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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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끊은 지 어언 한 달이 지났다.
수많은 유혹과 강권을 물리치고 오늘, 6월 16일을 맞이했다.
술을 끊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술을 가까이 안 하면 된다.
술자리를 피하면 된다.
윗사람이 참석하는 술자리를 제외하고는 회식을 피했다.
절친한 이웃의 상갓집에 가서도 시뻘건 상주 앞에서 사이다 병만 만지작거렸다.
심지어 꿈벗 프로그램도 안 갔다.
허나, 매번 그럴 수는 없는 법.
내가 좋아하는 조합인
- 김치 삼겹살 또는 회 + 처음처럼
- 통닭 + 시원한 생맥주
- 치즈 + 와인
에서 뒤에 것들이 빠진 상태에서의 술자리는
앙꼬없는 찐빵이요, 오아시스 없는 사막이요, 고추 뗀 승완이었다.
그냥 참는데도 한계가 봉착하여 간단한 실험을 해보았다.
사이다에 고추를 썰어 넣어보기도 했고,
겨자도 풀어 넣기도 했다.
박카스를 디오니소스로 의식적으로(?) 착각하고 술처럼 마셨다.
그러나 좀처럼 해갈은 되지 않았다.
그나마 어느 카페에서 무알콜 칵테일 한잔 마시거나,
노래방에서 파는 무알콜 탄산음료로 기분을 내는 걸로 위안을 삼았다.
술을 끊으니 사람도 같이 끊어진다.
허전하다.
나다움이 사그라지는 것 같기도 하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가슴으로 공감하기도 힘들다.
머리가 앞선다.
얼굴 한쪽이 마비된 아수라 백작 같은 느낌이다.
주위에서 평상시에는 나를 병곤이라고 부르는데, 술마시면 병팔이라고 부른다.
왜 그렇게 부르는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어쨌든 둘 다 나인데 병팔이가 한달 전에 가출했다.
병팔이가 그립다.
병팔아, 돌아와~
다시 또 술을 끊을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술을 끊는다는 건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
이제 보름 남았다.
7월부터 금주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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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그는 금주에 사랑을 심었다.
그는 금주에 꿈을 심었다.
무엇 때문에 그의 얼굴이 날로 말갛게 왕 빛났다.
끊으려고 악을 쓰는 것이 아니라
끊기 전에 눈물을 삼켰기 때문이리라.
애간장이 녹는 것을 말간 물에 씻기우듯 때로 돌돌 말리는 창자를 풀어 시원하고 쓰리고 답답하고 즐겁고 기쁜 것들을 꿈으로 사랑으로 간절함으로 누그러 뜨리는 모습을 보았다.
최소한의 마셔야 할 자리에서조차 초연히 맹숭맹숭 앉아 있는 모습은 처음엔 정말 안꼬 없는 찐빵일 뿐만 아니라 밀가루만 두껍게 푼 찌지미와 같았다.
이 좋은 날에도 안 마시믄 우야는교? 그를 에워싸고 좋아하는 모든 이들이 애원하다시피 했지만 한 번에 한 사람만 안으며 너의 꿈을 펼치라고 안아줄 때처럼 그는 한 사람을 꼭 안고 내려놓지 않는다.
이제는 풀렸겠지 했지만 아직도 내려놓지 않는다. 재미가 없다고 투정을 부렸지만 여전히 단호할 뿐이다. 단지 실험이 아니다. 의식적인 무엇은 더 더욱 아니다.
때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지극히 사랑하지 못할 때가 있다. 진짜 무서운 유혹은 자신 안에 있는 지도 모른다. 스스로에게 가혹하리 만치 냉정하지 않고서야 어찌 그 외로움을 견딜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고서야 무엇이 진짜고 가짜인지를 분별해 낼 수 있으랴. 그러나 그것도 놀이처럼 흘러간다.
떨린다. 다시 떨린다. 떳떳한가? 잘 살고 있는가? 믿어도 좋은가? 정말 그런가? 얼마를 걷어내야 무뇌가 될 수 있을 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하겠다. 단지 하나만 알 뿐이다. 내게는 나를 다스리는 칼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금주에 꿈을 심었다.
