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운 이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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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과 구두에 어울리지 않은 색깔의 양말을 신고 나갔다. 신고 나가 보니 그렇게 옅은 색인지 몰랐다. 어차피 양말을 구입할 때가 되어 길거리에서 양말 2족을 5,000원에 샀다. 적당한 곳에서 양말을 갈아 신었다. ^^
밤이 되었다. 양말에 구멍이 났다. 발가락이 시작되는 부분의 봉제선이 1cm 가량 튿어진 것이다. 불쾌하지는 않았지만 어이가 없었다. 2,500원을 주고 살 때에는 최소한 몇 개월은 유용하게 신을 수 있기를 바랬다. 그런데, 하루도 버티지 못하고 '나 몰라라'하고 구멍이 나 버렸다. 이 놈의 양말은 나의 기대를 완전히 져 버린 것이다.
웃음이 나왔다. 함께 있던 친구와 함께 웃었다. 그런데, 문득..
과연... 나는... 나를 만드신, 나를 이 세상에 보내신 분의 기대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 분은 나에게 얼마만큼의 인생을 허락하실까? 나에게 어떤 것을 기대하고 계획하셨을까? 그 기대를 져 버리고 '나 몰라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를 기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또 어떠한가? 나를 기대하고 신뢰해 주는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배은하지 않고 감사로 화답하는 하루를, 망덕하지 않고 덕을 살짝이라도 실천하는 하루를 살고 싶다는 생각 말이다.
이승환과 오태호의 앨범 <이오공감>에는 '나만 시작한다면'이라는 곡이 있다. 참 좋아하는 노랫말이다. 십수 년간 들어왔던 곡인데 여전히 좋다. 오늘은 나를 품고 기뻐하셨을 부모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나만 시작한다면
내가 태어날 때 부모님은 날 보며
수많은 생각과 기댈 하셨겠지
어릴 때나 지금도 변함없는 건
자랑스런 나를 보여주는 일
시간은 언제나 나를 반기고
저 파란 하늘은 이렇게 날 지켜보고
나만 시작한다면 달라질 세상
나 진정 원하는 그 일을
슬프면 슬픈대로 나를 떠 맡겨도
부서지진 않을 수 있는
커다란 인생의 무대위에서 지금부터 시작이야
그 누가 무슨 말을 내 삶에 던져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내 삶의 주인은 나임을 알고 늦지 않았음을 알고
2,500원짜리 양말이 준 교훈이 꽤나 묵직했던 하루였다.
IP *.166.82.210
밤이 되었다. 양말에 구멍이 났다. 발가락이 시작되는 부분의 봉제선이 1cm 가량 튿어진 것이다. 불쾌하지는 않았지만 어이가 없었다. 2,500원을 주고 살 때에는 최소한 몇 개월은 유용하게 신을 수 있기를 바랬다. 그런데, 하루도 버티지 못하고 '나 몰라라'하고 구멍이 나 버렸다. 이 놈의 양말은 나의 기대를 완전히 져 버린 것이다.
웃음이 나왔다. 함께 있던 친구와 함께 웃었다. 그런데, 문득..
과연... 나는... 나를 만드신, 나를 이 세상에 보내신 분의 기대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 분은 나에게 얼마만큼의 인생을 허락하실까? 나에게 어떤 것을 기대하고 계획하셨을까? 그 기대를 져 버리고 '나 몰라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를 기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또 어떠한가? 나를 기대하고 신뢰해 주는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배은하지 않고 감사로 화답하는 하루를, 망덕하지 않고 덕을 살짝이라도 실천하는 하루를 살고 싶다는 생각 말이다.
이승환과 오태호의 앨범 <이오공감>에는 '나만 시작한다면'이라는 곡이 있다. 참 좋아하는 노랫말이다. 십수 년간 들어왔던 곡인데 여전히 좋다. 오늘은 나를 품고 기뻐하셨을 부모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나만 시작한다면
내가 태어날 때 부모님은 날 보며
수많은 생각과 기댈 하셨겠지
어릴 때나 지금도 변함없는 건
자랑스런 나를 보여주는 일
시간은 언제나 나를 반기고
저 파란 하늘은 이렇게 날 지켜보고
나만 시작한다면 달라질 세상
나 진정 원하는 그 일을
슬프면 슬픈대로 나를 떠 맡겨도
부서지진 않을 수 있는
커다란 인생의 무대위에서 지금부터 시작이야
그 누가 무슨 말을 내 삶에 던져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내 삶의 주인은 나임을 알고 늦지 않았음을 알고
2,500원짜리 양말이 준 교훈이 꽤나 묵직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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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운
여러분들이 댓글을 다셨네요. ^^ 저도 몇 마디 하고 싶네요.
써니누님. 그죠? 제가 저 사진 보고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몰라요. 괜히 울컥해지더라구요. ^^
함장님의 격려와 칭찬에 기분이 좋네요. 감사합니다. 노력하여 함장님이 칭찬에 걸맞는 삶을 살도록 하겠습니다.
정화누나. 제가 그랬던가요? 그 때 수서에서 밥 먹으면서 나눴던 얘기 같네요.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지요. 인문학적 깊이와 금방 써 먹을 수 있는 실용성을 동시에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 말입니다. ^^
거암형님~ ^^ 형님의 웃는 모습과 유쾌한 웃음이 기억나네요. 마지막 살짝 귀엽게 조는 모습도 참 사람 좋아 보였습니다. 앞으로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지희 누님의 저 눈물은 어인 일인지요?
써니누님. 그죠? 제가 저 사진 보고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몰라요. 괜히 울컥해지더라구요. ^^
함장님의 격려와 칭찬에 기분이 좋네요. 감사합니다. 노력하여 함장님이 칭찬에 걸맞는 삶을 살도록 하겠습니다.
정화누나. 제가 그랬던가요? 그 때 수서에서 밥 먹으면서 나눴던 얘기 같네요.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지요. 인문학적 깊이와 금방 써 먹을 수 있는 실용성을 동시에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 말입니다. ^^
거암형님~ ^^ 형님의 웃는 모습과 유쾌한 웃음이 기억나네요. 마지막 살짝 귀엽게 조는 모습도 참 사람 좋아 보였습니다. 앞으로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지희 누님의 저 눈물은 어인 일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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