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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13일 20시 28분 등록



오해가 있으세요. 제가 무례했나요? 그렇게 느끼셨다면 정중하게 사과 드리겠습니다.

쓰신 글에 대한 덧글은 진심이었어요. 예전에 어떤 글쓰기 책에서 이런 구절을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글의 최소 단위는 문단이라고 생각한다. 문단이 살아야 글이 산다. 문단을 살리는 힘은, 그 문단을 이루고 있는 문장들의 장단에 좌우된다. 문장의 장단은 오직 많이 읽고 많이 써봐야 길러진다. 혹은 재능이거나.”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이런 내용이었죠. 쓰신 글을 읽으면서, 문장의 장단이 리듬감 있게 이어진다고 느껴졌기에 달아 둔 덧글이었어요.

커밍아웃이라 할 것도 없지만, 오해를 푸시는데 도움이 될까 하여 조금만 적을게요. 저는 2006년 3월 즈음 이곳에 처음 왔어요. 연구원들의 글을 읽으면서 그 변화과정을 지켜봐 왔지요. 이분은 이런 글을 쓰시는군. 이분은 이렇게 쓰시는군. 이분은 이런 표현을 쓰시는군. 이분은 장난이 아니시다. (한명석님, 팬입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갔죠.

그리고 2007년 1월부터는 저도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평범한 사람의 위대함은 꾸준함이다” 라는 글귀를 철저하게 증명해내는 연구원들을 보면서, 큰 자극이 되었던 것이죠. 이전에도 이따금 쓰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죠. 쓰기 위해 매일 시간을 정해두었어요. 4시간씩.

저는 글쓰기를 좋아했습니다. 어떤 날은 밥도 안 먹고 하루 종일 쓰기도 했어요. 글을 쓰느라 제 생활은 엉망이 되었죠. 하지만 저는 그게 좋았어요. 행복했거든요.

그러다가 문제가 생겼어요. 신변에 변화가 생기면서 정해둔 시간을 지킬 수가 없게 된 것이죠.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하루 이틀 쓰지 못하게 되더니, 결국은 한 자도 쓰지 못한 채로 6개월이 지나갔어요. 저의 즐거운 놀이는 고작 8개월은 넘기지 못했지요.

물론, 그 6개월 동안, 다시 써보려 열심히 발버둥 쳤지요. 이따금 글쓰기 책을 읽으면서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보기도 했구요. 하지만, 실패였어요. 통 쓸 수가 없었지요. 놀이의 맛을 알아버린 저는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어요. 쓰고는 싶은데, 써지지가 않는 그 마음 아실는지……

그러다가 금년에 4기 연구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면서, “바로 이거다!” 하며 연구원 지원을 결심했어요. 그리고 모집 요강을 살피며 준비를 해보려는 찰나, 하던 일에 문제가 생겼지요. 연구원 지원! 워낙 갑작스럽게 떠오른 아이디어이다 보니, 시간을 나누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지요. 마음을 나누는 것도 힘들었구요.

그렇게 몇 일이 마구마구 지나갔어요. “망했군” “망했군” 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이었지요. 여느 때처럼 그저 참관인 자격(?)으로 임하기 위해 사이트에 들어왔어요. 그러다 다시 한번, “바로 이거다!” 했지요.

“그냥 연구원들 과제를 하자. 그러다 보면, 다시 쓸 수 있게 될지 모른다. 기왕에 하는 거 사이트에 올려서 자신과의 약속을 선포하자. 혼자서는 도저히 안되겠다. 철판 깔자!”

이렇게 된 겁니다. 우습죠?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위에 적어둔 의미 말고는 아무 저의가 없습니다. 드러내고픈 글이라니요. 제 글을 읽고 가능성을 발견 해주셨다 생각하며 즐거워하겠습니다. 개구쟁이를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다시 한번 사과 말씀 드릴께요. 무례하게 느끼셨다면, 죄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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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08.04.13 20:45:05 *.248.75.5
글 고마워요.
이런 인사가 먼저 있었으면 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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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2008.04.14 08:41:49 *.52.236.185
아핫~

그럼 화 풀어주신걸로 알겠습니다. ^^

다행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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