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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 id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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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8일 04시 05분 등록
내 맘속에 숨어 살며
떠나기 싫어하는
어떤 슬픔 하나를
과자로 만들어
기도 속에 넣어둡니다

내가 좋아하는
웨하스, 크래커처럼
바삭바삭 담백하고
맛이 고소해요

내 마음에 안 들어
비켜가고 싶던
어떤 미움 하나
음료수로 만들어
기도 속에 넣어둡니다.

내가 좋아하는
레몬즙처럼
쌉사름 상큼하고
맛이 향기로워요

-이해인- 6년만의 신작시집 [작은 기쁨]중에서

2005년 5월 15일 영원한 벗 하나가 길상사에 가잔다.
이제 산을 보면 그가 떠오른다.
거기서 축제가 있었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 종교문제로 끝내 실연했으나 그당시 연인을 이해해보려고
절에가고 설법여행에 나서기도 했다
그를 따라 그곳에 가서 난생처음 절밥이라는 것을 먹었다.
그는 장영희님이 쓴 [문학의 ...]를 읽었고 나는 연구원 수업에서
진도가 안나가는 삼국유사를 그곳에서 여러버전으로 힘겹게 읽기도 했다.-
이해인 수녀님이 오셨고 우리는 인파를 헤치고 싸인을 받았다.
우리는 제재를 받았는데
수녀님은 그 와중에도 품속의 색연필을 여러개 꺼내어 싸인데 꽃
그림까지 그려주셨다. 우리는 아이처럼 호들갑을 떨며 즐거웠다.

2006년 4월초 가회동성당에서 수녀님의 피정이 있었다.
그곳에 갔다. 휴가를 내고. 아래위 모두 연두빛 옷을 입었다.
스카프까지 연두색으로 하고 갔다. 아, 그날 아침의 기쁨이 선명하다.
그 무렵 잉태되었던 그러나 그때는 알지 못했던 윤도 내몸안에서
있었다. 수녀님의 시 콘서트에 온 듯하였다.
춤과 시 노래 기도 말씀 그 모두가 있었다.
게다가 앵콜도 있었다.
수녀님왈, 시에도 앵콜이 있습니당!
하하하하하

피정이 끝나고,

수녀님께 선물받은 한지책을 내밀었다.
잘써야 한다는 마음때문에 뒤로뒤로 미루고 쓰지 못하던
그 노트를. 수녀님은 책을 본인에게 주는 선물인줄 알았다가
내가 사인을 받기 위해 들고 온 것을 알고서 설핏, 서운해하셨다.

그렇게 두번째 싸인을 받았다. 사진도 여러장 찍었건만
수녀님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기에는 똑딱이 카메라에
기계치인 내게는 불가능...
아쉬움 가득하다.

언제 또 뵙게 될까
그때는 내 가방속에 초콜릿인 '시'를 드리고 싶다.
그때는 아름다운 빈 집같은 책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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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8.05.09 10:39:36 *.247.80.52
시에는 삶이 있구나.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서 시로 마음을 달래고 있다.
'맛있는~'이라는 제목에 혹해서 보게 되었다. 지금은 맛.있.는.게. 필요하다. 아니 그게 아니어도 좋다. 찐하게 짠한 것도 좋고, 모질게 매워도 좋다. 하여간 뭔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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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도둑
2008.05.09 10:46:48 *.193.194.22
오늘 밤 우리집에서 맛난 것 같이 해묵자~~
성북동 주책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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