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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世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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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5일 11시 42분 등록

나는 당신의 나무가 되겠습니다.

어느날 내앞에 홀연히 나타난 당신

난 그저 당신이 가끔 찾아와 내게 기댄채 편히 쉬는게 좋았습니다.

세상의 많은 나무중에 그렇게 나를 찾아와준게 고마웠습니다.

당신은 지치고 힘들때 더 많이 날 찾아왔었지요.

어느날은 내등에 기댄채 한없이 울고만 있던게 기억나네요.

그런 당신이 참으로 안타깝고 안쓰러웠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난 그렇게 강한 나무가 아니에요.

당신이 너무 많이 힘들때 기대면 쓰러져 버릴지도 모를 나 이거든요.

이제 당신은 날 찾아오지 않겠노라고 말합니다.

더이상 기대면 내가 아파할거라 말합니다.

그래요. 당신 말처럼 난 이제 곧 아파 쓰러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게 쓰러져 한줌의 흙이 된데도

난 항상 그곳에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내가 있었다는 기억만으로 당신이 날 다시 찾아준다면

난 항상 그곳에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지금의 모습이 아닐지라도 실망 하지마세요.

마지막 남은 내영혼을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난 완전한 당신의 나무가 되겠습니다.

~~~~~~~~~~~~~~~~~~~~~~~~~~~~~~~~~

오늘 아침 한권에 수첩을 발견합니다.
이것 저것 적은 것도 작은 쪽지들도 보입니다.
그곳에서 이 시를 다시 만남니다.

몇 해 전 남편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나온 이야기...
다음생에 자신은 나무로 태아나고 싶다고 말을 하더군요...
그리곤 시간이 흘렸습니다.
어느 해 나의 생일 날 ~~~
그는 한아름 꽃과 함께
'나는 당신의 나무가 되겠습니다'하며 다짐하듯 내게 들려 주었지요.
그렇게 그는 큰 나무가 되어 환하게 웃으며 서 있었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를, 나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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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
2008.04.25 21:10:45 *.174.185.40
보기에 좋은 부부이기도 하고,

느낌이 좋은 부부이기도 한 두 분.

나무가 되겠다고 한 남편 분의 그 선한 표정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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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08.04.25 21:32:41 *.128.229.163

말이없어 나무 같은 사람이라 여겼지요.
그대를 위해 깊은 여름 그늘이 된 그 사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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