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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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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2일 01시 49분 등록

- 귀천 -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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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

시집을 사야겠다고 진지하게 마음먹게 한 첫 번째 시인.

나는 이 세상 소풍을 마치는 날 아름다웠다고 말할 자신이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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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8.04.22 05:29:10 *.254.51.245
형산님..

세상을 소풍(나들이)로 그리고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는

별로 가진 것 없었던 또 시처럼 살았던 천상병 시인이

떠오르는 군요.

그 많은 아픔을 어떻게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죽는 날 말하는 아름다움이 뭘까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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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바다
2008.04.26 11:34:41 *.41.96.47
행복/ 천 상병

나는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다.
아내가 찻집을 경영해서 생활의 걱정이 없고
대학을 다녔으니 배움의 부족도 없고
시인이니 명예욕도 충분하고
이쁜 아내니 여자생각도 없고
아이가 없으니 뒤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집도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가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아내가 다 사주니 무슨 불평이 있겠는가
더구나 하느님을 굳게 믿으니
이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분이 나의 빽이시니
무슨 불행이 온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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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 시인을 떠올리며 그 분이 살다가신 삶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사람들이 사는 하루하루란 것이 치열함일 것이 아니라,
정녕 좋은 것들은 따로 있지 않을까 그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보진 못했지만..인사동 그 찻집 '귀천'과
직접 만나뵌 적은 없지만..'문순옥 여사님'은 잘 계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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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바다
2008.04.27 19:18:52 *.174.185.24
'귀천'을 언제 한번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부산사람이 갖는 지역적 한계에다 그 찻집을 그리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고, 시간이 꽤 흐른 다음이라 찻집이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지도 않아 마음에만 담아두고 있었지요. (그래도 가 보고 싶은 곳에 '귀천'이라는 목록을 적어두고는 있엇습니다)

그런데 사람일이라는 게 우습죠? 2년 전 서울로 교육을 받으러 갔는데 인사동 부근에 교육장이 있는 겁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잠시 남는 시간에 인사동 골목을 싸다니다 보니 정말 소박한 모습으로 거짓말 처럼 '귀천'이 내 눈 앞에 나타나더군요. 하~

살짝 들여다보니 '목순옥'여사님(실물을 본 적은 없지만 사진으로 본 모습에 근거해서)이 지긋한 연배의 신사분과 담소를 나누고 계시데요... 지금 같으면 아무 주저함 없이 들어가서 차도 한잔 하고 얘기를 나누었을텐데...

그렇게 저는 봄날 꿈 처럼 '귀천'으로 소풍을 다녀온 경험이 있습니다. 다음에는 주저앉았다 올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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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암
2008.04.28 14:49:10 *.244.220.254
저도 이 시(詩)를 무척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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