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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23일 10시 31분 등록
근래 직장 후배랑 대화를 하다가 깨달은 것이 있다.

먼저 언급하고자 하는 내용은 익히 알고 있는 조중동의 곡필을 탓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판단을 했어야 했고 앞으로 어떻게 판단을 할 것이며 이 일화에서 내가 얻을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는것이다.

숫자를 좋아한다고 자부하는 나로서는 약간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제까지 노무현은 아주 반쪽에도 못미치는 허접한 대통령이고(사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MB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이명박은 열렬한 국민의 지지를 받은 대통령인줄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따라서 이MB 같은 누가 봐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사람이 그토록 많다는 것에 실망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실을 알고 보니 조중동과 같은 메이저 언론의 장난질에 내가 놀아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숫자를 좋아한다고 자부한 것이 부끄러울 정도다. 아래는 숫자가 말해주는 실제의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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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역대 최저의 득표율(유권자 대비)

13대 노태우 총 유권자 대비 33.0%
14대 김영상 총 유권자 대비 34.8%
15대 김대중 총 유권자 대비 32.0%
16대 노무현 총 유권자 대비 34.3%
17대 이명박 총 유권자 대비 30.5%

둘째, 조중동이 그토록 씹었던 노무현과의 비교.

2002년 12월 20일 (투표율 70.8%)-노무현 득표12,014,277명(48.9%)
수구 언론들은 과반수에도 못 미치는 반쪽자리 대통령이라고 폄하했다.
[출처] [펌] 조중동의 노무현vs이명박 득표율 비교!!!|작성자 한성웅

2007년 12월 20일(투표율 63.1%)-이명박 득표 11,492,389명(48.7%)
수구 언론들 과반수에 육박한 진정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라 설레발을 친다.

(잘 보시기를 바란다. 이MB의 득표율이 노무현의 득표율 보다 낮다.)

[출처] [펌] 조중동의 노무현vs이명박 득표율 비교!!!|작성자 한성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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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밝혔던 것처럼 내가 이글을 쓰는 목적은 조중동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조중동이 자신들의 입장 때문에 곡학아세를 한다는 것은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기지의 사실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글을 쓰는 이유는 위의 경험으로부터 "나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하는 내 안으로 향하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다.
내가 몇 일 질문을 던지고 얻었던 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미 곡학아세의 필두로 여기는 조중동의 모든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다. 더 확장을 한다면 내가 살아가는데 있어 남들의 판단에 의존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다. 내가 판단을 하지 않는 판단 까지도 사실은 나의 책임이라는 것도 함께 말이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다른 사람이 판단해 주기를 바라고 미적거렸던 적이 많았다. 이제는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을 가슴으로 느끼고 있다. 내가 판단하고 내가 판단한 판단에 책임을 지는 자세로 앞으로 살아가야겠다.

둘째, 숫자는 많은 것을 이야기 해 준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언어로 기술하는 것은 위의 예를 보는 것처럼 보는 각도에 따라서 얼마든지 정 반대로 해석할 수도 있는 수많은 경우의 일들이 있다는 것을 요즘 체험하고 있다. 따라서 숫자로 치환가능한 것이라면 숫자(감정이 배제된)로 따져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살아온 날이 많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숫자를 두려워하고 숫자를 들이대면 숫자놀음이라고 하는 것을 많이 보게된다. 하지만 어떤 판단을 하는데 숫자만큼 냉정하게 제시되는 원자료도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물론 그 자료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는 또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자료인가 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이다.

셋째, 내가 가졌던 숫자를 좋아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나는 냉정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숫자는 숫자일 뿐 숫자를 해석하는 나는 불완전한 인간일 뿐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는 모든 것에 대하여 냉정하게 판단을 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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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저쨌거나 도덕을 차버린 실리가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오래갈 지 모르겠으나 많은 국민들이 도덕을 버린 실리(그 실리도 애매모호하기는 마찬가지)라는 말에 그를 선택했다. 이미 선택한 것이니 시스템이 잘 돌아가기를 원하지만 집권 3개월의 모습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잘 돌아가는 것은 쉽지는 않을것 같다.

현명한 백성은 겪지 않고도 반면교사만으로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덜 현명한 백성은 몸으로 겪어봐야 배울 것이다. 어리석은 백성은 몸으로 겪고도 배우는 것이 없을 것이다.

정확하게 우리 국민들이 어느 쪽에 속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아마 나 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알 수 없을것이다. 하지만 나의 의견은 국민들이 이번의 기회로 부터 많은 배움을 가졌으면 하는데 그것 또한 쉽지는 않을 듯하다.

어쩌겠나? 그게 인생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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