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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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이는 외로움이 주춤주춤 의연함을 가장하며 뚜벅뚜벅 코웃음으로 들어서고 있다.
자유롭고 즐겁다고 지껄여대는 사내의 입에는 게라도 물려있는 듯 게거품이 밀려나온다. 사내의 이기심이 밉지 않다. 시야를 통해 사내의 쓸쓸함이 들어남으로 인해 적의를 비롯한 모든 두려움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상처를 얽어맨 듯 사내의 양 미간 사이가 수술자국처럼 좁게 패여 길게 일자로 그어져 있다. 이맛살을 펴라고 해본다. 언젠가 스승이 내게 주신 말씀이기도 하다는 기억이 문득 스친다. 사내는 자기도 모르게 언젠가부터 일단 상대의 말에 부정부터 하고보는 투덜거림의 습관이 붙어버린 양, 주름이 그동안 자신의 몸 안에 붙어있었다고 주장하며, 거부라기보다 자기도 모르는 방어기전을 가동시켜가며 원래부터 터 잡아 생성되어온 오랜 것이므로 지울 수 없는 것이라고 단호하고도 냉정하며 쌀쌀맞은 언사로 치부하듯 앙탈을 부린다.
아니다. 그에게는 그런 주름이 없었다. 나는 그보다 환했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으며 지금의 그 일자 고속도로 같은 굵은 선은 사내의 의욕과 염원이었던 한편, 자신의 마음과 인생의 속도가 불일치한 불안감의 증표로 만들어진 부적응이란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사내는 자신도 모르게 양미간 사이를 좁혀가며 가시가 돋은 철망처럼 온몸을 칭칭 감아대고선, 누구든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까이 오면 찌를 태세를 취하거나 찔릴 각오를 하라고 경고장을 붙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물론 그는 자신의 상태를 전혀 감지하지 못한 채 상대가 자신의 룰을 마음대로 침범하다가 파울을 범하는 것이라고 우기고야 말 것이지만.
어쩐지 사내의 현재의 모습에서 지난 내 얼굴이 떠오름은 무슨 까닭인가.
자신이 상대를 즐겁게 하는 천혜의 남다른 능력을 타고 났다는 식의 주장은 시장바닥의 한 떠버리 장사치의 메아리처럼 트미하게 흩날리며 몇 번을 반복해도 들어와 박히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매력적인 요소가 외모와 주장하는 말에 설득력이 있어서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보다는 온몸에 배어있는 그라는 정체성이 주는 느낌과 숨길 수 없는 삶의 이력이 그대로 뿜어져 나오는 태도에 있다는 걸 그 자신은 감지하지 못하거나 일시적 착란 증세로 잠시 잊고 있는 듯하다.
처음에 그녀는 놀랐다. 최근 몇 년 사이 그가 완전히 맥이 떨어진 얼굴의 추레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도 예전과 똑같은 입모양으로 무언가를 주절대고 있지만, 그의 머리카락은 푸시시한 깃털처럼 속 알맹이가 움푹 패여 나간 채 가냘프게 흩날렸고 피부는 늘어져 까칠했으며, 눈동자는 휑하니 기가 빠져나간 채 형체만 예전의 모습을 메우고는 그저 세월 따라 다소 노쇠해 진양 위장하고 있었다. 속은 무언가 모를 이유로 시꺼멓다 못해 징글징글하게 진창을 헤맨 듯 질펀하게 가슴 한구석에 아무렇게나 구겨져 흐느적거리고, 다만 아기 눈썹보다 더 가늘어진 속눈썹만이 끔벅이며 사내의 원래 모습이 매우 여리고 착한 인상이었음을 그나마 가늘게 상기시켜 주었다.
다소 이기적이며 한량처럼 보이는 건달 끼로 인해 가장 가까운 사람을 아프게 했을 것 같은 느낌이 회색빛 커튼처럼 불투명한 그의 옆구리 한쪽에서 시린 멍울로 흔들거리고, 본의든 결연한 자신감으로 차 있든지 간에 까마득한 회계나 참회 대신 오히려 그대로를 연장하여 즐기기로 굳히기 한판 승부라도 건 듯 비장하게 보임직한 표정은 차라리 어린 악동을 연상케 하며 귀엽기까지 하다. 언젠가 사내의 줄타기는 어느 지점에선가 나달나달해진 끈에 맞서 정면 승부를 걸어야만 할 것처럼 보이며 위태로움으로 가볍게 팔랑거린다. 바람이 불고 비바람이 몰아치면, 아니 순간적인 누군가의 마음의 칼이 천둥번개와 같이 번득이는 어느 날엔가는 날벼락으로 일시에 고꾸라져 버리고 말 것 같은 긴장감을 한껏 내포한 채, 사내의 어깨 위를 서성거리는 회색의 그림자가 사내의 안면 근육의 넘치는 자신감과 홍조 띤 모습을 무색하게 꼬나보며 실눈으로 찢어져 배시시 쪼개고 있었다. 꽤나 우습다는 듯 조롱이 담긴 미소를 한껏 머금고서. 아, 그렇지만 사내의 입가는 연신 풍운아의 청춘의 푸른 갈망으로 재잘거리고 눈가는 지치지도 않는 호기심과 인간적이라고 하는 속세를 향한 탐험으로 여전히 반짝인다.
하늘의 별들도 암흑의 하늘 안에서 총총히 빛을 발하며 박혀있던가. 별빛조차 검은 융단으로 감싸 안은 듯 짙은 밤하늘과 사내의 어깨를 올라타고 있는 잿빛 그림자가 서로 닮았다고 해야 하는 걸까? 저 멀리 어두운 밤하늘 속에서부터 별은 반짝이며 빛을 뿜어내고 사내의 허연 이빨도 시커먼 여름밤의 꿈을 뿜어내며 별동별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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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ㅎㅎ 이상한 넘 맞지요?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데 웃기는 넘이라고.
