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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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하반기가 시작되고 처음으로 좋은 인연을 만들게 되었다. 7시에 선릉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서 6시에 회사를 나섰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동안 책을 읽으면서도 기대가 되었다. 선릉역에 내려서 약속장소로 이동을 했는데 헤매지 않고 저기 보니 약속장소가 보였다. 거기에 선릉.정릉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주변에 있는 것 조차 모르고 지내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
일층에 잘 못 들어갔다가 이층으로 올라가는 중에 뒤에서 sans님이 부르셨다. 그분의 손에는 책이 두 권이 들려 있었다. 브릭이라는 공간에서 sans님의 글을 구경했을 때에는 생각이 젊으신 분이 아닐까 상상을 했는데 만나기 전에 전화통화를 하면서 전화 목소리에서 연륜이 느껴졌다. 그러한 연륜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생각을 젊고 세상에 대한 열정을 품고 사실 수 있을까 했는데 책을 손에 들고 계신 모습을 보면서 그럴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을 했다. 더구나 그 두권 중에 하나의 책은 저에게 선물로 주셨다. 책을 쓰면서 당신의 책이 부끄럽다고 하시는 겸양을 보면서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굴전과 동동주를 놓고 이런 저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했다. 해주신 좋은 말씀을 다 기억할 수도 없지만 기억에 남는 것만 몇 가지 적어본다.
첫째, 인간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을 해주셨다. 무엇보다도 그 말씀이 힘을 가진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몸소 보여주시는 행동 때문이었다. 책 사이에 끼워져 있는 슬쩍 지나쳐 본 메모지에서 그분에 어떻게 책을 대하는지에 대하여 알 수 있었다. 그러기에 더 힘이 있게 내 마음을 울렸는지도 모른다.
둘째, 본인이 모순 덩어리임을 말씀하신 부분이다. 나부터 나 자신의 못난 점을 인정하기는 참 힘든 일이다. 하지만 어떨 때 보면 생각밖으로 쉽다는 것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를 있는 대로 바라보는 것 보다는 나의 좋은 점만 바라보고 나의 생각이 나의 경험이 가르쳐주는 것이 유일한 진리다라고 생각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말씀해 주신 것 같다. 아직 그 연배가 되지 못해서 그 연배가 되면 어떨지 장담을 못하겠다. 하지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하여 세상이, 벗들이 그리고 책들이 나를 가르치고 있다.
셋째, 저는 sans님의 글을 다 읽지도 못했는데 부족한 저의 글을 읽어보시고 예전 "無明" 시절의 글과 지금의 "햇빛처럼" 시절의 글에서 바뀐 점을 말씀해 주셨다. 정말 용기를 주시는 말씀이었고 내가 어제와 다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나의 노력이 헛되지 않음을 인정해 주셔서 감사하다.
넷째, 세상을 향한 열정이다. sans님이 세상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따뜻함과 열정에 대한 것을 느꼈다. 현재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사랑 아마도 한국의 문화를 연구하고 그쪽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 보니 저절로 한국을 사랑하게 되셨나 보다.
다섯째, 헤어짐을 생각하지 않는 만남은 집착이라는 말씀을 해 주셨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아이가 때가 되면 떠나야 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 사랑이든 그것이 아이든 만나면서 헤어짐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을 십분의 일 정도는 이해를 한다.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이란 것도 함께…
여섯째,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sans님은 자신이 웃고 죽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나의 인생의 목표와 비슷하다. 예전에 방송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코미디언 김미화가 이야기 했던 것 같다. 자신의 묘비명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웃기고 자빠졌네."
너무 멋있지 아니한가? 나는 너무 멋있어 보인다.
=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회사에 다시 들어가기로 했었는데 후배 사원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먼저 들어가라고 하고 보니 아내에게 메시지가 두통 와 있다. 아내가 화가 많이 났다. 만난곳이 전화가 잘 안되는 지역이었나 보다. AS를 맞겨야 하나. 약간은 뻔뻔 스러운 생각이 든다. 내가 미리 전화하지 않은 것은 미안하지만 내가 잘 못이 없는 부분까지 변명하고 싶지는 않다.
