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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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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5일 12시 56분 등록
능금

1
그는 그리움에 산다.
그리움은 익어서
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
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
그리움은 마침내
스스로의 무게로
떨어져 온다.
떨어져 와서 우리들 손바닥에
눈부신 축제의
비할 바 없이 그윽한
여운을 새긴다.

2
이미 가버린 그 날과
아직 오지 않은 그 날에 머물은
이 아쉬운 자리에는
시시각각의 그의 충실만이
익어간다.
보라,
높고 맑은 곳에서
가을이 그에게
한결같은 애무의
눈짓을 보낸다.

3
놓칠 듯 놓칠 듯 숨가쁘게
그의 꽃다운 미소를 따라가면은
세월도 알 수 없는 거기
푸르게만 고인
깊고 넓은 감정의 바다가 있다.
우리들 두 눈에
그윽히 물결치는
시작도 끝도 없는
바다가 있다.


詩 김춘수



한 마디 한 마디 단풍에 물이 들 듯 자연스러운 시
예전에 드라마 시티를 봤는데 거기에서 이 시가 나왔어요.
'충실만이 익어간다'는 구절이 많이 좋았습니다.
IP *.43.49.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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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8.04.25 14:32:20 *.209.35.219
'한 마디 한 마디 단풍에 물이 들듯 자연스러운 시'
햇살님의 성숙함이 물씬 풍기는군요.
오늘도 충실만이 익어가는 하루를 보냈다면,
가을의 애무를 기대해도 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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