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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5일 18시 18분 등록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 호승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내리면 눈길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속을 걸어라
갈대숲 속에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가끔씩 하느님도 눈물을 흘리신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산 그림자도 외로움에 겨워
한번씩은 마을로 향하며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서 우는 것도
그대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울지 마라 그대 울지 마라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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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방황이었던 나의 대학시절
꽤나 친했던 한 남자친구는 저더러
‘넌 혼자서는 잘 지내지 못할 사람이다. 늘 곁에서 너를 알아주고, 위해 주는 사람이 필요해.’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친구와 연락이 뜸해진 요즘에도 가끔씩 그 때 그 수화기 너머의 그 친구
목소리가 종종 메아리가 되어 들려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내가?..내가!..내가?..내가!’를 왔다 갔다 하지요.

공지영 작가는 ‘자신에게 정직해지려고 애쓰다 보면 언제나 외롭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는데, 그러나 신기하게도 그럴 때 그 외로움이 나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준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외로우니까 좋은 책을 뒤적이고, 외로우니까 그리워하고, 외로우니까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한다고…’
인간에게 외로움은 그저 부족함이나 상실 뒤에 찾아드는 공허감만은 아니라는 뜻이겠지요?

애당초 외로운 게 사람이라는 존재란 건 어쩌면 오히려 신의 축복 같기도 합니다. 아니 그럴 것입니다…아니 그렇습니다!

이 시는 99년에 나온 시노래 모임 ‘나팔꽃’의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이란 타이틀의 BOOK CD에 수록된 12곡 중 1곡입니다. 그 12곡은
또 기다리는 편지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북한강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슬픔으로 가는 길/분홍지우개/ 살구꽃/
이 바쁜 때/내 사랑은/ 깊은 물/ 섬
이렇게 열 둘입니다. 다 아름다운 시들입니다.

‘아름다운 시’는 ‘아름다운 노래’로도 재탄생됩니다.
시가~노래하는 사람의 영혼을 울리고, 노래가~듣는 사람들의 영혼을 울리며 그들의 감정과 느낌은 하나하나 차례차례 연결됩니다. 그리고 깊은 울림이
됩니다.

한동안 몰고 다니는 제 차 CD 플레이어에 이 CD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변.경.연 꽃마당 시축제 덕분에, 오늘은 지금쯤 내 집 한 켠 어딘가에 묵고 있을 그 CD를 다시 찾아 품어볼 요량입니다.

언뜻 보면 하염없이 슬픈 이 시가 오히려 제겐 힘을 주니 참 이상도 하지요?

그리고 김정연 님, 당신도 저처럼 외로운 사람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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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8.04.25 20:58:22 *.254.51.245
정호승 시인의 시가 가슴에 와 닿는군요.

우리 벗이 멋쟁이 지미가 시를 읊었을 때의 감동이 이 시에도 남아 있네요.

살아가면서 좋은 시 한편 가슴에 담고 산다는 것은 좋은 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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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8.04.27 16:29:18 *.128.229.163

그 날도 하얀 얼굴에 눈물 줄줄
외로바서 그랬나 ?
날때 부터 울보가 ?
내 보긴엔 눈이 커서 그렇더만.
보다 못해 초아 선생이
구여운 앙마구나
벚꽃이 막 피어 날 무렵
실비 내리고
열 명쯤 둘러둘러 앉아
경주의 밤이 지나가고 있더라.
열혈남아 옥균이 마련한 바로 그 집에서
그렇게 봄날 하루가 지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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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바다
2008.04.28 09:58:27 *.223.104.12
요즘 저는 하나의 중독에 빠졌습니다.
이번 주 놀토 오전에는 내내 이곳에서'시 산책'을 다녔구요.
아침에 출근해서도 이곳 변경연 사이트에 들어와 이리저리 다니고 난 뒤여야 힘을 받아(?) 일상을 시작하고 엘레베이터 up하듯 기운이 상승하여 일을 제대로 feel 받아 할 수 있습니다.
이러다 정말 봄바람 나겠습니다.

갑자기 선생님께서 울보가? 하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부끄러버라~~^^

눈이 커서 그렇더만 또 그렇게 하시니 노래 한곡도 생각납니다.
오래된 노래지만 생명력 있게 두고두고 불리워지는 노래

눈이 큰 아이/ 둘 다섯 노래

내 마음에 슬픔어린 추억 있었지
청바지를 즐겨입던 눈이 큰 아이
이슬비 오는 밤길에는 우산을 들고
말없이 따라걷던 눈이 큰 아이

내 마음에 슬픔어린 추억 있었지
지금은 어딨을까 눈이 큰 아이
흰눈이 오는 밤길에는 두손을 잡고
말없이 걷자하던 눈이 큰 아이

내 마음에 슬픔어린 추억 있었지
지금도 생각나는 눈이 큰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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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말 일 시작해야겠심다... 밥값은 톡톡히 해야지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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