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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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나도 함께 뛰었어
하지만 철로가 골짜기 사이로 숨어드는 곳에 다다르면
난 주저앉곤 했지
난 한번도 골짜기까지 철로를 따라 가본 일이 없었어
할머니가 내게 매일 밤 들려주신 이야기가 있었거든
저 골짜구닌 사람 잡아 묵는 구신이 사는 게여
행여 근처에도 얼씬거리던 말아
니 애비도 니 에미도 저 골짜구니 속으로 들어가선
돌아오덜 못한 게여
철로는 골짜기를 향해 내 닫고 있었어
녀석들도 골짜기를 향해 내닫곤 했어
철로는 골짜기를 돌아 사라져 있었어
녀석들도 골짜기를 돌아 사라지곤 했지 녀석들은 언제나 잘 돌아왔어
그리곤 떠들어 댔지
그 골짜기엔 집보다도 더 큰 시커먼 굴이 있다는 게야
바로 그 굴이야 나는 알고있었지 할머니가 말해줬거든
그 굴로 들어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거라구
하지만 난 녀석들에게 그 비밀을 말해주지 않았어
녀석들은 조금 더 자라서는 그 굴속으로 들어가 볼 거라고 했어
너희들은 돌아오지 못할 거야
녀석들은 어느 날 정말로 돌아오지 않았어
난 그날 녀석들을 늦게까지 기다리다가 그냥 집에 오고 말았어
그날 밤엔 잠이 오질 않았어
다음날 아침 일찍 골짜기 가까이엘 갔어
녀석들을 내놓으라고 소릴 질러댈 참이었지
그런데 그 속에서 녀석들의 목소리가 들려왔어
녀석들은 돌아왔던 거야 그리곤 떠들어 댔지
그 굴 저편엔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거야
바로 그 곳이야 나는 알고있어 할머니가 말해줬거든
그 세상으로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거라구
하지만 난 녀석들에게 말해주지 않았어
녀석들은 조금 더 자라면 굴 저편의 세상에서 살겠다고 했어
녀석들은 어느 날 정말로 돌아오지 않았어
벌써 이태 동안이나 기다렸는데도
며칠 전엔 사람들이 나를 집에서 데리고 나왔어
할머니가 떠나셨다는 거야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거야
어저껜 녀석들이 돌아왔어
아빠 엄마도 돌아왔어
그리곤 내게 굴 저편의 세상으로 가자고 했어
할머닌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면서
할머닌 금방 돌아오실 거예요 할머닌 그 굴로 들어가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난 그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어
나는 내일 아침이면 그 굴을 지나서 저편의 세상으로 가야한대
아마도 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아 다시는.
하지만 난 이 비밀을 아무에게도 말해주지 않겠어
문밖엔 바람이 몹시 불고 있어.
김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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