무엇 때문에 그의 얼굴이 날로 말갛게 왕 빛났다.
끊으려고 악을 쓰는 것이 아니라
끊기 전에 눈물을 삼켰기 때문이리라.
애간장이 녹는 것을 말간 물에 씻기우듯 때로 돌돌 말리는 창자를 풀어 시원하고 쓰리고 답답하고 즐겁고 기쁜 것들을 꿈으로 사랑으로 간절함으로 누그러 뜨리는 모습을 보았다.
최소한의 마셔야 할 자리에서조차 초연히 맹숭맹숭 앉아 있는 모습은 처음엔 정말 안꼬 없는 찐빵일 뿐만 아니라 밀가루만 두껍게 푼 찌지미와 같았다.
이 좋은 날에도 안 마시믄 우야는교? 그를 에워싸고 좋아하는 모든 이들이 애원하다시피 했지만 한 번에 한 사람만 안으며 너의 꿈을 펼치라고 안아줄 때처럼 그는 한 사람을 꼭 안고 내려놓지 않는다.
이제는 풀렸겠지 했지만 아직도 내려놓지 않는다. 재미가 없다고 투정을 부렸지만 여전히 단호할 뿐이다. 단지 실험이 아니다. 의식적인 무엇은 더 더욱 아니다.
때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지극히 사랑하지 못할 때가 있다. 진짜 무서운 유혹은 자신 안에 있는 지도 모른다. 스스로에게 가혹하리 만치 냉정하지 않고서야 어찌 그 외로움을 견딜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고서야 무엇이 진짜고 가짜인지를 분별해 낼 수 있으랴. 그러나 그것도 놀이처럼 흘러간다.
떨린다. 다시 떨린다. 떳떳한가? 잘 살고 있는가? 믿어도 좋은가? 정말 그런가? 얼마를 걷어내야 무뇌가 될 수 있을 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하겠다. 단지 하나만 알 뿐이다. 내게는 나를 다스리는 칼이 필요하다는 것.

햇빛처럼
오병곤님.
IT분야에서 일하신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술을 좋아하고 술 때문에 많은 문제를 일으켰던 아버지 때문에 술에 대한 기억은 그다지 좋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술을 먹지 않아도 안에 있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리 되었습니다.
학생시절에 100일 금주를 선언하고 99일 되는 날 술을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완벽한 금주성공 보다는 할 수는 있지만 그리 완벽하지 않은 실패가 더 좋았던 까닭이었습니다.
저는 단지 술을 통제하는 것 보다 술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때로는 과하기도 하고 때로는 모지라기도 한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으면 합니다.
=
써니누님.
혹시 웃음으로 만들어진 칼 이야기 아세요? 종이로 만들어진 칼 이야기는요?
칼에 베인 것 보다 종이에 베인 상처가 더 아프답니다. 요즘 나의 마음을 나의 무지를 나의 게으름을 베는 글들을 많이 만납니다.
====
또 다른 칼 이야기인데요...
저는 내 마음속에 숨겨진 칼들이 남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뾰족하고 다듬어지지 못한 칼과 같은 날선면이 있다는 것을 느낄 때마다 회피하고 그랬었죠. 남만 해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빨리 세상과 인생에 닳고 닳아서 무뎌지기를 소망합니다.
IT분야에서 일하신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술을 좋아하고 술 때문에 많은 문제를 일으켰던 아버지 때문에 술에 대한 기억은 그다지 좋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술을 먹지 않아도 안에 있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리 되었습니다.
학생시절에 100일 금주를 선언하고 99일 되는 날 술을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완벽한 금주성공 보다는 할 수는 있지만 그리 완벽하지 않은 실패가 더 좋았던 까닭이었습니다.
저는 단지 술을 통제하는 것 보다 술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때로는 과하기도 하고 때로는 모지라기도 한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으면 합니다.
=
써니누님.
혹시 웃음으로 만들어진 칼 이야기 아세요? 종이로 만들어진 칼 이야기는요?
칼에 베인 것 보다 종이에 베인 상처가 더 아프답니다. 요즘 나의 마음을 나의 무지를 나의 게으름을 베는 글들을 많이 만납니다.
