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살
- 조회 수 4294
- 댓글 수 1
- 추천 수 0
능금
1
그는 그리움에 산다.
그리움은 익어서
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
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
그리움은 마침내
스스로의 무게로
떨어져 온다.
떨어져 와서 우리들 손바닥에
눈부신 축제의
비할 바 없이 그윽한
여운을 새긴다.
2
이미 가버린 그 날과
아직 오지 않은 그 날에 머물은
이 아쉬운 자리에는
시시각각의 그의 충실만이
익어간다.
보라,
높고 맑은 곳에서
가을이 그에게
한결같은 애무의
눈짓을 보낸다.
3
놓칠 듯 놓칠 듯 숨가쁘게
그의 꽃다운 미소를 따라가면은
세월도 알 수 없는 거기
푸르게만 고인
깊고 넓은 감정의 바다가 있다.
우리들 두 눈에
그윽히 물결치는
시작도 끝도 없는
바다가 있다.
詩 김춘수
한 마디 한 마디 단풍에 물이 들 듯 자연스러운 시
예전에 드라마 시티를 봤는데 거기에서 이 시가 나왔어요.
'충실만이 익어간다'는 구절이 많이 좋았습니다.
IP *.43.49.240
1
그는 그리움에 산다.
그리움은 익어서
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
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
그리움은 마침내
스스로의 무게로
떨어져 온다.
떨어져 와서 우리들 손바닥에
눈부신 축제의
비할 바 없이 그윽한
여운을 새긴다.
2
이미 가버린 그 날과
아직 오지 않은 그 날에 머물은
이 아쉬운 자리에는
시시각각의 그의 충실만이
익어간다.
보라,
높고 맑은 곳에서
가을이 그에게
한결같은 애무의
눈짓을 보낸다.
3
놓칠 듯 놓칠 듯 숨가쁘게
그의 꽃다운 미소를 따라가면은
세월도 알 수 없는 거기
푸르게만 고인
깊고 넓은 감정의 바다가 있다.
우리들 두 눈에
그윽히 물결치는
시작도 끝도 없는
바다가 있다.
詩 김춘수
한 마디 한 마디 단풍에 물이 들 듯 자연스러운 시
예전에 드라마 시티를 봤는데 거기에서 이 시가 나왔어요.
'충실만이 익어간다'는 구절이 많이 좋았습니다.
댓글
1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49 |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4] | 소은 | 2008.04.24 | 4127 |
1948 | 새-박남수 [3] | 한희주 | 2008.04.24 | 4366 |
1947 | 제비꽃 편지/안도현 [2] | 이은미 | 2008.04.24 | 4159 |
1946 | 아가Song of Songs [2] | 개구쟁이 | 2008.04.24 | 3375 |
1945 | 호오포노포노 [3] | 하늘빛 | 2008.04.25 | 6088 |
1944 |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 [7] | 현운 이희석 | 2008.04.25 | 6863 |
1943 | 첫마음[정채봉] [1] | 권상윤 | 2008.04.25 | 6800 |
1942 | 구본형선생님께 여쭙습니다. [7] | 죄송한 사람 | 2008.04.25 | 3511 |
1941 | 기탄잘리 [3] | 김신효 | 2008.04.25 | 3427 |
1940 | 백두대간을 그리며 [1] | 최인찬 | 2008.04.25 | 3777 |
1939 | 나는 당신의 나무가 되겠습니다. [2] | 世政 | 2008.04.25 | 4113 |
» | 능금 -김춘수- [1] | @햇살 | 2008.04.25 | 4294 |
1937 | 안녕하세요, 어머니. [3] | 김일수 | 2008.04.25 | 3968 |
1936 | 가장 외로눈 날엔"용해원" [1] | 최명자 | 2008.04.25 | 5226 |
1935 | [삶의 시]♡동행♡ [1] | 임미정 | 2008.04.25 | 8734 |
1934 |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 호승 [3] | 푸른바다 | 2008.04.25 | 4849 |
1933 | 키 // 유안진 [3] | 다뎀뵤 | 2008.04.26 | 5585 |
1932 | 사랑에 관하여 [3] | 서현주 | 2008.04.26 | 3556 |
1931 | 꽃 -김춘수 [4] | 춘희류경민 | 2008.04.26 | 3856 |
1930 | 그리스도교에서 바라본 네가지 질문 [2] | 유촌 | 2008.04.26 | 3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