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진
- 조회 수 4278
- 댓글 수 2
- 추천 수 0
1996년쯤 지하철에서 이어폰으로 FM 방송을 듣는데 나레이터가 들려주던 시를 듣고는 다음날 곧바로 서점에가서 샀던 시집 "꿈을 불어로 꾼 날은 슬프다" (염명순)의 시.
--------------------------------------------------------------
세한도
내 생애는 끝내
쓸쓸한 지붕 얹고 그 안에
찬바람을 듣는 두 귀만 밝아
들판에 가득한 달빛을 문풍지에 담는다
무너진 세월의 고랑사이
추억처럼 흰 눈이 내리는 날
인적 없는 마음에 불을 지피고
담담한 먹빛 풀어
유배의 방은 물들고
언뜻언뜻 끊어졌다 이어지는
시린 눈발 끝에 고개 숙인
나는 늙은 소나무
나도 한때는 저 마을의 불빛을 그리워했으리
해소기침 밭은 숨 몰아쉬며
누군들 고고 싶지 않았으랴
한 시절 꾸던 꿈과
제주 앞바다를 솟구치던 파도 잠재운 뒤
흰 화선지에 한 획씩 더해지는
젊지 않은 나이도 고마우이
나이 들어 눈 대신 밝아진 마음 하나로 심지 돋우고
밤새 난초를 치다보면
하나 둘 꽃망울로 맺히는 그리움도
이젠 아름다우니
이 마음 먼 물길을 건너
뭍을 오를 때엔 이미
환하게 꽃피어 있으리
IP *.20.4.60
--------------------------------------------------------------
세한도
내 생애는 끝내
쓸쓸한 지붕 얹고 그 안에
찬바람을 듣는 두 귀만 밝아
들판에 가득한 달빛을 문풍지에 담는다
무너진 세월의 고랑사이
추억처럼 흰 눈이 내리는 날
인적 없는 마음에 불을 지피고
담담한 먹빛 풀어
유배의 방은 물들고
언뜻언뜻 끊어졌다 이어지는
시린 눈발 끝에 고개 숙인
나는 늙은 소나무
나도 한때는 저 마을의 불빛을 그리워했으리
해소기침 밭은 숨 몰아쉬며
누군들 고고 싶지 않았으랴
한 시절 꾸던 꿈과
제주 앞바다를 솟구치던 파도 잠재운 뒤
흰 화선지에 한 획씩 더해지는
젊지 않은 나이도 고마우이
나이 들어 눈 대신 밝아진 마음 하나로 심지 돋우고
밤새 난초를 치다보면
하나 둘 꽃망울로 맺히는 그리움도
이젠 아름다우니
이 마음 먼 물길을 건너
뭍을 오를 때엔 이미
환하게 꽃피어 있으리
댓글
2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4109 | 얻는것과 잃어가는 것. | 빈잔 | 2024.11.09 | 1465 |
| 4108 | 늙음은 처음 경험하는거다. | 빈잔 | 2024.11.18 | 1539 |
| 4107 | 노력하는 자체가 성공이다 | 빈잔 | 2024.11.14 | 1545 |
| 4106 | 눈을 감으면 편하다. [1] | 빈잔 | 2024.10.21 | 1614 |
| 4105 | 인생을 조각하다. | 빈잔 | 2024.10.26 | 1637 |
| 4104 | 돈 없이 오래 사는 것. 병가지고 오래 사는것. 외롭게 오래 사는 것. | 빈잔 | 2024.10.22 | 1661 |
| 4103 | 상선벌악(賞善罰惡) | 빈잔 | 2024.10.21 | 1802 |
| 4102 | 선배 노인. (선배 시민) | 빈잔 | 2024.07.17 | 1822 |
| 4101 | 길어진 우리의 삶. | 빈잔 | 2024.08.13 | 1841 |
| 4100 | 문화생활의 기본. [1] | 빈잔 | 2024.06.14 | 1901 |
| 4099 | 꿈을 향해 간다. [2] | 빈잔 | 2024.06.25 | 2071 |
| 4098 | 숙제 [3] | 자로 | 2006.09.08 | 2109 |
| 4097 | 나이는 잘못이 없다. | 빈잔 | 2023.01.08 | 2118 |
| 4096 | 찾는 것과 만들어진 것 [1] | 백산 | 2007.01.19 | 2125 |
| 4095 | 기차를 타러 나가며 [1] | 미 탄 | 2006.05.13 | 2126 |
| 4094 | ACT II. [1] | 정재엽 | 2006.05.11 | 2127 |
| 4093 | 홈페이지 링크 [1] | 舒贇 | 2007.04.02 | 2127 |
| 4092 | 연구원, 앞으로 일년 [9] | 정경빈 | 2006.04.11 | 2130 |
| 4091 | -->[re]지붕- 내려다보는 기쁨 [1] | 구본형 | 2006.08.19 | 2132 |
| 4090 | [14] 워크아웃 [1] | 오세나 | 2005.08.01 | 213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