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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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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5일 13시 58분 등록

어머니의 등불 / 고 명

등불을 사립문에 내걸으셨지요.
어머니의 나라를 떠나
유랑의 길을 나설 때, 어머니
그저 잠잠히.

바람 부는 날에도
어머니의 등불 흔들리지 않아
언 하늘 어느 쑥구렁이 속에서라도
어머니, 어둔 길을 비춰주셨습니다.

세상길 굽이굽이
청춘의 빛 다 쏟아버리고
밤 고양이처럼 고향집 기웃거리노니

문 두드릴 일도 없이
어머니 달려 나오십니다.
기도처럼 강물처럼
어머니의 등불이 넘쳐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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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언저리에,
당연 그리움과 회한도 꼽사리 할 수 있겠지요.

저더러 역마살이 끼였다고 늘 걱정하셨던-
마침 어제가 우리 엄니 기일이었습니다.

팔도를 돌아댕기다
익숙한 것들과 결별하고 늦게 철들어 둥지를 틀고,
이제 시집가도 되는 딸애가 있는
그러나 엄니 생각하면 종생을 철부지 어린 왕자.

하늘 향해 불러봅니다. 그리운 어머니....

어머니, 질곡의 현실에 휘둘리지 않고
한바탕 무르팍 깨지도록 신명나게 놀다가
어머니 계신 우리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IP *.34.22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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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4.25 14:11:57 *.36.210.11
엄니의 상징은 두 가지
지고지순한 인자함의 자애
그리고
시리도록 매서운 회초리


내 어머니의 회초리는 맵고 독했으나
눈물과
사랑과 꿋꿋한 희생이기에
아무 말도 못한다.


편 가르지 않는
선택하지 않는
표류하는 외로움을 등불처럼 지키는
품어 보듬는 사랑!


죽어 재가 되어도
다시 떠오르는
그런 사람
그런 삶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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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08.04.25 20:08:57 *.128.229.163

어머니는 일찍 어려서 돌아가셨는데,
그래서 내겐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사뭇 멀리 있는데,
너무 멀어 지갑 속에 오랜된 어머니 사진 한장을 가지고 다니는데,
그 사진 속에는 초등학교 1학년이나 될까모를 작은 아이가
하나 들어 있군요. 50년 가까이 된 사진입니다.
어머니는 모시 옷을 입고 계시네요. 난 반팔이고.
우린 풀밭에 앉아 웃고 있습니다.
세월이 그렇게 빠르군요. 잠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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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주
2008.04.26 10:44:42 *.221.78.218
우리의 가슴을 가장 절절하게 하는 것, 그리움의 원형질 같은 것, 그것은 '어머니'와 '고향'이 아닌가싶습니다.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노루,'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버리었습니다...'

티 없이 맑은 영혼! 윤동주 님의 '별헤는 밤'의 몇 구절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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