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문화
- 조회 수 3964
- 댓글 수 4
- 추천 수 0
이웃집 소녀가
아직 국민학교도 안들어 갔을 무렵
하루는 나를 보고
----할아버지는 유명하다면서?
그러길래
----유명이 무엇인데?
하였더니
----몰라!
란다. 그래 나는
----그거 안좋은 거야!
하고 말해 주었다.
올해 그 애는 여중 2학년이 되어서
교과서에 실린 내 시를 배우게 됐는데
자기가 그 작자를 잘 안다고 그랬단다.
----그래서 뭐라고 그랬니?
하고 물었더니
----그저 보통 할아버진데, 어찌보면
그 모습이 혼자 노는 소년 같아!
라고 했단다.
나는 그 대답이 너무 흐뭇해서
----잘 했어! 고마워!
라고 칭찬을 해 주고는
그날 종일이 유쾌했다.
**********************************************************
재수시절 그 각박했던 때
국어 담당 선생님은 강의실에 들어서시자마자 이 시를 낭독하셨지요.
소녀와 구상 시인의 흐뭇한 정경이 자꾸자꾸 그려지고
혼자 종일이 유쾌했을 시인에 나도 종일이 유쾌했더랬습니다.
결국
야간자율학습 배신하고
서점엘 갔고,
재수생은 시집들고 집으로 갑니다.
몇달 후
'유치찬란'하게 삼수생으로 향합니다.- 시집 이름이 <유치찬란>
IP *.16.147.138
아직 국민학교도 안들어 갔을 무렵
하루는 나를 보고
----할아버지는 유명하다면서?
그러길래
----유명이 무엇인데?
하였더니
----몰라!
란다. 그래 나는
----그거 안좋은 거야!
하고 말해 주었다.
올해 그 애는 여중 2학년이 되어서
교과서에 실린 내 시를 배우게 됐는데
자기가 그 작자를 잘 안다고 그랬단다.
----그래서 뭐라고 그랬니?
하고 물었더니
----그저 보통 할아버진데, 어찌보면
그 모습이 혼자 노는 소년 같아!
라고 했단다.
나는 그 대답이 너무 흐뭇해서
----잘 했어! 고마워!
라고 칭찬을 해 주고는
그날 종일이 유쾌했다.
**********************************************************
재수시절 그 각박했던 때
국어 담당 선생님은 강의실에 들어서시자마자 이 시를 낭독하셨지요.
소녀와 구상 시인의 흐뭇한 정경이 자꾸자꾸 그려지고
혼자 종일이 유쾌했을 시인에 나도 종일이 유쾌했더랬습니다.
결국
야간자율학습 배신하고
서점엘 갔고,
재수생은 시집들고 집으로 갑니다.
몇달 후
'유치찬란'하게 삼수생으로 향합니다.- 시집 이름이 <유치찬란>
댓글
4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49 | 버스에서 [3] | 리진 | 2008.05.15 | 3520 |
1848 | 인생-김광섭 [1] [3] | 한희주 | 2008.05.15 | 4065 |
1847 | 이동순의 얼음 [1] [2] | 이형구 | 2008.05.16 | 3704 |
1846 | 세한도 - 염명순 [2] [3] | 김진 | 2008.05.16 | 4047 |
1845 | 인연설- 한용운 [2] [1] | 눈큼이 | 2008.05.16 | 4603 |
1844 | 귀천 [2] [2] | 채 데레사 | 2008.05.17 | 3220 |
1843 |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_7 [7] | 개구쟁이 | 2008.05.17 | 3665 |
1842 | 늑대의 죽음/ 알프레드 드 비니 [1] | 한정화 | 2008.05.18 | 4458 |
1841 | [98] 낙화 / 이형기 [3] | 써니 | 2008.05.18 | 4279 |
1840 | 화염경배 (이면우시인) [1] [3] | 이성주 | 2008.05.18 | 3977 |
1839 | 서산대사의 시 [1] [3] | 이성주 | 2008.05.18 | 6187 |
1838 | 시대 / 서찬휘 [2] [2] | 형산 | 2008.05.19 | 4440 |
1837 | 봄길 /정호승 [3] [4] | 바다보배 | 2008.05.20 | 5824 |
1836 | 마더 데레사의 시와 기도 [1] | 찾다 | 2008.05.21 | 4877 |
» | 혼자 논다 -- 구 상 [4] | 이문화 | 2008.05.21 | 3964 |
1834 | 신화얘기와 나의 종교 [1] | 이수 | 2008.05.21 | 3114 |
1833 | 램프와 빵 [2] [3] | 김유수 | 2008.05.22 | 3764 |
1832 | 자작나무 - 로버트 프로스트 [2] | 김신웅 | 2008.05.22 | 6806 |
1831 | 풀꽃 [2] | 안나푸르나 성은 | 2008.05.23 | 3152 |
1830 | 모든 판단은 자신의 책임이다. | 햇빛처럼 | 2008.05.23 | 29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