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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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이라 한가위
달도 밝은데
울밑의 귀뚜라미 처량하구나
운동장엔 그네 뛰는
큰애기들의
그림자도 예쁘다
영동교의 밤
--------------------------
초등학교 3학년 때 쓴 동시입니다.
부모님이 모두 교직에 종사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장으로 어머니는 평교사로 계셨지요.
저는 마을과 동떨어져 있는 관사에 사는 것이 마뜩치 않았습니다.
그래 동무들이 자기네 동네에서 일어난 이야기에 늘 귀를 쫑긋거렸습니다.
마을의 누가 돌아가셨는데 꼬리 달린 혼불이 지붕 위로 지나가는 걸 자기 눈으로 똑독히 봤다거나 누구네 집 처녀와 총각이 눈이 맞아 함께 줄행랑을 쳤다는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학교 운동장은 방과후에도 늘 저희 집 앞 마당같은 놀이터였습니다.
저녁이 되면 남자애 들은 삼삼오오 팀을 만들어 재기 차기며 딱지 치기같은 놀이를 하러 운동장으로 모여들어 늦은 시간까지 시끌벅적했습니다.
추석이 가까워져 달빛이 환해진 밤이면 운동장의 주인들은 긴 머리에 댕기를 달고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동네 처녀들로 바뀌었습니다.
그녀들은 그네를 뛰기도 하고 강강술래를 하면서 밤이 이슥해질 때까지 놀이를 즐기는 것이었어요.
그 모습이 어린 마음에도 어지간히 예뻐보였던 모양입니다.
그 때의 느낌을 담아 본 것인데 여직 기억에 남아 있어 올려봅니다.
그 뒤론 시라는 걸 좋아하기만 했지 써보진 않았습니다.
IP *.221.78.72
달도 밝은데
울밑의 귀뚜라미 처량하구나
운동장엔 그네 뛰는
큰애기들의
그림자도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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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 때 쓴 동시입니다.
부모님이 모두 교직에 종사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장으로 어머니는 평교사로 계셨지요.
저는 마을과 동떨어져 있는 관사에 사는 것이 마뜩치 않았습니다.
그래 동무들이 자기네 동네에서 일어난 이야기에 늘 귀를 쫑긋거렸습니다.
마을의 누가 돌아가셨는데 꼬리 달린 혼불이 지붕 위로 지나가는 걸 자기 눈으로 똑독히 봤다거나 누구네 집 처녀와 총각이 눈이 맞아 함께 줄행랑을 쳤다는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학교 운동장은 방과후에도 늘 저희 집 앞 마당같은 놀이터였습니다.
저녁이 되면 남자애 들은 삼삼오오 팀을 만들어 재기 차기며 딱지 치기같은 놀이를 하러 운동장으로 모여들어 늦은 시간까지 시끌벅적했습니다.
추석이 가까워져 달빛이 환해진 밤이면 운동장의 주인들은 긴 머리에 댕기를 달고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동네 처녀들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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