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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30일 13시 03분 등록
관광객이 날아들면

우리 섬주민은 2주일간의 대여흥인
기괴한 사육제 속으로 탈바꿈한다.

관광객들이 날아들면

남자들은 그물을 버리고
웨이터가 되고
여자들은 창녀가 된다.

관광객들이 날아들면

우리가 갖고 있던 문화는
창문밖으로 날아가 버리고

우리의 관습은
선글라스와 팝송과 교환되어
성스러운 의식을
10센트의 쇼로 만든다.

관광객들이 날아들면

향토 음식이 모자라게 되어
가격이 뛰어 오르지만
우리의 임금은 낮은 그대로이다.

관광객들이 날아들면

우리들의 해안에 더 이상에 갈 수 없고
호텔 지배인은 말한다.
'현지인은 해안을 오염시킨다'라고

관광객들이 날아들면

굶주림과 누추함은 그대로 보존된다.
카메라의 셔터를 위해 현장 야외극으로서,생생한 풍경으로서

관광객들이 날아들면

우리는 '길가의 외교관'이 되라고
요구받는다.

미소를 띠고 예의바르고
길을 헤매는 관광객을
언제든지 안내해주고...

제기랄,
그들이 어디로 가기를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지

그들에게 말해줄 수만 있다면...

(말레이지아의 페낭에 사는 저항시인 세실 라젠드라의 시)


-> 어느 오래된 여행자의 블로그에서 이 시를 발견하고
이 나이까지 적지않게 다녀온 '관광지'의 주민들에게
아주 많이 미안해졌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미안한 일
하지 않으려고 마음에 품고 살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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