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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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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6일 22시 31분 등록
네가 이타카로 가는 길을 나설 때,
기도하라, 그 길이 모험과 배움으로 가득한
오랜 여정이 되기를,
라이스트리곤과 키클롭스
포세이돈의 진노를 두려워 마라.
네 생각이 고결하고
네 육신과 정신에 숭엄한 감동이 깃들면
그 길은 네 길을 가로막지 못하리니.
네가 그들을 영혼에 들이지 않고
네 영혼이 그들을 앞세우지 않으면
라이스트리곤과 키클롭스와 사나운 포세이돈
그 무엇과도 마주치지 않으리.

기도하라, 네 길이 오랜 여정이 되기를.
크나큰 즐거움과 크나큰 기쁨을 안고
미지의 항구로 들어설 때까지,
네가 맞이할 여름날의 아침은 수없이 많으니.
페니키아 시장에서 잠시 길을 멈춰
어여쁜 물건들을 사거라,
자개와 산호와 호박과 흑단
온갖 관능적인 향수들을.
무엇보다도 향수를,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최대한.

언제나 이타카를 마음에 두라.
네 목표는 그곳이 이르는 것이니.
그러나 서두르지는 마라.
비록 네 갈 길이 오래더라도
늙어져서 그 섬에 이르는 것이 더 나으니.
길 위에서 너는 이미 풍요로워졌으니
이타카가 너를 풍요롭게 해주길 기대하지 마라.

이타카는 너에게 아름다운 여행을 선사했고
이타카가 없었다면 네 여정은 시작되지도 않았으니
이제 이타카는 너에게 줄 것이 하나도 없구나.

설령 그 땅이 불모지라 해도, 이타카는
너를 속인 적이 없고, 길 위에서 너는 현자가 되었으니
마침내 이타카의 가르침을 이해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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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에 반해 늘 곁에 두고 보는 시입니다.


언젠가 소장님께서 보내주셨던 아침 메일에 ‘life as a poem' 이라는 문구를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만약 누군가 너는 어떤 시 같은 삶을 살고 싶냐 물으면 저는 주저 없이 이 시처럼 살고 싶다고 말할 겁니다.

이 시처럼 살 수 있다면 정말 아름다운 인생이 되겠지요?


유령처럼 드나들다 문득 참여하고 싶어져 글을 남깁니다.
그래도 되겠지요? 축제이니까!
IP *.49.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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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08.04.26 23:22:18 *.128.229.163

아, 이 시, 찾았다 !

첫 눈에
그 관능적 향수 때문에 홀딱 반한 여인 같은 시였는데,
인파 속에서 놓쳐 버렸었지요.
그런데 오늘 홀연 다시 인파 속에서
눈부신 모습으로 나타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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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4.27 01:04:32 *.36.210.11
저도 곁에 두고 보아야겠습니다. 아름다운 삶을 이끄는 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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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픔
2008.04.27 10:14:07 *.49.3.89
와~ 정말요?

그러셨다니 정말 기뻐요 !
헤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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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2008.04.27 19:44:26 *.252.102.187
아..이런 시도 있었군요. 잘 감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모르겠네요..한번 검색해 봐야겠어요. 덕분에 좋은 시 얻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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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효
2008.04.28 07:56:48 *.241.31.178
전쟁터에 10년 귀향길 10년
20년만에 돌아오는 오디세우스를
알아본 사람 없었지, 한 마리 키우던
개 이외에는.

인생에 목표가 따로 있으랴
살아있는 내내 그 자체가
목표인 것을

이타카로 돌아가는 것 만이
목표가 아니란 것을
아테나 여신이 알려주심을
그도 알았으리라,
그 심오한 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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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4 18:14:01 *.210.3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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