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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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평생교육원에서 ‘심리검사법’이라는 심리학 수업을 들었었습니다.
그 때 사과나무를 그려 보라고 했는데,
전 가지에 주렁 주렁 사과를 그려 놓았습니다.
아주 빼곡하게 틈도 없이 사과를 그려 놓았지요.
그 때 강사님께서 열매는 애정 결핍 정도라고 하였던가…
암튼 그랬습니다.
내 사과나무가 젤 이쁘다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얼굴이 화끈 달아 올랐습니다.
그 때 한 동안 친구들과 가족들을 붙잡고,
나에게 사랑을 줘야 한다며 떠들어 댔던 적이 있었지요.
그 때 다들 이건 우리가 줄 수 있는 사랑이 아니다
남자를 찾아 봐라
뭐, 이런 식으로 대답을 해서 제 속을 뒤집어 놓았지요. ㅋㅋ
하지만 저의 사랑 찾기는 언제나 실패로 끝나고는 합니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면 늘 저란 사람은 없어집니다.
그 사람의 취미, 성격 모든 것을 닮아 갑니다.
내 안의 모든 신경들이 그에게 연결되어
그의 사소한 몸짓과 눈빛 하나에도
격렬하게 반응합니다.
간절하게 원하는 건 가질 수가 없는 법입니다.
그냥 그게 내 것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놓아야 하는데
저는 그러지를 못 합니다.
그래서 저에게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곧 가장 괴롭고 힘든 시기에 접어 들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전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 두렵습니다.
아주 많이 아프거든요.
제 존재 전체가 흔들릴 만큼….
이번 것도 역시나 아주 많이 아파서
오늘은 결국 ‘꺄악’ 하고 비명을 질러댔습니다.
“아파!! 아프다고!! 꺄악~!!!”
우연히 책을 읽다가 저자가 인용한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의
한 구절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사랑이란 무턱대고 덤벼들어 헌신하여 다른 사람과 하나가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과 미완성인 사람 그리고 무원칙한
사람과의 만남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사랑이란 자기 내부의 그 어떤 세계를 다른 사람을 위해 만들어 가는 숭고한 계기입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보다 넓은 세계로 이끄는 용기입니다.’
결국 자기 세계가 튼튼하지 못한 사람은
진정한 사랑을 나눌 수 없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다음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제 세계를 보수공사 해야겠습니다.
사소한 빗줄기에 물이 새지 않도록 천장도 고치고,
강도 높은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울타리도 손보고 말이죠…
그렇게 뚝딱 뚝딱 고치고 나면
그 누가 찾아와도 거뜬 하겠지요.
그리고 리모델링한 제 세계를
그 사람에게만 살짝 공개해야 겠습니다.
다음 분!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우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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