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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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아주 높고 낯선 곳에서 하늘을 바라봅니다.
하늘은 말 그대로 하늘처럼 거기 놓여있었고
사정없이 마구 흘러가던 시간은 잠시동안 정지해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세상에 완벽하게 낯선 곳이 어디 한군데나 있을까.
그래도 스스로 용기내어 주위의 분위기를 최대한 낯설게 조성해 봅니다.
객관의 세계로 진입하기 위하여 스스로 낯설게 하기의 레벨을 조금
올려봅니다.
그리고 눈을 감아봅니다.
여태 살아온 날과 앞으로 살아갈 날을 조용히 들여다 봅니다.
현실만이 삶의 전부인 양 살아온 날들이 부끄러워집니다.
매사에 스스로에게 유리한 결정만을 내렸던 욕망의 순간들이 나를 흔들리게
합니다. 진정으로 해야할 일을 게으름으로 미루고 무의미한 일들에 집착하고
세상과 타협했던 부자유스러움이 발목을 강하게 잡아채고 있습니다.
내버려만 둔다면 나의 삶은 온통 부스럼 투성이의 보잘것 없는 형체,
그저 밖으로 내다 버려야할 덩어리 그 자체일 뿐입니다.
무언가 빛을 가리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감았던 눈을 떠봅니다. 아까는 볼 수 없었던 커다란 뭉게구름 하나가 바로 눈앞에 공중에 버티고 있습니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갑자기 커다란 사자 한마리를 마주 부딪친 것 같습니다.
하늘은 아무 생각없이 바라다 보면
그저 어제의 하늘로만 보일 뿐
하지만 진정으로 용기를 가지고 다가선다면
어느날 문득 우리도 하늘과 한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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