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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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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5일 07시 46분 등록


바닷 속 느림보는 꽂게
꽂게가 여행을 떠났다.
오랜만에 받은 여름 휴가.
꽂게의 고향은 인천 앞바다.

백령도 북단 50킬로미터 지점에 시집가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간다
10년간 못 만난 친구와 지난 세월을 수다로 풀어야지...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도 먹고 스타벅스 커피도 한 잔 해야겠지...
모든게 순조로왔고 잔잔했다
그러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 사건이 터졌다

게임은 지금부터임을 밝혀둔다

어부가 쳐 놓은 그물에 한 쪽 다리가 걸려버린 거였다
친구도 나도 그리고 모두가...
그쪽은 초행길이어서 잘 몰랐다 미안하다
배 안에서 우리는 영하 50도로 얼어 버렸고, 변명을 할 수도, 시간도 없었다.

북한의 낯선 항구로 끌려 갔고,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중국으로 팔려갔다가 결국 이틀 뒤 소래포구로 팔려 왔다
출발 때 끊어 둔 귀국행 비행기표는 사용하지 못한 채 안주머니에 그대로 있었고,
나를 중국산이라는 꼬리표 까지 달아주었다

어찌?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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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7.06 08:38:44 *.36.210.11
꽃게의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요? 삶이라고 해야 하나요.

참 곱고 아름다운 꿈조차 꽃게라서 옆으로 가야만 하는...

그래, 모진 세월 살다보면 돌아온다.

우여곡절은 시가 되고 글이 되고 사랑/노래 이 되어서 우리 앞에 다시 선다.

다시 되기 위해

본성을 찾기 위해

더 나은 내일/진화 을 꿈꾸며 가꿔나가기 위해

느리지만 열심히 잊지 않고 계속해서 멈추지 않고 살아낸다.

나, 인천 앞바다의 그 꽃게예요 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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