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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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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13일 15시 29분 등록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고

출세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군고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 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소리치지 말고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간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얼기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



다 바람 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오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요

줄게 있으면 줘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하오

내 것이 아닌데

삶도 내 것이라고 하지 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소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 일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 피고

인생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 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 내시오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 게 있겠소

살다보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있다 만은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 표정 짖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 게 있겠소

기쁜 표정 짖는다 하여 모든 게 기쁜 것만은 아니요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렇게 사는 겁니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럼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IP *.67.5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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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4.13 17:11:45 *.131.127.57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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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4.13 17:35:13 *.36.210.80
언제부터인가 서산 대사에 대해 그저 막연히 관심이 갑니다.

얼마 전 남도 기행 중 대흥사에 초의 선사와 함께 한쪽 편에 나란히 모셔진 서산대사님을 짧게 방문하고 돌아왔지요. 그 분의 남겨진 글들이 있었군요. 지현님 가끔씩 올려지는 글들에서 많이 배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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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장
2008.04.13 22:40:49 *.229.145.41
속세를 초월한 큰스님의 말씀답게 호령하는 듯, 힘이 넘칩니다.

허허실실 욕심(慾心)을 벗어나면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같다는 말씀

백번 옳습니다만, 어리섞은 吾중생이 어찌하면 욕심을 끊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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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8.04.14 12:11:28 *.67.52.205
이 시를 읽고 두 가지 감정을 가졌습니다.
허무함과 가슴에 서릿발 같은 날카로움을 느꼈습니다.
이 시는 서산대사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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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2008.04.14 15:31:44 *.252.102.43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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