈에 무엇으로 비치든 영웅은 영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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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4.11 17:44:07 *.36.210.80
ㅎㅎ 5개의 얼굴을 가진 흐들리지 않고 사라지지 않는 영웅이 되셨군요. 대단하세요. 저는 작년에 엉터리로 읽었드랬는데 찔리네요. (긁적)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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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0 05:51:02 *.212.21.111
영웅이라는 책은 어떤 내용일까?

난 이책을 읽게되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하 이수 형님이 읽었던 책과 제가 읽었던 책을 한번 써놓고 생각을 공유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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