====
또 다른 칼 이야기인데요...
저는 내 마음속에 숨겨진 칼들이 남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뾰족하고 다듬어지지 못한 칼과 같은 날선면이 있다는 것을 느낄 때마다 회피하고 그랬었죠. 남만 해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빨리 세상과 인생에 닳고 닳아서 무뎌지기를 소망합니다.

병곤
용균> 일본에서 온 너를 저녁에 인사동에서 만나 술 한잔 부딪히지 못한 게 미안하구나. 흑두부 보쌈으로 만족해라. 너와 한잔하면서 기타 칠 날을 손꼽아 기다리마.
승완> 시러, 너가 1차, 2차 다 쏴. 내가 3차 포장마차에서 쏘마.ㅋㅋ 얼떨결에 금주에 동참하여 지금까지 함께 한 네가 있어 버틸 수 있었지. 근데 너는 그 동안 입으로 술 많이 마셨잖아.ㅋㅋ
아름> 보고 싶다. 아름아~ 너가 기타 들고 꿈벗 모임 오라는 문자 메시지가 천둥처럼 컸고 벼락처럼 마음에 꽂혔다. 늘 고맙구나.
써니> 누나, 나 맨 정신인데 누나 댓글이 무슨 말인지 감이 잘 안오오.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는 마쇼. 그냥 끊은건께. 그나저나 신림동에는 쩌렁쩌렁한 누이 땜시 맨날 천둥번개 치는 거 아니오?
햇빛처럼> 술을 마시건, 안마시건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축복이죠. 술은 단지 매개일 뿐이죠. 제가 술을 좋아하게 된 건 대학교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부터였습니다. 울고, 웃고, 아픈 마음을 달래주고, 함께 기뻐하는 그 자리가 너무 좋았습니다. 한 마디로 영성이 충만한 은혜의 자리였지요. 그 필이 지금까지 술을 떠나지 못한 이유입니다. 햇빛처럼님 한번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싶네요. 술 안마시고.ㅋㅋ
정화> 나중에 술 사면 돼. 내가 너 좋아하는 고기살께.
소정> 나는 소정이처럼 술이 강한 사람은 아닌가 봐. 연구원 수업 끝나고 뒷풀이 때 너랑 술대결(?)하다가 장렬히 전사한 나의 모습이 아직도 희미하게 생각나. 7월에 라운드 Two 할까? ㅋㅋ
승완> 시러, 너가 1차, 2차 다 쏴. 내가 3차 포장마차에서 쏘마.ㅋㅋ 얼떨결에 금주에 동참하여 지금까지 함께 한 네가 있어 버틸 수 있었지. 근데 너는 그 동안 입으로 술 많이 마셨잖아.ㅋㅋ
아름> 보고 싶다. 아름아~ 너가 기타 들고 꿈벗 모임 오라는 문자 메시지가 천둥처럼 컸고 벼락처럼 마음에 꽂혔다. 늘 고맙구나.
써니> 누나, 나 맨 정신인데 누나 댓글이 무슨 말인지 감이 잘 안오오.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는 마쇼. 그냥 끊은건께. 그나저나 신림동에는 쩌렁쩌렁한 누이 땜시 맨날 천둥번개 치는 거 아니오?
햇빛처럼> 술을 마시건, 안마시건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축복이죠. 술은 단지 매개일 뿐이죠. 제가 술을 좋아하게 된 건 대학교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부터였습니다. 울고, 웃고, 아픈 마음을 달래주고, 함께 기뻐하는 그 자리가 너무 좋았습니다. 한 마디로 영성이 충만한 은혜의 자리였지요. 그 필이 지금까지 술을 떠나지 못한 이유입니다. 햇빛처럼님 한번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싶네요. 술 안마시고.ㅋㅋ
정화> 나중에 술 사면 돼. 내가 너 좋아하는 고기살께.
소정> 나는 소정이처럼 술이 강한 사람은 아닌가 봐. 연구원 수업 끝나고 뒷풀이 때 너랑 술대결(?)하다가 장렬히 전사한 나의 모습이 아직도 희미하게 생각나. 7월에 라운드 Two 할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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