그런데 지는 무지 잘났다네요. 예전같으면 펄쩍 뛰면서 미친넘 하고 발끈했을 텐데 이제는 성질도 안 나지 뭐예요. 그래, 귀엽다는 듯 측은지심이 먼저 발동하더라고요. 남자도 폐경기 증상이 있구나 하고요. ㅋㅋ
그대는 아직 아닌갑네.??? 우하하.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혹시 모른다고 해야 할까? 물론 사추기 없는 성실하면서도 재미나게 사는 사람인 거 잘 알겠지만. 그래서 우리 벗들이 좋지. 이케 마구 편하게 이야기 해도 이해를 해주니까.
변.경.연 잘 지키고 있어야 돼. 한눈 팔지 말고. ㅎㅎㅎ
그런데 지는 무지 잘났다네요. 예전같으면 펄쩍 뛰면서 미친넘 하고 발끈했을 텐데 이제는 성질도 안 나지 뭐예요. 그래, 귀엽다는 듯 측은지심이 먼저 발동하더라고요. 남자도 폐경기 증상이 있구나 하고요. ㅋㅋ
그대는 아직 아닌갑네.??? 우하하.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혹시 모른다고 해야 할까? 물론 사추기 없는 성실하면서도 재미나게 사는 사람인 거 잘 알겠지만. 그래서 우리 벗들이 좋지. 이케 마구 편하게 이야기 해도 이해를 해주니까.
변.경.연 잘 지키고 있어야 돼. 한눈 팔지 말고. ㅎㅎㅎ

못난 넘
써니 누나 미안해요. 나도 모르게 잠시 혼란에 빠져서 잠시 나답지 못한 행동을 한 것 같아요. 어쩌면 지금처럼 못난 이 모습이 나다운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누나 나 때문에 많이 화나고 엄청 실망했죠? 많이 미안해요. 좋은 후배, 동생이 되어도 부족할 판에 이런 못난 모습을 보여주다뇨. 흑흑..
나는 여전히 세상을 두려워하고 있나봐요. 그래서 세상을 피해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지내던가, 혼자 한 구석에 웅크리고 지내나봐요. 이렇게 살아가니 삶이 한 쪽으로 치우쳐 자주 균형을 잃나봐요. 그러다 곧잘 사고를 치나봐요. 벌써 이곳에서 실수를 한 게 이번이 몇 번 째인지 셀 수도 없네요. 그리고 어리석게도 실수를 하고도 배우지 못하니 더 답답하네요.
이번에도 내 문제에만 골똘히 빠져 지내다가 순간 혹해서 말이 너무 앞서고 말았어요. 상황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내가 보고 싶은대로만 함부로 보고 해석하고 말이죠. 그리고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지 못해서 그런지 사람들의 마음도 잘 헤아리지 못한 것 같았어요. 못된 습관은 고쳐야 하는데 왜 그게 잘 안 되는 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이번처럼 누나가 따끔하게 혼을 내 주니까 정신이 번쩍드네요.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지도 더 잘 알게 됐고요. 나는 많이 게을러서 꾸지람을 듣고 혼이 나야 정신을 차리나봐요.
이 댓글도 진작에 달았어야 했는데 한동안 회피하는 바람에 이렇게 됐네요. 앞으로는 사고를 덜 치던가, 큰 사고는 되도록 치지 않게 많이 노력할게요!! 이번에 진짜 제가 독선이 심하고 오만과 선입견에 빠져 있다는 걸 뼈저리게 깨닫게 됐어요. 세상을 두려워하고 이제서야 세상에 발을 내딛기 시작한 저는 선무당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표현은 이런 저를 두고 하나봐요. 앞으로 많이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써니 누나 내가 여러모로 많이 고마워한다는 거 잘 알죠?? 써니 누나 사랑해요~!! ^^
나는 여전히 세상을 두려워하고 있나봐요. 그래서 세상을 피해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지내던가, 혼자 한 구석에 웅크리고 지내나봐요. 이렇게 살아가니 삶이 한 쪽으로 치우쳐 자주 균형을 잃나봐요. 그러다 곧잘 사고를 치나봐요. 벌써 이곳에서 실수를 한 게 이번이 몇 번 째인지 셀 수도 없네요. 그리고 어리석게도 실수를 하고도 배우지 못하니 더 답답하네요.
이번에도 내 문제에만 골똘히 빠져 지내다가 순간 혹해서 말이 너무 앞서고 말았어요. 상황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내가 보고 싶은대로만 함부로 보고 해석하고 말이죠. 그리고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지 못해서 그런지 사람들의 마음도 잘 헤아리지 못한 것 같았어요. 못된 습관은 고쳐야 하는데 왜 그게 잘 안 되는 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이번처럼 누나가 따끔하게 혼을 내 주니까 정신이 번쩍드네요.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지도 더 잘 알게 됐고요. 나는 많이 게을러서 꾸지람을 듣고 혼이 나야 정신을 차리나봐요.
이 댓글도 진작에 달았어야 했는데 한동안 회피하는 바람에 이렇게 됐네요. 앞으로는 사고를 덜 치던가, 큰 사고는 되도록 치지 않게 많이 노력할게요!! 이번에 진짜 제가 독선이 심하고 오만과 선입견에 빠져 있다는 걸 뼈저리게 깨닫게 됐어요. 세상을 두려워하고 이제서야 세상에 발을 내딛기 시작한 저는 선무당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표현은 이런 저를 두고 하나봐요. 앞으로 많이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써니 누나 내가 여러모로 많이 고마워한다는 거 잘 알죠?? 써니 누나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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