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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29일 13시 08분 등록
들어주세요.

작자 미상
앤소니 드 멜로 제공



당신에게 무언가 고백했을 때,
그리고 곧바로 당신이 충고를 하기 시작할 때,
그것은 내가 원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에게 무언가를 고백할 때,
내가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 이유를
당신이 말하기 시작할 때,
그 순간 당신은 내 감정을 무시한 것입니다.
당신에게 무언가를 고백할 때,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신이
진정으로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느낀다면
이상하겠지만,
그런 것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합니다.
기도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이겠죠.
왜냐하면
하나님은 언제나 침묵하시고
어떤 충고도 하지 않으시며
일을 직접 해결해 주려고도 하지 않으시니까요.
하나님은 다만 우리의 기도를
말없이 듣고 계실 뿐,
우리 스스로 해결하기를 믿으실 뿐이죠.
그러니 부탁입니다.
침묵 속에서 내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세요.
만일 말하고 싶다면,
당신의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려 주세요.
그러면 내가 당신의 말을
귀기울여 들을 것을
약속합니다.


■■■■■■■■■■■■■■■■■■■■■■■■■■■■■■■■■■■■■■

"그러니 부탁입니다.
들어주세요."

심장 벽을 칼로 가르는 듯한 고통을 드러냈을 때,
내게 다가온 것은 토닥임도 아니요, 끌어안음도 아니요,
오직 충고와 화냄 뿐이었습니다.

사람에게 그리많은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 눈물 닦아 줄 따뜻한 온기가 그리웠고,
내 고통 나눠 줄 따뜻한 어깨가 그리웠고,
내 아픔 걱정해 줄 따뜻한 목소리가 그리웠을 따름입니다.

내 고통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고통받음으로써 위로 받음이
그리도 사무치게 그리울 수 있었는지요.
그 때, 그 어느 날,
이 시가 적힌 종이자락을 움켜쥐고
많이도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IP *.147.86.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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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4.29 13:19:01 *.36.210.11
그랬군요... 그렇군요. 나도 그랬지요. 앞으로 수없이 그래야겠군요.
자주 잊어버리지만
이렇게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것이지요.

詩가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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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뜻
2008.04.29 13:24:11 *.147.86.148
청년의 때에는 수없이 외면당하고, 수없이 울고, 수없이 넘어지리라, 그 날의 울음 속에서 다짐했었지요.
고통과 더불어 밥 먹고, 옷 입고, 잠 자는 일상을 기대했었습니다.
써니 님 말처럼, 앞으로 수없이 그래야겠다고 다짐했던 것 같아요.

따뜻한 냄새를 풍기며 사는 이가 되고싶다는 생각도
어렴풋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요. 맞아요. 앞으로 수없이 그래야함을 허락해야겠어요.
삶은 고해이니.
고해 속에서 발견되는 행복을 찾는, 우리는 여행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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