아내가 어떻게 생각하든 내가 잘못한 부분(미리 전화를 하지 못한 부분) 이상을 가지고 내가 어떻게 할 방법은 없다. 다만 아내가 스스로 화를 풀기까지 기다릴 뿐…
어쨌든 좋은 인연을 만나서 좋은 시간을 가졌다. 절대적인 시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시간이 존재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러한 시간이었다. 남은 기간동안 만날 새로운 인연들을 생각하면서 하반기의 처음 만남이 참 좋은 인연의 끈을 만들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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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층에 잘 못 들어갔다가 이층으로 올라가는 중에 뒤에서 sans님이 부르셨다. 그분의 손에는 책이 두 권이 들려 있었다. 브릭이라는 공간에서 sans님의 글을 구경했을 때에는 생각이 젊으신 분이 아닐까 상상을 했는데 만나기 전에 전화통화를 하면서 전화 목소리에서 연륜이 느껴졌다. 그러한 연륜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생각을 젊고 세상에 대한 열정을 품고 사실 수 있을까 했는데 책을 손에 들고 계신 모습을 보면서 그럴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을 했다. 더구나 그 두권 중에 하나의 책은 저에게 선물로 주셨다. 책을 쓰면서 당신의 책이 부끄럽다고 하시는 겸양을 보면서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굴전과 동동주를 놓고 이런 저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했다. 해주신 좋은 말씀을 다 기억할 수도 없지만 기억에 남는 것만 몇 가지 적어본다.
첫째, 인간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을 해주셨다. 무엇보다도 그 말씀이 힘을 가진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몸소 보여주시는 행동 때문이었다. 책 사이에 끼워져 있는 슬쩍 지나쳐 본 메모지에서 그분에 어떻게 책을 대하는지에 대하여 알 수 있었다. 그러기에 더 힘이 있게 내 마음을 울렸는지도 모른다.
둘째, 본인이 모순 덩어리임을 말씀하신 부분이다. 나부터 나 자신의 못난 점을 인정하기는 참 힘든 일이다. 하지만 어떨 때 보면 생각밖으로 쉽다는 것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를 있는 대로 바라보는 것 보다는 나의 좋은 점만 바라보고 나의 생각이 나의 경험이 가르쳐주는 것이 유일한 진리다라고 생각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말씀해 주신 것 같다. 아직 그 연배가 되지 못해서 그 연배가 되면 어떨지 장담을 못하겠다. 하지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하여 세상이, 벗들이 그리고 책들이 나를 가르치고 있다.
셋째, 저는 sans님의 글을 다 읽지도 못했는데 부족한 저의 글을 읽어보시고 예전 "無明" 시절의 글과 지금의 "햇빛처럼" 시절의 글에서 바뀐 점을 말씀해 주셨다. 정말 용기를 주시는 말씀이었고 내가 어제와 다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나의 노력이 헛되지 않음을 인정해 주셔서 감사하다.
넷째, 세상을 향한 열정이다. sans님이 세상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따뜻함과 열정에 대한 것을 느꼈다. 현재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사랑 아마도 한국의 문화를 연구하고 그쪽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 보니 저절로 한국을 사랑하게 되셨나 보다.
다섯째, 헤어짐을 생각하지 않는 만남은 집착이라는 말씀을 해 주셨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아이가 때가 되면 떠나야 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다. 사랑이든 그것이 아이든 만나면서 헤어짐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을 십분의 일 정도는 이해를 한다.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이란 것도 함께…
여섯째,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sans님은 자신이 웃고 죽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나의 인생의 목표와 비슷하다. 예전에 방송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코미디언 김미화가 이야기 했던 것 같다. 자신의 묘비명은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웃기고 자빠졌네."
너무 멋있지 아니한가? 나는 너무 멋있어 보인다.
=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회사에 다시 들어가기로 했었는데 후배 사원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먼저 들어가라고 하고 보니 아내에게 메시지가 두통 와 있다. 아내가 화가 많이 났다. 만난곳이 전화가 잘 안되는 지역이었나 보다. AS를 맞겨야 하나. 약간은 뻔뻔 스러운 생각이 든다. 내가 미리 전화하지 않은 것은 미안하지만 내가 잘 못이 없는 부분까지 변명하고 싶지는 않다.
아내가 어떻게 생각하든 내가 잘못한 부분(미리 전화를 하지 못한 부분) 이상을 가지고 내가 어떻게 할 방법은 없다. 다만 아내가 스스로 화를 풀기까지 기다릴 뿐…
어쨌든 좋은 인연을 만나서 좋은 시간을 가졌다. 절대적인 시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시간이 존재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러한 시간이었다. 남은 기간동안 만날 새로운 인연들을 생각하면서 하반기의 처음 만남이 참 좋은 인연의 끈을 만들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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